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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탕 트레킹 - 6

산에 들다 - 히말라야

by 보리올 2013. 10. 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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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쌀이 부족하다고 현지에서 쌀을 사더니 오늘은 김치가 떨어졌단다. 2주 트레킹인데 1주도 채 되지 않아 물자 부족 현상이 벌어지다니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어떤 꿍꿍이가 있지 않나 의심도 했지만 일단 카트만드에 긴급 공수를 요청했다. 로지 주인이 청구하는 금액을 보면 물가도 엄청 올랐겠지만 우리를 봉으로 아는 그네들 의식도 엿볼 수 있었다. 야채나 장작 가격이 엄청 비싸게 청구되어도 가이드나 요리사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그들은 철저히 로지 주인편이란 것을 트레킹 내내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오늘 구간은 강을 따라 고도를 700m 내렸다가 다시 500m를 올려 툴루샤부르(Thulo Syabru)에 닿아야 한다. 밤부를 지나 절벽에 석청이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계곡을 오르면서 본 적이 있었지만 그 땐 무엇인지 잘 몰랐다. 사람들이 석청을 따려고 길게 줄사다리를 내리고 있었다. 이네들에게 석청을 사면 진짜 석청을 살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네팔에서 진짜 석청을 사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툴루샤부르에는 전기가 들어오고 있었다. 다랑이논이긴 하지만 경작지가 제법 넓어 부촌이란 냄새가 풍긴다. 곡식을 추수하는 농부들의 바쁜 손길을 느낄 수도 있었다. 호텔 라마에 투숙을 했다. 이름에 호텔이란 말이 들어갔다고 시설이 로지완 연판 달랐다.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방에 딸려 있었다. 모처럼 호강을 한다. 우리 손에 없다가 하나라도 있으면 그것이 바로 행복인데 우리는 너무 많은 것에 익숙해 산다.

 

모처럼 영양 보충을 위해 닭을 두 마리 사서 백숙을 준비하라고 했다. 마리당 1,200루피씩 주었으니 좀 비싸긴 했지만 어쩌겠는가. 한 마리는 우리 일행이, 다른 한 마리는 현지 스탭들이 먹도록 했다. 식사 후 마을 구경에 나섰다. 논에는 원숭이 떼가 무리를 지어 다니고 있었고, 멀리 가네쉬(Ganesh) 산군이 눈에 띄었다. 이 마을에서 티벳 국경이 직선거리로 불과 몇 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고 한다.   

 

마을엔 인터넷 카페도 두 군데나 있어 트레커들을 유혹한다. 그 중 한 곳을 들러 한글 지원이 되냐고 물었더니 대답도 않고 무턱대고 컴퓨터부터 켠다. 한글이 되지 않아 되돌아 나오는데 일단 컴퓨터를 켰으니 돈을 달란다. 점잖게 거절하고 나왔다. 형편이 괜찮아 보이는 마을인데도 우리를 발견한 아이들은 예외없이 초코렛이나 펜, 돈을 요구했다. 어느 녀석은 그냥 지나치는 우리에게 욕을 해대는 것을 감으로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혼내 줄 수도 없으니 이방인인 우리가 참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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