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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주] 벨링햄(Bellingham)

여행을 떠나다 - 미국

by 보리올 2014. 4. 2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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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품목에 대한 시장 조사를 하기 위해 아들과 둘이서 당일로 벨링햄을 다녀왔다. 여행이라 하기엔 좀 어색하지만 그래도 아들과 둘이 떠난 길이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벨링햄은 밴쿠버에서 시애틀(Seattle)로 가다가 국경을 건너 가장 먼저 만나는 도시다. 시애틀까지는 벨링햄에서 90 마일을 더 달려야 한다. 인구는 82,000명으로 대도시에 속하진 않지만 꽤 큰 도시다. 동쪽으로는 베이커 산(Mt. Baker), 그리고 서쪽으론 태평양에 속하는 벨링햄 베이(Bellingham Bay)가 자리잡고 있어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고장이라 할만했다.

 

벨링햄은 캐나다와 미국 국경에 가깝다 보니 국경도시로서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국경 근처에 사는 캐나다 사람들이 미국으로 건너와 주유를 하거나 생필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이야기다. 특히 캐나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에는 벨링햄 쇼핑몰을 헤집고 다니는 사람들 대부분이 캐나다에서 건너온 사람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진 않을 것이다. 벨링햄 지역 경제에 캐나다 사람들의 지갑이 큰 기여를 하는 것 같았다. 나도 벨링햄을 처음 간 것은 아니었다. 몇 번인가 들른 적이 있었지만 너무 가까운 곳이라 여행을 왔다는 생각이 없어 사진조차 찍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일부러 카메라를 챙겨 갔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는 다운타운은 그다지 볼 것이 없었다. 도심에 있는 가게나 부티크, 갤러리 등은 나름 고풍스런 느낌을 주었지만 그리 특별나지는 않았다. 벨링햄 사람들이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웬만한 도시라면 이 정도의 고풍스러움은 갖추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도시의 역사는 깊은 편이다. 영국 해군의 조지 밴쿠버(George Vancouver) 선장이 1792년 이 지역을 탐사하면서 윌리엄 벨링햄 경(Sir William Bellingham)의 이름을 따서 도시 이름을 명명했다고 하니 이 정도면 미국에선 결코 짧은 역사는 아니지 싶다.

 

 

 

 

 

챔피언 스트리트에 있는 마운트 베이커리 카페(Mount Bakery Cafe)를 찾아갔다. 베이커 산을 좋아하는 나에겐 너무나 친근한 상호라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그리 바쁜 일도 없기에 커피 한 잔 앞에 놓고 아들과 이야기나 할까 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았다. 빵이 맛있다고 소문난 곳이라 이름값을 하는 듯 했다. 각종 여행 안내책자에 꽤나 많이 소개가 된 곳이었다. 하지만 손님들 대부분은 외지인이라기보다는 브런치를 즐기러 나온 로컬 사람들 같았다. 대기석에 앉아 자리나기를 기다리다가 우리가 지레 지쳐 커피와 마리온베리 스콘(Marionberry Scone)을 사들곤 차에서 분위기없이 먹을 수밖에 없었다.

 

 

 

 

 

아들이 소개해주겠다는 식당이 있어 점심은 파스타를 먹으러 갔다. 녀석은 언제 이곳을 다녀갔는지 벨링햄 지리나 맛집도 훤히 꿰차고 있었다. 다나스 카페 이탈리아노(D’Anna’s Café Italiano)라 불리는 이곳은 벨링햄에선 꽤 유명한 파스타 식당이란다. 식당 주인인 다나 패밀리는 원래 시애틀에서 파스타 면을 만들어 식당에 공급하다가 1990년대 초 벨링햄에 파스타 식당을 차리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엔 35개 좌석만 가지고 하다가 소문이 나면서 손님이 몰리자, 지금은 확장 공사를 거쳐 99석을 가진 식당이 되었다. 난 간단한 알리오 올리오(Aglio e Olio)를 시켰다. 올리브 오일에 마늘과 호두를 가미한 소스와 스파게티 면을 요리해서 나온 파스타의 맛이 깔끔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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