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 브리지를 걷고 난 후에 페리를 이용해 만리(manly)를 다녀오려 했는데 하늘이 그리 맑지 않았다. 굳이 다리 위를 걷고 배를 타는 이유는 좀 멀리 떨어진 위치에서 오페라 하우스를 보기 위함이다. 하버 브리지로 가는 길에 브리지 클라임(Bridge Climb)을 취급하는 사무실에 잠깐 들렀다. 이 액티비티를 하겠다는 마음보다는 얼마나 비싸게 받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꽤 비싼 금액을 내고도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이 의외로 많았다. 마케팅을 잘 한다는 의미인가? 난 하버 브리지로 걸어 올라갔다. 시드니 도심에서 북쪽 해변을 연결하는 이 다리는 8차선에 이를 정도로 꽤 넓었다. 가운데 차도엔 차들이 씽씽 달리고 동쪽 가장자리엔 인도가 자리잡고 있었다. 인도 양쪽에는 철망이 쳐져 있었고 다리 위엔 안전요원들이 순찰을 돌며 사람들을 날카롭게 쳐다보고 있었다. 테러를 방지하겠단 것인지, 아니면 자살을 막겠단 것인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총 길이가 1,149m에 이르는 아치교, 하버 브리지를 건넌 후에 다시 원위치로 돌아왔다. 다리 위를 오고 가면서 오페라 하우스를 멀리서 볼 수 있었다. 하늘 일부에 푸른 빛이 약간이나마 보여 다행이었다. 서큘러 키(Circular Quay)로 내려서 페리 터미널로 갔다. 시드니 항 주변으로 가는 몇 개의 노선이 있었다. 난 가장 멀리 가는 만리(Manly) 행 페리에 올랐다. 이 페리는 대중교통에 속하기 때문에 오팔 패스로 쉽게 탈 수 있었다. 구름이 많이 낀 바다는 좀 칙칙했고 풍경도 그리 생생하지 않았다. 밖에 앉아 있다가 날씨가 쌀쌀해 실내로 들어왔다. 만리에선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없어 만리 선착장 주변을 거닐다 바로 시드니로 돌아왔다. 내 목적은 바다에서 오페라 하우스를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본다고 오페라 하우스가 더 멋져 보이지도 않았다.



브리지 클라임 사무실에 잠시 들렀다가 하버 브리지 남쪽의 케이힐 워크웨이(Cahill Walkway)에서 다리로 올랐다.



하버 브리지 가운데론 자동차와 기차가 다니고 양 옆으론 자전거길과 인도가  마련되어 있다.





하버 브리지에서 내려다본 오페라 하우스의 정경




시드니 항과 만리를 오가는 페리를 타고 만리 선착장에 도착했다.




만리 행 페리에서 바라본 시드니 풍경




역시 페리에서 바라본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리지



저녁이 되어 숙소로 돌아오다가 타이 식당에서 팟타이로 간단하게 저녁을 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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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파트담보 2018.03.20 08: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연경관이 너무나 수려하다고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 가기가 조금 무섭다능.. ^^;

  2. justin 2018.04.09 17: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드니에도 대형 페리가 많이 왔다갔다 하나봐요~ 예전에 독일에서 살때 함부르크에 정박해 있던 페리가 생각납니다!

    • 보리올 2018.04.10 05: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느 걸 보고 페리라 하는지 잘 모르겠다만 저 큰 배는 페리가 아니고 대양을 누비는 크루즈쉽이다. 수 천 명이 타고 수 십일을 바다에 떠있을 수 있지. 옛날 독일에서 봤던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가는 배는 승객들이 하룻밤만 자기 때문에 나이트 페리라 부른다. 연안을 한두 시간씩 움직이는 것은 그냥 페리라 하고.




환전을 하려고 갔던 시청사 부근과 빅토리아 여왕 동상이 세워져 있는 광장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호주 제 1의 도시답게 현지인에 관광객까지 가세해 움직임이 부산했다. 다시 달링 하버(Darling Harbour)로 내려섰다. 피어몬트 브리지(Pyrmont Bridge) 위에서 바라보는 달링 하버의 풍경도 괜찮았고, 국립해양박물관이 있는 선착장에서 달링 하버 뒤로 늘어선 마천루를 감상하는 것도 좋았다. 해양박물관이나 시드니 수족관은 솔직히 입장료가 너무 비싸 들어가지 않았다. 약간의 호기심 때문에 이 나라에 많은 돈을 보태 주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 동안 세상을 떠돌며 해양박물관이나 수족관을 많이 본 덕분에 호기심도 크진 않았다. 영국에서 건조한 오베론(Oberon)급 중고 잠수함을 호주 해군이 구입해 몇 년간 운용하다가 퇴역시켜 해양박물관에 전시하고 있었는데, 그 안에 들어가지 못 한 것은 좀 유감이긴 했다.

 

달링 하버에서 하버 브리지(Harbour Bridge)까지 바닷가를 따라 걷는 것은 꽤 시간이 걸렸다. 지도상으론 그리 멀어 보이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하버 브리지 아래에 섰더니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와 비를 뿌리기 시작한다. 강한 바람을 동반해 비를 피할 곳을 찾아야 했다. 비가 오는데도 하버 브리지의 아치형 난간을 오르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것은 브리지 클라임(Bridge Climb)이라 부르는 시드니의 유명 액티비티다. 온라인이나 창구에서 신청하면 가이드와 함께 다리 상부 아치까지 올라갈 수가 있다. 소요시간은 3시간 30분에 300불의 비용이 든다. 조금 싼 프로그램도 있긴 하다. 다리에서도 서큘러 키(Circular Quay)와 시드니 마천루, 오페라하우스가 한 눈에 들어오는데, 상부 아치에 오르면 훨씬 더 뛰어난 풍경을 볼 수 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담력 테스트라면 혹 모를까, 난 이런 어설픈 액티비티에 돈을 쓰고 싶지가 않았다.



시드니 시청사가 있는 도심엔 꽤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다시 달링 하버로 내려섰다.



사람만 통행이 가능한 피어몬트 브리지가 바다 위를 지난다.



국립해양박물관과 그 안에 전시된 오베론급 잠수함






달링 하버의 다양한 모습. 선착장 뒤로 늘어선 마천루가 멋진 풍경을 선사했다.



하버 브리지로 가면서 눈에 띈 특이한 모습의 건물과 항해 준비로 부산한 범선




오페라하우스와 더불어 시드니 명물로 손꼽히는 하버 브리지를 밑에서 올려다보았다.

열을 지어 상부 아치로 오르는 사람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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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4.02 18: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같아도 300불 주고 저런 활동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시드니 풍경이 밴쿠버랑 많이 흡사한 것 같아요~ 뿌리가 같아서 그런거겠죠?

    • 보리올 2018.04.03 01: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비슷한가? 난 그런 생각 별로 안 들던데. 저 브리지 클라임은 완전 봉이 김선달 같아. 300불을 내고 저기 올라 인생컷을 찍겠다는 사람들이 많으니 어쩌냐. 호주 김선달 배만 불리겠지.




퀸스타운에서 하루의 여유가 더 생겼다. 퀸스타운은 와카티푸 호수(Lake Wakatipu)를 따라 형성된 도심을 돌아보면 볼거리는 대충 끝난다. 시간이 남는 사람은 퀸스타운이 자랑하는 각종 액티비티를 즐기면 좋다. 번지점프를 비롯해 제트보트, 카약, 크루즈 등 다양한 워터스포츠가 준비되어 있다. 난 돈 들어가는 액티비티보다는 도심을 다시 한 번 둘러보고 난이도 중급의 산행을 하나 하기로 했다. 숙소를 나와 발길 닿는 대로 도심을 헤집고 다녔다. 종착역은 늘 와카티푸 호수였다. 많은 사람들이 호숫가에 앉아 수다를 떨거나 호수를 바라보며 멍때리기를 하고 있었다. 참으로 평화로운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겨 다시 워터프론트로 나왔다. 숙소를 힐튼 호텔로 옮기기 위해서다. 5성급 호텔인 퀸스타운 힐튼은 공항에서 가까웠다. 카와라우 강(Kawarau River)이 와카티푸 호수를 만나는 지점에 있어 육로로 이동하는 것보다 워터프론트에서 호텔까지 가는 워터택시가 더 편했다. 1인당 10불씩 받는 요금도 시내버스나 택시보다 훨씬 쌌다.


퀸스타운 배후에 자리잡은 산악 지역에 뭉게구름이 걸려있다.



퀸스타운 다운타운






시민들뿐만 아니라 관광객으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와카티푸 호숫가 풍경



워터택시를 타고 주변 풍경을 즐기며 힐튼 호텔로 이동했다.







호텔 주변으로 산책에 나섰다. 소소한 풍경이 눈에 들어와 마음이 절로 차분해지는 것 같았다.




힐튼 호텔의 내외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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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프라우지니 2018.02.25 08: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으시는 분이시라는 느낌이 팍팍 드는 풍경들이 많이 있네요.^^

    • 보리올 2018.02.26 02: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다큐멘터리 사진찍기를 좋아합니다. 여행 사진은 기록을 위해 열심히 찍고 있고요. 관심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2. justin 2018.03.19 16: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만 봐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저도 워터택시타고 호숫가 풍경을 즐기면서 힐튼가서 쉬고 싶습니다!



겨울철에 재스퍼(Jasper)에서 즐길 수 있는 아웃도어로는 무엇이 좋을까? 스키나 스노보드를 좋아하면 마멋 베이슨(Marmot Basin) 스키장을 이용하면 되고, 스노슈잉은 아무 호수나 산길을 찾아가면 된다. 개썰매나 헬리콥터를 이용한 헬리 스키, 헬리 스노슈잉과 같은 액티비티는 국립공원 경내에선 허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국립공원 밖에 있는 영업장으로 찾아가야 한다. 우리는 그런 액티비티보다는 말린 캐니언(Maligne Canyon), 즉 말린 협곡을 찾아 아이스 워크(Ice Walk)를 즐기기로 했다. 보통 말린 협곡을 찾으면 위에서 협곡 아래를 내려다보지만 겨울이 되면 얼음으로 변한 협곡을 걸어 들어갈 수가 있다. 협곡의 깊이가 무려 50m나 되는 곳도 있다. 캐나다 로키에서 아이스 워크를 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지만, 협곡의 깊이나 길이, 그리고 아름다움으로 치면 말린 협곡을 따라올만한 곳이 없다.

 

아이스 워크는 대개 현지 대행사에 신청해 가이드를 대동하지만 난 여러 번 다녀온 적이 있어 우리끼리 협곡 안으로 들어섰다. 아이젠을 따로 준비하지 않아 스틱으로 중심을 잡으며 조심스레 얼음 위를 걸어야 했다. 오랜 세월 격류가 깍고 또 깍은 협곡 안은 위에서 보던 모습과는 엄청난 차이가 났다. 온통 얼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엄동설한에도 땅에서 물이 솟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이 지역에 널리 분포된 카르스트 지형의 지하 동굴을 관통해 나오는 물이라 얼지 않는 것이다. 따뜻한 공기가 나오는 동굴도 있는데, 공깃속 습기가 천장에 달아붙었다가 녹으면서 땅에서 위로 자라는 고드름을 만드는 것도 신기했다. 협곡을 오르내리며 자연계가 만든 오묘한 작품 세계에 빠져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가이드를 동반한 투어팀이 모두 빠져나간 뒤에야 우리도 협곡을 벗어났다.


현지 대행사의 투어팀이 도착해 협곡 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지하 카르스트 지형을 통과해 땅 위로 솟구치는 물줄기가 작은 폭포를 이루었다.



조심스레 얼음 위를 걸어 협곡 안으로 들어섰다.




따뜻한 공기가 뿜어져 나오는 동굴은 또 다른 자연 현상을 보여줬다.








협곡 안에는 고드름뿐만 아니라 조각을 해놓은 듯한 얼음 형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마치 별세계에 온 듯 했다.






오랜 세월 격류에 깍인 협곡 벽면도 아름다웠고, 갈라진 틈새로 들어오는 햇빛도 협곡을 더욱 오묘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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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8.02.23 1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위에서만 내려봤던 말린 협곡을 저렇게 직접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아이스워크는 정말 당장가서 느껴보고 싶습니다! 대단히 오묘하고 겨울 자연의 신비를 온전히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저긴 겨울에 꼭꼭 가봐야겠어요!

 

 

퀸스타운은 뉴질랜드 남섬의 오타고(Otago) 지방에 있다.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이 빅토리아 여왕에 어울린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니 영국에 대한 해바라기는 가히 놀랄만하다. 그렇다고 퀸스타운이 아름답지 않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와카타푸(Wakatipu) 호숫가를 산책하며 일견해 보아도 마치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풍경을 지니고 있었다. 거기 사는 주민보다 관광객이 더 많은 복 받은 도시였다. 1860년대 이 근방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골드러시가 일어났고 그 사건으로 외지에서 사람들이 유입되어 생겨난 도시라는데 지금은 금 이야기는 쏙 들어갔다. 퀸스타운에서 보낸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액티비티를 즐기진 못 했다. 그래서 와카티푸 호수를 따라 걸은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80km에 이르는 호수에서 우리가 본 것은 빙산의 일각이겠지만 이 호수가 있었기에 오늘날의 퀸스타운이 탄생한 것이 아닌가 싶다.

 

호텔 창문을 통해 바라본 와카티푸 호수

 

 

 

 

와카티푸 호숫가를 산책하며 퀸스타운의 풍경을 감상할 기회를 가졌다.

 

 

 

퀸스타운 가든스(Queenstown Gardens)18홀의 프리스비 골프(Frisbee Golf) 시설이 있었다. 골프와 비슷한 룰에 따라

프리스비란 원반을 던져 횟수를 기록하는 이 골프는 1980년대 초에 시작해 1996년 영구 시설로 인정받았다.

 

 

 

 

와카타푸 호숫가에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많았다. 호숫가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호숫가에 위치한 배쓰 하우스 카페에서 맥주 한 잔 했다.

그레이마우스에서 생산되는 몬티스(Monteithj) 맥주를 마셨는데 의외로 맛이 좋았다.

 

 

퀸스타운의 명물인 퍼그버거(Fergburger)를 찾아갔지만 주문을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 지레 포기를 했다.

 

고급 와인을 포함해 80종 이상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와인 바가 있어 들러 보았다.

 

 

저녁 식사를 하고는 늦은 시간에 도심을 걷다가 맥주 한 잔 하기 위해 들어간 식당도 젊은이들로 꽤나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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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5.12 1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도 퍼그버거를 못 먹은것이 미련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