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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콘스탄짜

여행을 떠나다 - 유럽

by 보리올 2013. 8. 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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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를 살짝 스쳐 지난 여행이었다. 루마니아 수도인 부카레스트(Bucharest; 루마니아 현지에선 부쿠레스티 Bucuresti라 부른다)에 도착해 콘스탄짜(Constanta; 이것도 콘스탄타로 발음해야 할 것 같지만 여기선 콘스탄짜가 정확한 발음이란다)와 망갈리아를 바삐 다녀온 것이 전부였다. 2011 11 13일 도착해 11 16일 루마니아를 떠났으니 모두 합쳐 3 4일의 짧은 출장이었다. 루마니아를 둘러볼 시간이 전혀 없었기에 이것을 여행이라 부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은 잘 안다. 그래서 루마니아에 대한 내 첫 인상은 이랬다 정도로 정리하려 한다.   

 

부카레스트 공항에 내렸을 때 하늘엔 구름이 가득해 우중충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루마니아는 과거 동구권 국가 중에서도 경제 발전이 느린 나라에 속해 있어 주택이나 건물도 좀 우중충해 보였다. 부카레스트나 콘스탄짜, 망갈리아의 첫 인상도 좀처럼 활력이 없어 보였다. 공항에 마중 나온 앙드레이란 친구는 3일 전에 회사에서 새로 구입했다는 시트로엥 승용차를 몰고 왔다. A2 고속도로에선 시속 130km로 달려 2시간 반만에 콘스탄짜에 도착했다.

 

 

 

 

그런데 도로 주변에, 심지어 고속도로 가까이에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강아지들이 많이 보였다. 모두 집없이 떠도는 유랑견이다. 오죽하면 강아지에게 물릴 가능성 때문에 아침 조깅을 나갈 수가 없다고 한다. 들개로 변신해 사람들을 위협한다고 하지만 루마니아 사람들은 크게 개념치 않는 것 같았다. 강아지에 대한 관대한 태도는 네팔과 비슷해 보였다. 왜 루마니아 사람들이 이런 유랑견에 관대할까 생각을 하다가 루마니아는 로마인의 후예라는 자긍심으로 살아가고 로마 사람들은 강아지를 시조로 모셨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고속도로 주변으로 끝없이 펼쳐진 평원이 나타났다. 이 드넓은 벌판에 무슨 농사를 짓느냐 물었더니 대부분 옥수수 농사를 짓는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하지만 농지 대부분이 국가 소유라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한다고 불만스런 목소리다. 이렇게 넓은 농지라면 분명 사람 손으로 불가능할텐데 이 나라에서도 기계화 영농이 가능한지 모르겠다. 이 들판을 보면서 나는 왜 소피아 로렌이 주연을 맡았던 <해바라기>란 영화가 루마니아를 배경으로 찍었다고 생각을 했을까? 앙드레이에게 그 영화를 찍었던 해바라기 밭이 어디에 있냐고 물었다. 당연히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왔고. 나중에야 그 배경이 우크라이나였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커피 한 잔 마셨다. 아메리카노를 한 잔 시켰는데 에스프레소가 나왔다. 이 무슨 황당한 상황이람? 그럼 주문을 받을 때 아메리카노가 없다고 해야지, 일단 주문을 받아 놓고 다른 커피를 주다니? 그건 애교로 봐줄만 했다. 더 황당한 일은 휴게소 건물 안에서 마구 담배를 피워댄다는 것이었다. 루마니아 사람들 담배를 너무 좋아한다. 담배피는 사람들이 주변에 너무 많았다. 월급으로 800불을 받는 사람이 하루 한 갑씩을 핀다면 월급의 15%는 담배값으로 지불해야 한다.

 

 

 

콘스탄짜는 흑해(Black Sea)에 면해 있는 루마니아 제 2의 도시다. 인구 30만명이 사는 큰 도시며, 바닷가에 있어 해상 물동량이 집결되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는 콘스탄짜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멈췄다. ‘라 프로탑(La Protap)’이라는 현지 식당에서 루마니아 식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이 식당은 꽤 유명한 곳인데, 이런데서 식사할 정도면 루마니아에선 부자에 속한다 했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과 찍은 사진으로 건물 입구를 도배한 것을 보아선 이곳 주방장이 유명한 인물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식당에는 동물 박제 장식이 많았고 전체적으로 고풍스런 분위기를 풍겨 맘에 들었다.

 

우선 식전주로 팔링카(Palinca)를 한 잔씩 시켰다. 도수가 30도를 넘는다 하는데 테킬라같은 향이 있다. 그리곤 로컬 맥주인 우르수스(Ursus)를 시켜 목을 축였다. 우르수스가 무슨 뜻이냐 물었더니 곰(Bear)이라 해서 더 정감이 갔다. 우리 곰탕과 비슷한 수프가 압권이었다. 시오르바 드 부르타(Ciorba de Burta)라 불리는 이 수프는 돼지 다리 뼈를 푹 고운 물에 소 위 일부인 양을 썰어 넣어 끓인 것이다. 큰 그릇에 담은 수프를 남기지 않고 모두 먹었다. 여기에 다대기만 넣으면 아주 훌륭한 곰탕이 될 것 같았다. 메인 메뉴로는 양고기(Mutton)를 시켰는데 양도 적고 음식이 좀 짰지만 맛은 그런대로 좋았다.

 

 

  

 

 

 

 

 

 

망갈리아에 있는 새턴(Saturn) 호텔에서 이틀을 묵었다. 시골에 있는 호텔이지만 별 다섯 개 호텔이라 자부심이 강했다. 호텔 외관과 룸은 그런대로 훌륭했다. 하지만 복도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방을 찾기가 어려웠고 방안에서도 카드키 꼽는 곳을 찾아 5분은 허비한 것 같았다. 시골 호텔다웠다. 출국 전날은 부카레스트로 나와 포엔샤 그랜드 호텔에 머물렀고 호텔 근처에 있는 다미란 한국 식당에서 소주를 겯들여 김치만두 전골로 푸짐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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