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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오밍]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 제니 호수 트레일

산에 들다 - 미국

by 보리올 2015. 9. 1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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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키산맥에 속하는 그랜드 티톤(Grand Teton)은 수려한 산세로 유명한 곳이다. 굽이쳐 흐르는 스네이크 강(Snake River)과 엄청나게 큰 잭슨 호수(Jackson Lake) 뒤로 톱날 같은 봉우리들이 솟아 티톤 레인지(Teton Range)를 이루고 있다. 뛰어난 자연 경관을 가지고 있어 일찌감치 국립공원으로 지정을 받았다. 우리 시선을 확 끄는 봉우리는 해발 4,199m의 그랜드 티톤이다.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마운트 모런(Mt. Moran, 3,842m)도 단연 눈에 띄었다. 티톤 레인지가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것은 분명하지만 캐나다 로키와 비교하면 그 작은 규모에 약간은 실망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랜드 티톤에서 쉬운 하이킹 코스로 하나 고른 것이 바로 제니 호수 트레일(Jenny Lake Trail)이었다. 난 제니 호수를 한 바퀴 도는 7.1마일의 트레일을 모두 걷고 싶었으나 호수를 가로지르는 보트가 있다는 것을 안 일행들은 그 반만 걷고 싶어했다. 시간도 충분치 않았지만 일행들 의사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보트를 타고 호수를 건너 히든 폭포(Hidden Falls)까지 갔다가 호숫가를 따라 남쪽으로 돌아 나왔다. 우리가 걸은 거리가 3.4마일(5.5km)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산길이 그리 험하지 않았고 호수 풍경도 그만그만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곳은 많지 않았다. 히든 폭포는 수량은 풍부했지만 낙차가 그리 크지 않았고 폭포를 바라보는 위치도 제법 멀었다. 호수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조망이 트이는 바위 위에 서자 제니 호수가 한 눈에 보였고 그 위로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펼쳐져 있었다. 이런 뭉게구름은 동심을 자극하는 것 같아 공연히 기분이 좋아졌다. 하산길엔 흑곰 한 마리와 마주쳤다. 어린 딸을 데리고 온 젊은 아빠가 가장 먼저 곰을 발견하곤 트레일을 걷는 사람들을 모두 세웠다. 곰이 숲으로 들어가길 기다렸지만 오히려 길을 따라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내가 나서 일행들을 한 자리에 뭉치게 하고 전원 숲으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5분 정도 있다가 나오니 곰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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