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 카운티(Kings County)에 있는 케이프 스프리트 트레일(Cape Split Trail)은 산속으로 드는 것은 아니지만 노바 스코샤에선 꽤나 유명한 트레일로 꼽힌다. 육지가 낚시바늘 모양으로 휘어져 마이너스 베이신(Minas Basin)이란 바다로 길게 파고 들었는데, 그 땅끝까지 걸어갈 수 있도록 트레일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숲길을 걸어 산 대신 바다를 찾아가는 산행이었다. 산다운 산이 없는 노바 스코샤라 이런 해안 트레일이 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이 트레일을 걷고자 2시간 반을 운전해 트레일 입구에 닿았다. 직원 몇 명과 얼마 전에 입양한 강아지가 산행에 따라 나섰다.    

 

산길 자체는 그리 힘들지 않았다. 전구간이 잘 정비되어 있었고 오르내림도 심하지 않았다. 햇빛이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숲이 울창해 산길을 걸으며 청량한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었다. 트레일 길이는 왕복 16km. 산행에 4~5시간은 걸린다. 트레일은 줄곧 숲길로 이어지다가 목적지에 가까워져서야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절벽이 나타난다. 산행 중에 처음으로 바다를 만나는 것이다. 조금 더 걸으면 목적지에 도착하는데, 넓은 잔디밭이 펼쳐지고 그 끝에는 70m 높이의 바위 두 개가 바다 위로 불쑥 솟아있는 경관을 접한다. 여기가 케이프 스프리트 땅끝인 셈이다.

 

우리 눈으로 들어오는 풍경에 거칠 것이 없었다. 시원하기 짝이 없다는 표현을 이런 때 쓰는 것이 맞겠지. 먼저 온 사람들이 잔디밭에 두 발을 뻗고 쉬고 있었다. 노바 스코샤에 있는 트레일에서 이렇게 많은 인파를 만나긴 처음이다. 그래 봐야 고작 30~40명이 전부였지만 말이다. 아름다운 경관을 찾아 소풍을 나온 사람들답게 다들 여유로운 표정이다. 두 개 바위섬은 갈매기들의 보금자리였다. 마침 바닷물이 들어오는 때라 거세게 밀려드는 조류를 우리 눈으로 직접 볼 수가 있었다. 세계에서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크다는 곳이 바로 여기 펀디 만(Bay of Fundy)이 아니던가. 우리도 잔디밭에 다리를 뻗고 앉아 주변 경치에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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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디안 트레일(Acadian Trail)도 케이프 브레튼 하이랜즈(Cape Breton Highlands) 국립공원 안에 있는 트레일이다. 세티캠프(Cheticamp)를 지나 국립공원 관리사무소가 있는 지점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왕복 거리는 8.4km 3~4시간이 소요된다. 바닷가 해발 제로에서 해발 365m 높이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제법 산행하는 느낌이 든다.

 

아들과 둘이 산을 오르는데 하산을 하던 사람이 우리 앞길에 흑곰이 있으니 조심하라고 경고를 준다. 어느 지점에 있는지 다시 한 번 묻고는 둘이서 달리듯 걸음을 재촉해 올라갔지만 끝내 곰은 보지를 못했다. 우리와 상면하는 것이 싫었던 모양이다. 캐나다 서부에서는 곰을 볼 기회가 제법 많았는데, 노바 스코샤에 와서는 아직까지 곰을 보지 못했다.  

 

산에 오르면 세티캠프와 망망대해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바다쪽으로 시야가 탁 트여 시원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렇다고 엄청난 장관이 우릴 기다리진 않았다. 바다도 너무 멀어 고래같은 것은 찾아볼 엄두도 낼 수 없었다. 산을 내려와 계곡물로 아들 등목을 시켜 주었다. 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 시절, 단둘이서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가끔 계곡물에 등목을 시켜주던 옛 추억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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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동부 지역에서 매우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진 노바 스코샤(Nova Scotia)의 케이프 브레튼 하이랜즈(Cape Breton Highlands) 국립공원. 바닷가를 따라 국립공원을 한 바퀴 도는 캐보트 트레일(Cabot Trail) 또한 아름다운 절경 코스로 유명하다. 300km에 이르는 캐보트 트레일이 처음엔 장거리 산행 코스인줄 알고 내심 좋아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포장이 된 드라이브 코스였다.

 

케이프 브레튼 하이랜즈 국립공원은 높은 산으로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바닷가에서 바로 솟은 해발 400~500m되는 산들이 모여 있어 제법 옹골찬 산세를 자랑한다. 푸른 바다와 해안 절벽에 이런 산세가 함께 어우러져 뛰어난 풍광을 연출한다고나 할까. 이런 풍경을 한 자리에서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 스카이라인(Skyline) 트레일이 아닐까 싶다. 캐보트 트레일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 국립공원 안에서 가장 유명한 트레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루프(Loop)로 된 트레일을 한 바퀴 도는데 거리로는 9.2km. 소요 시간은 대략 세 시간 정도 걸린다. 오르막이 거의 없어 산행하는 느낌은 별로 없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지점에 이르면 판자로 길을 만들어 놓았다. 식생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여기에서 산중턱을 가로지르는 캐보트 트레일과 대서양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이 바다는 세인트 로렌스 만에 속한다.

 

스카이라인 트레일은 또한 무스(Moose)를 볼 기회가 많은 곳이라 산행하면서 주변을 잘 살펴야 한다. 아들과 둘이서 산행에 나섰다가 우리도 엄청난 크기의 무스를 불과 3m 떨어진 거리에서 본 적이 있었다. 지척에서 무스를 바라본 행운 때문에 두근거리는 가슴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판자길 끝에 서면 바다에서 헤엄을 치며 수면으로 솟구치는 고래도 볼 수가 있다. 눈으론 고래를 보았지만 거리가 멀어 카메라로 잡을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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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ini 2013.05.02 0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딸이랑 꼭 가봐야 겠네요,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