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에선 어떤 음식이 유명한지 웹서핑을 하면서 얻은 정보로 네 가지 음식이 내 관심을 끌었다. 그것은 초밥과 일본라면, 수프카레, 그리고 대게였다. 모두가 삿포로, 나아가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어 어느 음식점이 잘 하는지도 알아 보았다. 기회가 된다면 징키스칸으로 불리는 양고기도 하나 추가하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 생각대로 모두를 먹어 보진 못했다. 아침은 호텔 주변에서 간편식으로 해결하고 점심은 이동하면서 눈에 띄는 것을 먹었기에 미리 생각해 놓은 메뉴를 고르긴 쉽지 않았다. 그래도 다섯 가지 메뉴 중에 오타루에서 먹은 초밥을 포함해 세 가지는 시식을 했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난 개인적으로 라멘요코초에 있는 라면집들이 마음에 들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여기 있는 모든 라면집들을 순례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한두 달 라면만 계속해 먹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겠지만 그것도 재미있는 시도가 될 것 같았다. 우리가 선택한 라면집은 아카렌카라 불리는 조그만 식당이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식당이 온통 김으로 가득했다. 카메라 렌즈에 뿌연 김이 서려 한참을 기다려 사진을 찍어야 했다. 내가 강력 추천해서 모두 된장라면, 즉 미소라면을 시켰다. 돼지고기를 하루 종일 끓여 우려낸 육수에 미소를 풀어 내왔다.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면발도 꼬들꼬들해서 더 점수를 주었다. 다음에 가면 소금라면이나 간장라면을 먹어봐야겠다.

 

저녁으론 쇼린이란 식당에서 수프카레를 시켰다. 한참을 돌아다니며 그 위치를 찾았는데 라멘요코초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한글 메뉴도 비치해 놓고 있었다. 각자의 입맛에 따라 닭고기야채카레, 양고기야채카레, 해산물야채카레를 시켰지만 난 돼지고기야채카레를 시켰다. 토핑으로 마늘을 시켰더니 잘게 썬 마늘을 말려서 구운 것이 조금 나왔다. 모든 메뉴가 1,250엔으로 가격은 같았고 토핑은 따로 90엔을 받았다. 다들 수프카레의 맛에 흡족해 했다. 카레를 현지인 입맛에 맞게 변형시킨 것이 우리에게도 딱 맞는 것 같았다.

 

 

 

 

 

호텔 근처의 아피아 식당가에서 먹은 메밀국수. 싼맛에 어묵메밀국수를 시켰더니 진짜 무지 간단하게 나왔다. 간장을 푼 국물에 그냥 메밀면을 풀어 나온 것 같았다. 맛도 심심해 혼났다. 반찬으로 아무 것도 주지 않아 산야채를 별도로 시켰더니 종지에 조금 담아 430엔을 달란다. 산야채가 메밀국수 한 그릇보다 비샀다.

 

 

 

아침은 간단하게 양식으로 때웠다. 빵 두 쪽에 샐러드, 삶은 계란 하나, 커피가 전부였다. 가격은 390엔으로 비싸진 않았다.

 

 

 

 

라멘요코초의 아카렌카에서 먹은 미소라면은 아주 훌륭했다. 일본 라면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가격은 700.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 수프카레는 종류에 상관없이 1,250엔을 받았다. 별도로 시킨 토핑은 추가로 돈을 내야 했다.

 

 

 

삿포로를 떠나기 전에 아피아 식당가에서 아침을 해결했다. 불고기덮밥과 도시락을 시켰다. 가격은 400엔 내외였던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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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4.12.09 1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만 읽으면 먹방 전문 블로그인줄 알겠습니다. 지금 어떤 저녁을 해먹을까 고민중인데 위에 사진과 글을 보니 더 배고파졌습니다. 수프카레만큼은 아니지만 카레라도 해먹어야겠습니다.

    • 보리올 2014.12.09 18: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허허, 그랬냐? 배고픈데 이런 음식 사진 보면 좀 그렇겠다. 여행 다니면서 식도락도 중요한 부분이라 여행기에 빠뜨릴 수가 없어서 정리해 올린 건데 미안하게 되었다.

  2. 웅재 2016.03.26 13: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삿포로 관련 글 조사중에 보고가요~ 스프카레 되게 맛있을거 같네요 담에 일본가면 꼭 들러서 먹어봐야겠어요.

    • 보리올 2016.03.27 00: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삿포로 가시면 꼭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수프카레는 우리 입맛에도 잘 맞아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음식입니다. 미소라멘도 강추합니다.

 

시애틀은 커피의 도시란 닉네임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아마 비가 잦은 겨울 날씨 때문일 것이다. 늦가을부터 바다에서 해무가 몰려오고 비가 자주 내리면 야외에서 할 일이 그리 많지 않다. 시애틀 사람들은 그런 날씨에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 앞에 놓고 책을 읽거나 친구와 수다를 떠는 것을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시애틀은 커피 소비량이 엄청나고 그런 까닭으로 스타벅스와 같은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를 탄생시킨 것이 아닐까 싶다.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요인 중에 날씨만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우중충하고 흐릿한 날씨가 시애틀에게 안겨준 선물이 바로 커피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애틀 다운타운에 들러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OR 본사 매장을 거쳐 REI 매장에 들렀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아웃도어 전문점은 그냥 건너뛰지를 못한다. 그리곤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으로 향했다. 하지만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마켓은 거의 파장 분위기였다. 문을 연 것이라곤 스타벅스 1호점과 그 옆에 있는 치즈 가게 등 몇 개 되지 않았다. 좀 이른 저녁이긴 하지만 마켓 안에 있는 길거리 식당에서 크램 차우더와 피시 앤 칩스를 먹으려 한 내 속셈을 눈치챘는지 여기도 일찍 문을 닫았다.

 

퍼블릭 마켓 건너편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을 찾았다. 시애틀에 오면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이 되어 버렸다. 여긴 커피를 마실 테이블이 없어 테이크 아웃만 가능하다. 커피를 마시는 대신 텀블러 하나를 기념품으로 샀다.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스타벅스 1호점이 또 하나 있다. 동일한 지역에 왜 두 개의 스타벅스 1호점이 있는 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두 번째 들른 스타벅스 매장에는 테이블이 있어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점찍어 놓은 곳이 있어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시애틀 커피 워크스(Seattle Coffee Works)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미국 전역에 매장이 있는 아웃도어 전문점 REI로 갔다. 그 전에 OR 본사 매장도 들렀지만 가격만 비싸고 눈길을 끄는 품목도 없었다. REIOR과 달라도 엄청 달랐다. 상품 구색도 다양하고 세일 품목도 많아 우리를 행복하게 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에 들렀다. 텀블러 하나를 구입하는 것으로 커피를 대신했다. 비처스(Beecher’s)라는 수제 치즈 가게에도 들어가 치즈만드는 과정을 지켜보고 몇 가지 맛도 보았다. 그 맛에 반해 즉석 구입한 사람도 있었다.

 

 

 

 

 

시애틀에서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시애틀 커피 워크스. 커피 마시는 남자를 묘사한 입간판이 멋있었던 카페였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여기도 파장 분위기라 오래 머무를 수는 없었다. 난 모처럼 카푸치노를 시켰는데 커피 맛은 그저 그랬다.   

 

 

 

밴쿠버로 돌아오는 길에 파이브 가이스(Five Guys)를 알리는 간판이 나와 고속도로를 빠져 나왔다. 일행들에게 여기서 만드는 햄버거로 저녁을 해결하자고 권했다. 가격이 좀 비싸지만 햄버거가 푸짐해서 좋았다. 주문을 받은 후에 조리에 들어가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매장에 비치한 땅콩은 얼마든지 가져다 먹을 수 있지만 너무 짜서 많이 먹을 수는 없었다. , 파이브 가이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직원들 주기 위해 사간 햄버거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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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인 2014.08.06 18: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시애틀은 쇼핑이 주 목적이었었는데, 일주일 전에 갔다온 시애틀은 호주에서 온 친구때문에 가는거라서 나름 검색을 해서 갔다왔어요~ 아주 예쁜 공원도 많고 시간상 가보지는 못했지만 아름다운 해변가도 있고.. Gas Works Park라는 곳에서 피크닉도 하구요~ Queen Anne 쪽 Kerry Park에서 야경도 보고. 시애틀 하루 잡고 가는게 아쉬울 정도 였다니깐요... 가까우니까 또 가서 새로운 곳들 탐방하고 와야겠어요!

    • 보리올 2014.08.06 23: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호주에서 친구가 왔다고? 친구들과 시애틀 다녀온 사진은 페이스북을 통해 보았다. 누가 사진 찍었는지 제법 잘 찍었더구나. 이제는 쇼핑 말고 시애틀 자체의 매력을 찾아보는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2. 제시카 2014.08.23 13: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당일치기로만 다녀와서 시애틀은 자주 가긴 했지만 아는건 별로 없는거 같아요~ 나중에 시간들여서 천천히 둘러봐야겠어요 쇼핑말고 정말 여행으로! :)

    • 보리올 2014.08.25 01: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시애틀에 여행오는 사람들이 모두 쇼핑으로만 오지는 않겠지. 시애틀 볼거리 정리해서 일부러라도 한번 다녀오기를 바란다.

 

세 쌍의 부부가 시애틀로 향했다. 재미있게도 남자 세 명은 각자 다른 꿍꿍이를 가지고 있었다. 한 분은 OR이나 REI에 들러 등산 장비를 구입하고 싶어 했고, 다른 한 분은 시애틀에서 맛있다 소문난 순두부찌개를 먹고 싶어 했다. 나는 그와는 다른 속셈이 있었다. 이 기회에 시애틀 특유의 분위기를 풍기는 카페 두 군데는 다녀오고 싶었다. 부인들은 그 어느 것에도 커다란 관심을 보이진 않았지만, 프리미엄 아웃렛(Premium Outlet)에 들른다는 조건으로 동행을 하겠다 했다. 산길을 걷다가 하루 일정으로 시애틀을 다녀오자고 쉽게 합의를 보았고, 그 주말에 바로 차를 몰아 시애틀로 향한 것이다.

 

시애틀까지야 편도 230km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겨울이라 하더라도 일찍 서두르면 하루를 온전히 쓸 수가 있었다. 한 가지 걸림돌은 내 한국 여권이었다. 나 때문에 국경에서 모두 차에서 내려 심사대로 가야 하고 지문과 사진을 찍기 위해 40여 분을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난 남들과 국경을 함께 넘는 것을 꺼리는 편인데 그것도 감수를 하겠다니 나로서야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국경을 지나선 시원하게 뚫린 I5 주간고속도로를 달렸다. 고속도로 풍경은 캐나다와 별반 다르진 않았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이정표에 거리를 나타내는 숫자가 킬로미터에서 마일로 바뀌었다는 것. 개념없이 달리다간 벌금 딱지 받기 십상이다.     

 

 

 

 

 

우리의 첫 방문지는 프리미엄 아웃렛. 캐나다 방문객를 염두에 두고 여기에 조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이 알려진 브랜드는 거의 모두가 여기 입점해 있는 것 같았다. 두 시간 동안 각자 알아서 쇼핑을 하라고 자유시간을 주었다.  

 

 

 

 

에드먼드스(Edmonds)로 빠져나가 호순이식당부터 찾았다. 순두부찌개로 유명한 곳이다. 과거엔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하던데 요즘은 그렇지 않았다. 새로운 식당들이 많이 들어서 경쟁이 심해진 모양이다. 맛이 너무 강한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밴쿠버에서 왔다고 해물파전이 서비스로 나왔다.  

 

 

 

 

 

 

 

 

캐피털 힐(Capitol Hill)에는 분위기가 좋은 로컬 카페들이 많다. 커피의 도시란 시애틀의 닉네임이 여기서 나오지 않았을까 싶었다. 카페 비타(Caffe Vita)를 먼저 찾았다. 조명이 너무 어두운 것을 빼곤 카페 분위기도, 커피 맛도 좋았다. 1층은 삼삼오오 테이블에 앉아 수다를 떠는 사람들이 많았고, 2층엔 공부하는 젊은이들이 많아 조용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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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4.06.14 1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시애틀을 정말 많이 갔다와봤지만 커피를 위한 여행은 한번도 생각을 못 해봤네요. 아버지 덕분에 벤쿠버에서 유명한 카페는 몇군데 가봤지만 이제는 시애틀을 갔다와봐야겠군요!

    • 보리올 2014.06.14 13: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카페하면 밴쿠버보다는 시애틀이 한 수 위라고 봐야지. 밴쿠버가 요즘 시애틀을 따라가는 것 같더라. 나도 늘 마음으로 벼르다가 얼마 전에야 몇 군데 다녀왔지. 너도 커피 여행 한번 다녀오시지?

 

어떤 품목에 대한 시장 조사를 하기 위해 아들과 둘이서 당일로 벨링햄을 다녀왔다. 여행이라 하기엔 좀 어색하지만 그래도 아들과 둘이 떠난 길이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벨링햄은 밴쿠버에서 시애틀(Seattle)로 가다가 국경을 건너 가장 먼저 만나는 도시다. 시애틀까지는 벨링햄에서 90 마일을 더 달려야 한다. 인구는 82,000명으로 대도시에 속하진 않지만 꽤 큰 도시다. 동쪽으로는 베이커 산(Mt. Baker), 그리고 서쪽으론 태평양에 속하는 벨링햄 베이(Bellingham Bay)가 자리잡고 있어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고장이라 할만했다.

 

벨링햄은 캐나다와 미국 국경에 가깝다 보니 국경도시로서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국경 근처에 사는 캐나다 사람들이 미국으로 건너와 주유를 하거나 생필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이야기다. 특히 캐나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에는 벨링햄 쇼핑몰을 헤집고 다니는 사람들 대부분이 캐나다에서 건너온 사람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진 않을 것이다. 벨링햄 지역 경제에 캐나다 사람들의 지갑이 큰 기여를 하는 것 같았다. 나도 벨링햄을 처음 간 것은 아니었다. 몇 번인가 들른 적이 있었지만 너무 가까운 곳이라 여행을 왔다는 생각이 없어 사진조차 찍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일부러 카메라를 챙겨 갔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는 다운타운은 그다지 볼 것이 없었다. 도심에 있는 가게나 부티크, 갤러리 등은 나름 고풍스런 느낌을 주었지만 그리 특별나지는 않았다. 벨링햄 사람들이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웬만한 도시라면 이 정도의 고풍스러움은 갖추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도시의 역사는 깊은 편이다. 영국 해군의 조지 밴쿠버(George Vancouver) 선장이 1792년 이 지역을 탐사하면서 윌리엄 벨링햄 경(Sir William Bellingham)의 이름을 따서 도시 이름을 명명했다고 하니 이 정도면 미국에선 결코 짧은 역사는 아니지 싶다.

 

 

 

 

 

챔피언 스트리트에 있는 마운트 베이커리 카페(Mount Bakery Cafe)를 찾아갔다. 베이커 산을 좋아하는 나에겐 너무나 친근한 상호라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그리 바쁜 일도 없기에 커피 한 잔 앞에 놓고 아들과 이야기나 할까 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았다. 빵이 맛있다고 소문난 곳이라 이름값을 하는 듯 했다. 각종 여행 안내책자에 꽤나 많이 소개가 된 곳이었다. 하지만 손님들 대부분은 외지인이라기보다는 브런치를 즐기러 나온 로컬 사람들 같았다. 대기석에 앉아 자리나기를 기다리다가 우리가 지레 지쳐 커피와 마리온베리 스콘(Marionberry Scone)을 사들곤 차에서 분위기없이 먹을 수밖에 없었다.

 

 

 

 

 

아들이 소개해주겠다는 식당이 있어 점심은 파스타를 먹으러 갔다. 녀석은 언제 이곳을 다녀갔는지 벨링햄 지리나 맛집도 훤히 꿰차고 있었다. 다나스 카페 이탈리아노(D’Anna’s Café Italiano)라 불리는 이곳은 벨링햄에선 꽤 유명한 파스타 식당이란다. 식당 주인인 다나 패밀리는 원래 시애틀에서 파스타 면을 만들어 식당에 공급하다가 1990년대 초 벨링햄에 파스타 식당을 차리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엔 35개 좌석만 가지고 하다가 소문이 나면서 손님이 몰리자, 지금은 확장 공사를 거쳐 99석을 가진 식당이 되었다. 난 간단한 알리오 올리오(Aglio e Olio)를 시켰다. 올리브 오일에 마늘과 호두를 가미한 소스와 스파게티 면을 요리해서 나온 파스타의 맛이 깔끔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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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4.04.29 04: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간만에 나름 해외(?)로 남자들끼리 갔다온 유쾌한 여행이었습니다. 제가 아주 익숙하게 아버지를 모시고 벨링햄 여기저기 갔다온 것도 신났습니다. 나중에 또 필요하시면 가이드로 써주세요 ~

    • 보리올 2014.04.29 07: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가이드 덕분에 벨링햄은 아주 편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다녀왔지. 다른 곳도 열심히 공부해서 다음에 안내해 주려무나. 난 아들과 간다면 어느 곳이나 대환영이다.

 

노바 스코샤와 뉴 브런스윅 두 개 주 사이에 펼쳐진 펀디 만은 세계에서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조수간만의 차가 무려 16m가 넘고 밀물 때 유입되는 바닷물이 1,000억톤이나 된다니 그 엄청난 숫자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 펀디 만의 해안선은 주로 혈암과 사암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매일 두 차례씩 들고나는 엄청난 바닷물에 침식되어 아주 독특한 자연 경관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이 펀디 만의 해안 지역과 구릉 지역을 합쳐 1948년 뉴 브런스윅 남부 해안에 국립공원을 지정하였으니 그것이 바로 펀디 국립공원(Fundy National Park)이다.

 

이번 펀디 국립공원 방문은 사실 맛보기에 불과했다. 본격적인 하이킹은 뒷날로 미루고 이번에는 가족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짧은 트레일 두 개만 걸을 생각이었다. 처음 간 곳은 카리부 플레인(Caribou Plain) 트레일. 0.5km의 루프 트레일로 공원 내에서 가장 쉬운 코스가 아닌가 싶었다. 숲길을 걷다가 어느 순간 늪지를 만났다. 그 위에 판자길을 만들어 놓아 걷기는 편했다. 무스라도 한 마리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허사였다. 포인트 울프 비치(Point Wolfe Beach)도 왕복 0.6km의 짧은 코스였지만 해변까지 내려가는 트레일이라 산책에는 좋았다. 아이들이 바위에 올라 멋진 포즈도 취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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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을 빠져 나와 알마(Alma)로 들어섰다. 알마는 인구 300명을 가진 아주 작은 마을이었다. 원래는 고기잡이를 주업으로 하던 어촌 마을이었는데, 펀디 국립공원에 인접해 있고 펀디 만의 조수 변화를 볼 수 있는 곳이라 요즘엔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조수간만의 차를 보기 위해 전세계에서 사람들이 이 작은 마을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바닷가를 좀 걷기로 했다. 다채로운 색칠을 한 어선들이 뭍으로 올라와 있었다. 바닷물이 들어오면 배가 다시 물에 뜨는 모양이었다. 물이 빠져나간 해변을 걸으며 잠시나마 갯내음을 맡을 수 있었다.   

 

알마에서 그리 멀지 않은 케이프 인레이지(Cape Enrage)로 향했다. 915번 도로를 타고 차로 20분 정도 달렸던 것 같다. 여긴 높이 50m의 절벽 위에서 경이적인 조수 변화를 지켜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절벽 위에 조그만 등대가 하나 세워져 있다. 1838년에 세워진 것은 사라졌지만 현존하는 등대도 140년이 넘었다고 한다. 이런 등대 하나에도 역사가 살아 있으니 그저 부러울 뿐이다. 등대에서 내려다 보는 펀디 만의 풍경이 그림 엽서의 한 장면 같았다. 하얀 등대와 푸른 하늘이 어울려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프롬머스(Frommer’s)라는 여행 안내 책자에선 이곳을 캐나다에서 가장 훌륭한 조망 중 하나로 꼽았다.

 

펀디 만을 구경하고 나오면서 몽튼(Moncton)에서 저녁을 먹었다. 몽튼은 뉴 브런스윅 주에선 세인트 존 다음으로 큰 도시다. 얼마 전에 당일 출장으로 몽튼에 왔을 때 캐나다 친구가 파스타 잘하는 집이라고 데리고 갔던 그라피티(Graffiti)란 식당을 찾아갔다. 여긴 지중해 스타일의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데, 파스타가 괜찮다는 내 추천에 가족 모두 파스타를 주문했다. 파스타 종류가 그리 많지는 않다. 면은 주로 양끝이 펜촉처럼 비스듬히 잘린 펜네(penne)를 쓰고, 그 위에 가리비나 이탈리아 소세지, 닭가슴살을 넣은 세 종류가 전부였다. 그래도 음식을 만드는데 정성을 들인 것 같아 기분좋게 먹었다.

 

 

 

 

 

펀디 국립공원에선 아주 쉬운 코스 두 개를 택해 가족이 모두 산책에 나섰다.

 

 

 

 

 

펀디 국립공원의 동쪽 관문에 속하는 알마는 여름철이면 관광객들로 붐빈다.

펀디 만의 조수 변화를 체험하기 아주 좋은 곳이다.

 

 

 

 

 

 

절벽 위에 앙증맞은 등대 하나가 서있는 케이프 인레이지 또한 펀디 만을 내려다보기 아주 좋은 곳이다.

 

 

 

 

몽튼에 있는 그라피티 레스토랑은 파스타를 잘한다고 들었다.

지난 번에 출장왔을 때 먹어본 파스타가 생각나 이 식당을 다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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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4.16 09: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다로 달려가는 마음이 가득 담긴 살아 있는 동상이네요...ㅎㅎ
    아이들이 크면서 가족여행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텐데 귀중한 시간이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