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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카트만두 스케치

여행을 떠나다 - 아시아

by 보리올 2013. 4. 9.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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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만두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무엇일까? 사람마다 그 답이 모두 다르겠지만 나에겐 하루 종일 끊이지 않는 소란스러움이 첫 번째로 꼽힌다. 카트만두는 무질서의 천국이라 할 정도로 엄청 시끄러운 도시다. 교통 법규는 있으나마나다. 차들은 아무 곳에서나 크랙션을 울리고 사람들은 마구 무단 횡단을 한다. 그 사이를 오토바이들이 휘젖고 다닌다. 정신을 쏙 빼놓고 눈이 휙휙 돌아가게 하는데도 불구하고 현지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 들인다.  

 

우리가 툭툭이라 부르는 바퀴 세 개 달린 템포(Tempo)는 아무 곳에서나 손을 들면 차가 서고 내릴 때는 차 천정을 두 번 두드리면 된다. 소형 승합차도 대중 교통의 한 축을 맡는다. 모두 고물차라 엄청난 매연을 뿜어내지만 어찌 손쓸 방법이 없다. 툭툭은 매연 때문에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들었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 티코같은 소형차가 택시로 사용된다. 이런 택시들은 좁은 길을 묘기라도 부리듯 마구 달린다. 이 역시 고물차라 시끄럽고 매연이 장난이 아니다.

 

나즈막한 건물도 무척 낡았다. 고풍스러움과는 좀 거리가 있는 빛바랜 건물들이지만, 그 속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 골목길 어디에나 좌판이 즐비하게 놓여져 있고 그 위에 한 줌의 꽃이나 야채, 나물이 놓여있다. 힌두교 상징물도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다. 길거리에 넘치는 인파 외에도 하루 종일 길가에 쭈구리고 앉아 지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사람들까지 더해져 카트만두는 무척이나 다양한 모습을 연출한다. 처음에는 이런 무질서한 풍경이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카트만두는 관광객으로 붐비고 한 번 네팔을 다녀간 사람은 향수병같은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건 무슨 까닭일까? 난 현실을 가공하지 않고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솔직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 카트만두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면서 이 지저분하고 시끄러운 도시가 점점 정겨워지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된다. 이 경지에 다다르면 소위 네팔병에 걸렸다고 스스로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솔직히 나도 네팔병에 걸린 사람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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