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겁결에 베트남 하노이(Ha Noi)에 오게 되었다. 인구 620만의 베트남 수도 하노이는 7세기부터 베트남의 중심도시였다. 역사가 깊은 만큼 유적이 많을테지만 어디를 구경하겠단 구체적인 사전 계획은 없었다. 현지에 도착해 필요할 때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하거나 아니면 현지인의 조언을 들어 문제를 풀면 된다는 식이었다. 그저 하노이에 있는 호텔만 23일 예약해 놓았을 뿐이다.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는데, 후덥지근한 열기가 가장 먼저 날 반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날씨를 만난 것이다. 입국신고서도 쓰지 않고 인터뷰 한 마디 없이 입국심사를 마쳤다. 선진국보다 더 간단했다. 공항에서 200불을 환전했더니 450만동을 준다. 단위가 너무 커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밖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빗길을 헤쳐 호텔에 닿았다. 도심에 위치한 호텔은 별 세 개 짜리임에도 방이 깨끗해 마음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에도 여전히 부슬비가 내렸다. 옷이 젖을 정도는 아니라 우산도 없이 호텔을 나섰다. 호치민 묘소로 향해 걸었다. 도중에 레닌 공원을 만났다. 레닌 동상이 한 가운데 번듯하게 세워져 있었다. 러시아에서도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레닌이 여기선 대우를 받는 듯했다. 비가 오는데도 공원에서 세 쌍의 남녀가 춤을 추고 있었다. 칙칙한 분위기를 깨는 듯했다. 1945년 호치민이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바딘(Ba Dinh) 공원에는 높이 21.6m3층 대리석 건물인 호치민 묘소가 우뚝 서있었다. 1975년에 건축된 이 묘소엔 호치민 시신이 밀랍으로 보존되고 있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문을 열지 않았다. 그 옆에 있는 주석궁으로 들어가는 입장권을 사기 위한 줄이 엄청 길었다. 네댓 명씩 열을 지어 앞으로 이동하는데 그 길이가 200m도 넘었다. 보안 검색을 받고 안으로 들어섰다.

 

화려한 프랑스식 건물인 주석궁 또한 아무나 들어갈 수가 없었다. 우리가 돌아본 곳은 과거 호치민이 사용했던 호치민 관저였다. 1954년부터 1969년까지 호치민이 여기에 묵으며 주석으로서 업무를 보았다고 한다. 일반 국민들의 생활과는 너무 동떨어진 주석궁은 너무 호사스럽단 이유로 호치민 주석은 사용을 멀리했다고 한다. 베트남 국부이자 민족 영웅으로 숭상을 받는 이유를 알 만했다. 호치민 관저에는 호 주석이 사용했던 차량 세 대, 나산(Nha San)에 있는 관저와 침실, 인공호수와 호숫가에 자라는 부다 나무 뿌리, 그 안에 있는 일주사와 호치민 박물관까지 차례로 둘러보았다. 호 주석에 대한 자료가 무척 많았지만 특별히 내 눈길을 끄는 것은 별로 없었다.



한 가운데 레닌 동상이 세워져 있는 레닌 공원


호치민 묘소는 하노이를 대표하는 유명 관광지였다

호 주석 시신이 안치되어 있다고 해서 갔지만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을 따라 호치민 관저로 들어섰다.


과거 프랑스 총독 관저였던 주석궁은 프랑스식 건물로 주로 외국사절 접대하는 목적으로만 사용했다고 한다.



주석궁 옆에 있는 호치민 관저를 둘러보았다.


외국에서 선물을 받아 호치민 주석이 탔다는 자동차 세 대가 전시되어 있었다.



호치민 관저 옆에는 조그만 인공 호수가 있어 분위기를 돋운다.


호 주석이 거처로 사용했다는 관저 안을 들여다보았다.



기둥이 하나라고 해서 일주사로 불리는 못꼿 사원







호치민 박물관에는 호 주석의 생애와 활동에 대한 자료들을 모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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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하v 2018.07.30 07: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노이하니까 쌀국수가 생각나네요ㅎ 현지맛은 어떨지...

  2. 기역산 2018.07.30 12: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노이 한번 가보싶은 곳인데
    아직 못가 봤네요
    덕 분에 구경 잘 하고 갑니다.

    • 보리올 2018.07.30 1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베트남도 중국 영향을 많이 받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경제 상황이 좀 뒤지는 것 외에는요. 그래도 무척 활기차 보였습니다.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니 언제 한번 다녀오시지요.

  3. justin 2018.07.31 10: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베트남은 나라가 위아래로 길어서 하노이와 호치민의 문화권도 상당히 틀릴 거 같아요~ 쌀국수 맛도 다를 것 같아요~! 제가 가고 싶은 동남아 나라 1위입니다!

    • 보리올 2018.07.31 1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전엔 남북으로 갈라져 있다가 통일이 되었으니 뭔가 차이가 있겠지. 시간이 부족해서 호치민 시티가 있는 남쪽 지역은 갈 수가 없었다.




킹스 캐니언 림 워크의 중간지점에서 바위를 내려서면 에덴의 동산(Garden of Eden)이라 불리는 물웅덩이에 닿는다. 그 주변으로 나무가 자라 붉은 바위 색조 속에 녹색이 자리잡았다. 온통 바위만 있는 지역이라 물이 있을 것 같지 않았는데도 물이 고여 있었다. 오래 전부터 원주민들은 비가 내리지 않는 가문 시기에는 물을 찾아 이곳으로 와서 지냈다고 한다. 반대편 절벽으로 올랐다. 돔 형태의 사암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 오랜 풍상에 침식이 되어 무수히 결을 만들어 놓았다. 협곡 건너편으로 건너가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어두워서 보지 못 한 표지판에 나왔다. 이곳은 더운 날씨엔 출입을 통제하는 것 같았다. 기온이 섭씨 36도를 넘는 날은 일사병이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오전 11시 이전에 하이킹을 마치라고 적혀 있었다. 이제 킹스 캐니언을 출발해 앨리스 스프링스로 돌아간다. 낙타 농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앨리스 스프링스로 돌아왔다. 앨리스 스프링스 초입에 있는 표지석에서 단체사진을 찍는 것으로 23일의 호주 아웃백 투어를 마무리했다.





협곡 아래로 내려서 물웅덩이와 수풀이 있는 에덴의 동산에 도착했다.






협곡 건너편으로 올라서 붉은 사암의 다양한 모습을 감상했다.



킹스 캐니언 림 워크를 걸어 주자창으로 내려서고 있다.




칼로 두부를 자른 듯 바위의 벽면이 매끈하게 잘라져 있었다.




하산길에 마주친 돔 형태의 사암


트레일 입구에 와타카 국립공원을 설명하는 표지판이 서있다.


투어에 참여한 일행들과 앨리스 스프링스 초입에 세워진 표지석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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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7.26 10: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향을 잃고 킹스캐니언에서 길을 헤맸으면 너무 더워서 물을 찾을텐데, 저런 지형에 과연 물이 있을까 의구심이 들거 같은데 정말 오아시스같이 물이 저렇게 고여있는 곳이 있네요~!




새벽에 빗방울이 떨어져 스웨그를 들고 막사로 피신을 했다. 다시 잠을 청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나야만 했다. 새벽 430분에 기상해 아침을 먹고 가이드를 따라 와타카 국립공원(Watarrka National Park)에 있는 킹스 캐니언으로 향했다. 가이드 뒤를 좇아 어두컴컴한 트레일로 들어섰다. 킹스 캐니언 림 워크(King Canyon Rim Walk)라고 부르는 6km 거리에 약 3시간이 걸리는 코스였다. 처음부터 제법 경사가 있는 오르막이 나왔다. 곧 숨이 차고 다리가 팽팽해졌다. 점점 고도를 높이더니 어느 덧 협곡 위로 올라섰다. 가이드가 절벽에서 최소 2m는 떨어지라고 경고를 준다. 공원의 규정이 엄한 것인지 가이드의 잔소리가 심했다. 해가 돋으면서 사위가 밝아졌고, 눈으로 들어오는 협곡과 바위 절벽에 대한 인상은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았다. 킹스 캐니언 림 워크는 절벽을 따라 협곡의 가장자리를 걷는 길이라 협곡 건너편으로 펼쳐진 돔 또는 타워 형태의 사암 덩어리와 칼로 자른 듯 매끈한 절벽을 볼 수 있었다. 크로스베딩 형태의 사암은 과거 이곳이 샌드듄(Sand Dune)였던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어둠을 헤치고 오르막을 걷는데 동녘 하늘이 밝아 오기 시작했다.





아직 해가 떠오르진 않았지만 다양한 모습으로 침식된 붉은 사암이 눈에 들어왔다.






협곡 위의 절벽 가장자리를 따라 걸으며 협곡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협곡 건너편으로 펼쳐진 자연 경관







사암이 풍화된 모습이 다양하게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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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7.24 1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암석지대라 식물이 살아가기 힘들텐데 저렇게 군데군데 자생하는 나무들을 보면 자연의 생명력에 감탄할 뿐입니다! 역시 자연은 그냥 내버려둬야하는 것 같습니다

    • 보리올 2018.07.24 1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당연한 말씀! 저런 척박한 환경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나무들 덕분에 우리 인류가 살고 있는 것 아니겠냐? 식물이 만들어내는 산소가 없었다면 아마 인류도 없었을 게다.




에어즈락 캠핑장에서 점심을 먹고 킹스 캐니언(Kings Canyon)으로 향했다. 차창으로 잠시 울룰루가 보이더니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작별 인사도 제대로 못 하고 경황없이 헤어져 버린 셈이다. 도로 옆으론 광활한 목장이 펼쳐졌다. 자그마치 1억 에이커나 되는 목장이라 하는데, 솔직히 이 정도면 얼마나 큰 것인지 도통 감이 오지 않았다. 얼마 더 가면 이보다 더 큰 목장도 있다고 했다. 헬기로 방목 중인 소떼를 관리한다고 하니 우리와는 스케일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중간에 버스를 잠시 세우고 언덕 위로 올랐다. 오래 전에 바다였던 지역이 호수로 변했다가 이제는 거의 말라붙은 현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반대편에는 전날 본 적이 있던 마운트 코너(Mt. Conner)가 눈에 띄었다. 개인이 소유한 목장 안에 자리잡고 있어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한단다.

 

킹스 캐니언을 30여 분 남겨 놓고 길 옆에 차를 세우더니 가이드가 캠프파이어에 쓸 나무를 구해오라고 했다. 최소한 자기 팔목보다 굵은 나무를 구해오라는 단서도 붙였다. 나무로 캠프파이어를 만들고 그 주위에서 잠을 청하는 부시 캠핑을 하기 위해서다. 전원이 숲으로 들어가 고목이나 땅에 떨어진 나뭇가지를 주워 차에 실었다. 킹스 크릭 스테이션(Kings Creek Station)에 도착했다. 가이드는 불부터 피우기 시작한다. 우리는 석양이 지기 시작한 하늘을 바라보며 나무가 숯으로 변하길 기다렸다. 가이드가 그걸 이용해 요리를 만들 예정이기 때문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무엇을 만드나 궁금했는데, 파스타에 감자 조림, 그리고 빵이 곁들여 나왔다. 반죽을 해온 빵도 숯불에 직접 구웠다. 가이드의 정성에 비해 음식 맛은 그저 그랬다. 스웨그 캠핑을 준비하고 9시경에 취침에 들어갔다.







모래 언덕 위로 올라 바다가 호수로 변했다는 지역을 내려다보았다. 그 반대편으론 마운트 코너가 시야에 들어왔다.



다들 버스에서 내려 숲 속에서 캠프파이어로 쓸 나무를 구해야 했다.



킹스 캐니언에 있는 킹스 크릭 스테이션에 도착했다. 캠핑장 입구에 있는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불이 넘었다.




캠핑장에서 캠핑을 준비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구름이 가득했던 하늘에 석양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가이드가 숯불을 사용해 만든 음식. 낭만은 많았지만 맛은 좀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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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7.19 21: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굉장히 재밌네요~ 캠프파이어 할 나무를 직접 가지고오라고 하는 것이! 그나저나 가이드가 열심히 저녁을 준비한 거 같은데 맛이 그럭저럭이었다니 안타깝네요~ :)

    • 보리올 2018.07.20 21: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나무가 흔한 곳이 아닌지라 장작을 살 수가 없어서 그럴 게다. 그래도 숲 속엔 부러진 나뭇가지나 잡목이 좀 있더라. 가이드 혼자 줍기는 힘들겠지.



울룰루와 더불어 국립공원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을 이루고 있는 카타 튜타 국립공원(Kata Tjuta National Park)을 찾았다. ‘많은 머리라는 의미의 카타 튜타는 울룰루에서 서쪽으로 40km 지점에 위치해 있었다. 울룰루는 동일한 성질의 사암이 한 덩이로 뭉쳐 있고, 카타 튜타는 낱개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고 보면 된다. 5억 년 전에 형성된 붉은 사암 덩어리 36개가 군락을 이룬 이 지역 또한 아난구 원주민들에겐 신성한 성지로 여겨졌다. 가이드와 함께 바람의 계곡(Valley of the Winds)으로 불리는 트레일을 한 바퀴 돌았다. 이 트레일은 기온이 36도를 넘으면 폐쇄한다고 적혀 있었다. 일사병을 대비한 조치 같았다. 전체 길이가 7.4km로 세 시간이 넘게 걸렸다. 몇 차례 전원이 모여 가이드 설명을 듣느라 실제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이다. 여긴 사진 찍지 말라는 이야기가 없었다. 일행들 뒤를 따르며 늦장을 부리다가 후미를 따라잡곤 했다.

 

일몰을 볼 수 있다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트레일로 들어섰다. 바로 붉은 사암 덩어리가 눈 앞에 펼쳐졌다. 울룰루에 비해 바위의 규모는 작았지만 겹겹이 펼쳐진 바위들이 아름답게 다가왔다. 얼마 뒤에 첫번째 전망대인 카루 전망대(Karu Lookout)에 닿았다. 눈 앞에 보이는 커다란 봉우리를 왼쪽으로 돌아 두번째 전망대, 카링가나 전망대(Karingana Lookout)에 올랐다. 앞으론 여기저기 흩어진 바위들이 눈에 들어왔고 뒤로는 큰 바위 절벽이 시야를 가렸다. 계속해서 비슷한 풍경이 펼쳐지니 커다란 감흥은 없었다. 큰 바위 하나를 돌아 다시 카루 전망대로 돌아왔다. 이 황량한 땅에도 다양한 식생이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게 신기했다. 사암의 붉은 색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아래엔 녹음이 우거진 수풀이 있어 색채의 대비를 이뤘다.


울룰루에서 카타 튜타로 이동하면서 차창을 통해 카타 튜타를 처음 만났다.


주차장에 내려 트레일로 들어서기 전에 안내판부터 확인을 했다.






첫번째 전망대에 가면서 시야에 들어온 사암 봉우리들


트레일에 세워진 이정표






카루 전망대에서 카링가나 전망대로 가는 도중에 다양한 바위 덩어리가 눈에 들어왔다.




카링가나 전망대에서 바라본 앞뒤 풍경




카루 전망대로 되돌아온 후에 트레일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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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7.17 1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룰루와는 색다른 매력이 있네요~ 저는 네, 다섯번째 사진보고 사암으로 이루어진 지상으로 떠오른 잠수함을 보는 듯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