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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오모리① : 고쇼가와라 네푸타관

여행을 떠나다 - 아시아

by 보리올 2013. 9. 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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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만화가 허영만 화백을 따라 아오모리(靑森)에 다녀왔다. <식객>이란 만화를 그리고 있는 작가와 함께 하는 여행인지라 아무래도 아오모리 명소를 돌며 그 지역의 특산물, 요리와 맛집, 그리고 온천 순례가 주종을 이뤘다. 일본은 네 개의 큰 섬, 즉 홋카이도와 혼슈, 시코쿠, 규슈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혼슈(本州)는 일본의 중심부라 할만하다. 아오모리 현은 그 혼슈의 최북단에 자리잡고 있다. 쓰가루(津輕) 해협을 가운데 두고 홋카이도와 마주 보고 있는 것이다. 아오모리의 인구는 144만 명이라고 한다.  

 

한적한 시골 대합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아오모리 공항에 도착해 첫날 일정을 시작했다. 인천 공항에서 비행기로 두 시간 걸리는 거리라 여행에 큰 부담은 없었다. 세관 검사는 예외없이 전수 검사를 한다. 아직도 일본 입국은 깐깐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마중을 나온 현지 지자체 직원들이 아오모리 지역 방언으로 인사를 건넨다. 요구키타네시(Yogukitaneshi)! 어서 오라는 의미인데 우리가 많이 듣던 이랏샤이마세와는 어감이 완전히 달랐다.

 

 

공항에서 시내 들어오는 길에 아오모리의 자랑거리인 사과밭을 만났다. 차도 밖에 안전 시설로 설치한 철제 프레임에도 사과를 만들어 넣었다. 사과 하면 아오모리의 아이콘이라 하지 않는가. 무슨 까닭으로 아오모리 사과가 그리 유명할까 궁금하던 차에 타이밍도 절묘하게 캔으로 된 사과 주스를 하나씩 나누어 준다. 이것 마시고 정신 차리란 말인가, 아니면 곰곰히 좀더 생각해 보란 의미겠지? 사과보다도 더 우리 시선을 끈 것은 고쇼가와라(五所川原) 시내로 들어서면서 발견한 욘사마, 즉 배용준의 광고 사진이었다. 예기치 못한 욘사마 환영 인사가 반가웠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고쇼가와라의 네푸타관이었다. 고쇼가와라는 아오모리를 대표하는 네푸타 축제를 여는 곳이다. 아오모리 현에서 무려 40군데나 네부타 축제를 열지만 그 중에서 바로 이 고쇼가와라가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다. 종이와 철사, 나무를 사용해 삼국지나 수호전 등의 무사 형상을 한 인형을 만드는데 이것을 네푸타라 한다. 고쇼가와라에선 이 네푸타로 매년 8 2일부터 8 7일까지 축제를 연다고 한다.  

 

각종 네푸타를 끌고 시가 행진을 벌이는 것이 네푸타 축제의 가장 중요한 행사다. 이를 위해 시에서는 도로를 가로 지르는 도심의 모든 전깃줄을 걷어내 지하에 묻었단다. 그 때문에 도시가 무척 깨끗해 보였다. 이 네푸타는 종이로 만든 대형 조형물이라 비, 바람에 무척 취약하다. 비가 오면 찟기고 바람이 심하면 넘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축제가 진행된 지난 11년 동안 한 번도 비가 오거나 바람이 세게 분 날은 없었다고 한다. 안내를 맡았던 네푸타관장 오니시 씨는 이 모두가 신의 은총 덕분이라 했다.

 

하나를 새로 제작하면 그 이전 것 중에 하나는 폐기를 해서 항상 세 개만 전시하는 게 원칙이라 했다. 축제에 쓰이고 나면 이 큰 조형물을 실내 공간에 전시한다. 이를 제작하기 위해 전담 인력 8명이 1년 내내 작업한다니 그리 쉽지 않은 일인 모양이다. 30개 조각으로 쪼개 만든 후 전시장에서 크레인을 사용해 최종 조립을 하는데, 아래서 위로 올려다 보면 작업 규모도 대단하지만 네푸타 자체의 엄청난 크기에 절로 입이 벌어진다. 대형 네푸타의 경우는 그 높이가 무려 22m나 된다니 사람 기 죽이기 딱이다.

 

 

 

 

 

 

 

 

 

 

네푸타 전시관을 돌고 나서 전시관 안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이름도 생소한 매화 우동(うどん)을 먹기 위해서다. 작은 그릇에 우동이 담겨 있었고 가운데 매실이 하나 얹어져 있을 뿐이다. 매실 외에는 뭐 그리 특별난 점은 없었다. 매실의 시큼한 맛에 난 얼굴을 찡그렸지만 그런대로 뒷맛은 개운한 편이었다. 하지만 허 화백께선 사람 기분을 좋게 만드는 우동이라고 칭찬을 하신다.

 

우동과 함께 나온 빨간 사과(いりんご) 주스. 꽤나 특별한 사과 취급을 하기에 처음엔 웬 호들갑인가 했다. 헌데 이 사과는 꽃과 과실, 과육까지 모두 빨갛다고 한다. 어떻게 과육까지 빨갛단 말이지? 아오모리에서 1976년에 특별히 개발한 이 사과는 대외 유출을 막기 위해 사과로는 판매하지 않고, 사과 주스와 같은 가공식품으로만 구할 수 있다. 특이한 맛을 기대했건만 일반 사과 주스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현지 TV에서 우리 방문을 취재하기 위해 나왔다. 그들이 일본판 <식객> 만화를 들고와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만화의 나라 일본에 소개된 우리 만화가 내심 자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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