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19일차(폰세바돈~폰페라다)
아침에 일어나 날씨부터 살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일출은 물 건너갔고 이제는 비나 어서 그치라고 빌어야 할 판이다. 비가 오는 줄 알았더라면 어제 만하린(Manjarin)으로 바로 올라가는 것인데 그랬다. 빵과 과일로 간단히 아침을 때웠다. 우의를 챙겨 입고 밖으로 나섰다. 꾸준히 오르막길을 걸어야 했다. 점차 날은 밝아오지만 운무가 세상을 집어 삼켜 눈에 보이는 것은 별로 없었다. 크루쓰 데 페로(Cruz de Ferro)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다. 돌무덤 위에 십자가가 높이 세워져 있었다. 켈트족에 이어 로마인도 봉우리나 고개에 돌을 쌓는 전통이 있어 그것이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레온에 닿기 전에 준비한 돌을 올리고 나도 기도를 했다. 비 내리는 날씨라지만 사람과 십자가를 함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카미노 데 산티아고)
2015. 12. 11. 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