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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타] 밴프(Banff)

여행을 떠나다 - 캐나다

by 보리올 2015. 3. 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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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좋아하는 나에게 밴프는 캐나다 로키로 가는 전진기지였다. 물가나 숙박비가 좀 비싸긴 했지만 그 주변에 포진한 산을 찾기엔 밴프만큼 편한 곳이 없었다. 늘 동행들을 이끌고 찾았던 밴프를 이번에는 회사 업무로 3년만에 방문하게 되니 기분이 좀 묘했다. 숙소는 컨퍼런스가 열리는 밴프 센터(Banff Centre)로 잡았다. 호텔 발코니에서 바라다 보이는 캐나다 로키의 연봉들이 그리 반가울 수가 없었다. 밴프 시가지 뒤로 자리잡은 케스케이드 산(Cascade Mountain)의 위용에, 그리고 밴프 스프링스 호텔(Banff Springs Hotel)의 고풍스런 모습에 얼마나 가슴이 설렜던가.

 

 

 

 

 

 

 

잠시 쉬는 틈을 이용해 밴프를 벗어나 인근 호수를 찾았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투 잭 호수(Two Jack Lake). 미네완카 호수(Lake Minnewanka)로 가는 도중에 있는 중간 크기의 호수인데, 밴프 남쪽을 지키고 있는 런들 산(Mt. Rundle)의 위용을 지척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여름이면 호수에 비친 런들 산의 반영이 아름답지만 호수에 눈이 쌓이는 겨울철에 그런 반영은 기대할 수가 없다. 대신 하얀 호수를 앞에 두고 곱게 분칠한 런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래, 이런 모습을 그리며 여기를 찾아오지 않았던가.

 

 

 

 

 

다시 차를 몰아 버밀리언 호수(Vermilion Lakes)로 향했다. 저녁 노을이 지는 시각에 한 줌 빛이 런들 산 꼭대기에 내려앉으면 그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만드는 곳이 따로 없을 정도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풍경화가들을 매료시킨 곳이 바로 여기다. 많은 화가들이 붉게 물든 산자락과 버밀리언 호수에 비치는 런들 산의 반영을 화폭에 담았고,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여기를 찾는 사진작가도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따라 노을이 그리 거창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좋았다. 그 앞에 서서 숨을 쉬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난 충분히 감격적이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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