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캐나다 로키] 요호 국립공원, 오하라 호수 알파인 서키트 ①

산에 들다 - 캐나다 로키

by 보리올 2022. 2. 10. 11:35

본문

 

 

오하라 호수를 찾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트레일이라면 난 오하라 호수 알파인 서키트(Lake O’Hara Alpine Circuit)를 꼽는다. 이 코스는 각기 다른 목적지로 향하는 짧은 트레일 일곱 개를 서로 엮어 산중턱으로 오하라 호수를 한 바퀴 도는 루프 트레일을 만든 것이다. 오하라 호수를 비롯해 열 개가 넘는 호수를 지나고 사방을 에워싼 봉우리들의 웅자를 감상하며 걷는 묘미가 대단하다. 오하라 호수 동쪽에 위치한 봉우리들은 대부분 대륙분수령(Continental Divide)에 속하기 때문에 해발 고도도 높지만 그 자태 또한 장엄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경사가 심하고 벼랑 끝을 지나는 경우도 많아 위험하기도 하다. 더구나 최근에 내린 눈이 바위로 된 산길을 덮고 있어 미끄럽기까지 했다. 무척이나 마음을 졸였던 코스였다.

 

레인저 사무실에서 다리를 건너 오하라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쇼어라인 트레일(Shoreline Trail)을 따라 300m쯤 가면 위왁시 갭(Wiwaxy Gap)으로 오르는 길이 나온다. 산 위로 향하는 경사가 꽤나 급한 트레일이다. 위왁시 갭까지 거리는 2km가 조금 넘지만 500m 이상의 고도를 단숨에 올리기 때문에 제법 숨이 찼다. 점차 고도를 높일수록 눈에 빠지는 깊이도 심해져 근심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어느 정도 고도를 올리자 눈 아래 펼쳐지는 경관은 실로 가슴을 설레게 했다. 날카로운 칼 모양의 육니스 산(Yukness Mountain, 2851m)이 눈 앞을 꽉 채웠고, 그 뒤 대륙분수령에 포진한 봉우리들은 어슴프레 구름에 모습을 감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발 밑으론 오하라 호수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길이 점점 희미해지면서 돌무더기로 길을 표시하는 케른(Cairn)이 나타나 길을 알려준다. 해발 2,538m에 있는 위왁시 갭에 도착했다. 위왁시 피크와 후버 산(Mt. Huber, 3348m)을 잇는 능선에 있는 안부다. 여기서 잠시 쉬며 사방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능선 너머론 요호 국립공원(Yoho National Park) 북쪽에 자리잡은 봉우리들이 보였다. 위왁시 갭에서 남동쪽으로 방향을 바꿔 오에사 호수(Lake Oesa)로 향했다. 오에사 호수까지 2.2km 구간은 후버 산 아래를 트래버스하는 내리막 길이라 횜들진 않았다. 대륙분수령에 속하는 험봉들 아래 자리잡은 오에사 호수는 그리 크진 않지만 무척 아름다웠다. 눈길에 고생한 우리를 위해 하얀 눈과 검은 바위가 물 속에 투영된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했다.

 

오하라 호수를 도는 쇼어라인 트레일을 걸었다.

 

오하라 호숫가에서 위왁시 갭으로 오르는 트레일로 들어섰다.

 

위왁시 갭으로 오르는 트레일은 신설이 쌓여 꽤나 미끄러웠으나 대단한 풍경을 안겨줬다.

 

가파른 사면을 올라 후버 산 아래에 있는 위왁시 갭에 올랐다.

 

위왁시 갭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며 잠시 숨을 돌렸다.

 

계곡 건너편에 자리잡은 육니스 산이 뾰족한 봉우리을 드러내며 육중하게 다가왔다.

 

오에사 호수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가 지나는 계곡 아래로 내려서 오에사 호수에 닿았다.

 

오에사 호수는 특유의 비취색 물빛을 버린 대신 흑백의 조화로 만든 자연미를 뽐내고 있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