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이 지나 다시 북한산 둘레길에 섰다. 지난 해 마치지 못 한 구간을 마저 끝내기 위해서다. 캐나다로 돌아가기 전에 꼭 가보고 싶었지만 솔직히 아침에는 갈까 말까 잠시 망설였다. 전날 지리산 다녀온 피로도 좀 있었고 일기예보에선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해 야외활동을 삼가라는 당부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밖을 내다 보니 하늘이 너무 쾌청해 일단 등산화부터 챙겼다. 지난 해 15구간을 마치고 전철을 탔던 회룡역으로 이동했다. 예상 외로 시간이 많이 걸려 오전 11시가 다 되어서야 회룡역에 도착했고, 거기서 20여 분을 걸어 보루길 들머리에 닿았다. 1년의 시차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둘레길은 변한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16구간인 보루길은 제법 오르내림이 심했다. 처음부터 등에 땀이 났다. 긴팔옷을 벗고 반팔옷으로 산행을 했다. 철쭉이 아직도 남아 초록으로 물드는 산색에 변화를 주고 있었다. 보루 전망대에 올랐더니 바로 아래로 의정부가 보였고, 그 오른쪽으론 수락산이 펼쳐져 있었다. 고구려 유적이라는 보루터에 올랐지만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17구간 다락원길은 전체 길이의 절반 이상이 사람 사는 마을의 대로와 골목을 지났다. 개울을 따라 길을 만들어도 좋았을 탠데 굳이 식당이 많은 대로를 따라 걷게 하는 데는 무슨 속셈이 있지 않나 싶었다. 차들이 씽씽 달리는 고속도로 아래를 지나는 등 산길 같은 느낌이 없어 마음이 그리 유쾌하진 않았다.

 

18구간 도봉옛길에선 다시 숲길을 걸었다. 가끔 하늘이 트이며 도봉산 능선이 보이곤 했다. 가장 조망이 좋았던 곳은 당연 쌍둥이 전망대였다. 철제 타워의 나선형 계단을 올랐더니 시야가 탁 트였다. 도봉산 선인봉과 북한산 백운대, 수락산과 불암산도 한 눈에 들어왔다. 이 구간에 큰 절들이 몇 개 있었는데 너무 사치스런 느낌이 들어 바로 나와 버렸다. 19구간인 방학동길의 소나무 숲길은 제 1구간과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 20구간 왕실묘역길엔 세종의 딸인 정의공주와 조선조의 10대 임금이었던 연산군의 묘가 있었다. 정의공주 묘는 문이 닫혀 있어 멀리서 보기만 했고 연산군 묘는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좀더 걸어 우의동 입구로 돌아왔다. 14.2km의 거리를 5시간이 넘게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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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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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현대해상 좋은 블로그, Hi 2016.04.25 16: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건강해지는 포스팅이네요^^ 좋은느낌 잘 받고 갑니다.
    http://blog.hi.co.kr/1445
    저는 이곳저곳 걷기 좋은 곳을 찾아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