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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핀 호수(Elfin Lakes)

산에 들다 - 밴쿠버

by 보리올 2013. 8. 2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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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발디 주립공원에 있는 엘핀 호수는 경치가 좋아 자주 찾는 곳이다. 초여름인 6월에 다시 찾았는데도 산에는 엄청난 눈이 쌓여 있었다. 다행히 눈이 다져져 스노슈즈를 신지 않은 사람도 발이 빠지지는 않았다. 산행 거리는 왕복 22km에 등반 고도는 620m. 소요 시간은 대략 6시간 잡지만 눈 산행이라면 여기에 한두 시간을 더 잡아야 한다. 산행 기점에서 5km 거리에 있는 레드 헤더 야영장까지는 임도를 따르다가 야영장부터는 산길로 접어 든다.

 

산행 기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그라우스 수컷 한 마리를 발견했다. 꼬리를 바짝 치켜들고 한껏 폼을 잡더니 엉덩이를 흔들며 숲으로 사라진다. 이것은 암컷과 새끼를 대피시키기 위해 일부러 우리의 시선을 끌려는 동작이다. 그라우스에게도 이런 부성애가 있다니 신기할 뿐이다. 하늘엔 구름이 잔뜩 끼어 시야가 엉망이었다. 장엄한 풍경을 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려니 못내 아쉽다. 가끔씩 구름이 걷히며 구름 속에 숨었던 산자락이 드러나는 것에 감지덕지해야만 했다.

 

눈 위에 긴 장대를 꽂아 트레일을 표시하고 있었다. 여름철 코스와는 다른 길로 걸었다. 겨울에 눈이 많이 쌓이면 눈사태 위험이 있기 때문에 폴 리지(Paul Ridge) 뒤로 돌아가게 만든 것이다. 엘핀 호수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 가장자리 얼음이 조금씩 녹고 있었다. 온통 하얀 설원에 에메랄드 빛 둥근 띠를 두르고 있는 형상이었다. 엘핀 호수도 두 개의 호수로 이루어져 있기에 영문 표기엔 반드시 복수형 s가 들어간다. 엘핀 호수 옆에 설치된 쉘터에서 도시락을 꺼내 다 같이 점심을 먹었다. 다음엔 쉘터에서 하룻밤 묵는 일정을 짜자고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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