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들다 - 한국'에 해당되는 글 37건

  1. 2014.10.31 민둥산
  2. 2014.10.30 검단산 (2)
  3. 2014.07.30 불암산 (2)
  4. 2014.07.28 축령산 (4)
  5. 2014.07.26 치악산 남대봉

민둥산

산에 들다 - 한국 2014. 10. 31. 08:51

 

원주 동생네 집에서 하루를 묵고 아침 일찍 민둥산으로 향했다. 가을산은 단풍이 최고라지만 난 단풍 대신 억새를 보러 민둥산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시기가 좀 일렀다. 억새가 만개하기엔 2~3주는 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도 호젓하게 홀로 즐기는 산행이라 부담이 없어 좋았다. 영월을 지나 민둥산 아래에 도착했다. 억새꽃 피는 시기에 맞추어 지역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민둥산 억새꽃 축제라 불리지만 지역 특산물 판매와 온갖 먹거리에만 치중하는 행사라 난 거기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에 얼른 산에 오르자고 발길을 재촉했다.

 

해발 1,119m의 민둥산은 고도에 비해선 그리 힘들지 않았다. 산행을 시작해 처음 한 시간만 가파른 경사를 치고 오르면 되는 그런 산이었다. 산행 기점인 증산초등학교를 출발해 급경사, 완경사 갈림길에서 어느 길로 갈까 잠시 고민했지만 내 발은 자연스레 왼쪽 완경사 코스를 택한다. 정상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억새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능선에 올라섰더니 왜 산 이름이 민둥산인지 이해가 갔다. 완만하고 둥근 모양의 정상 주변에는 나무가 없었다. 그 대신 억새풀이 군락을 이루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침에는 맑았던 날씨가 구름이 몰려오더니 햇빛을 가려 버렸다. 정상에서 한참을 머무르며 해가 나기를 기다렸지만 한 번인가 잠시 반짝하더니 금방 자취를 감췄다. 욕심부리지 않고 주변 경치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상에서 북으로 이어진 부드러운 능선은 화암약수로 가는 길이리라. 멀리 함백산과 태백산이 보인다 들었는데 내 눈으로는 식별이 어려웠다. 정상 부근에서 야영을 한 텐트에도 잠시 들렀다. 하산은 발구덕을 경유해 증산초등학교로 돌아왔다. 발구덕은 돌리네(Doline)가 발달한 카르스트 지형으로 유명하다. 밭 옆에 움푹 꺼진 지형이 보였지만 그리 감흥이 일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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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산

산에 들다 - 한국 2014. 10. 30. 09:19

 

해발 657m의 검단산은 하남에 위치해 있다. 한강을 끼고 있어 해발에 비해선 산세가 꽤나 웅장한 편이다. 홀로 떨어져 있는 산세라 검단산 위에서 바라보는 파노라마 풍경이 뛰어나다. 동으로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가 내려다 보이고, 서로는 하남과 서울의 빼곡한 건물들이 겹쳐 보인다. 남으론 남한산성, 북으론 팔당댐 건너 예봉산이 자리잡고 있다. 새해 첫날에는 여기서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로 엄청 붐비는 산이기도 하다. 어느 해인가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동해안까지는 가지 못하고 검단산을 올랐던 기억이 났다.

 

밴쿠버에서 산행을 함께 했던 이도경 여사께서 초등학교 동창생 한 분을 불러내 함께 검단산을 걸었다. 애니메이션고에서 출발해 현충탑을 경유,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를 택했다. 배낭을 메지 않은 사람도 많이 보였다. 서울 인근에 위치한 산이라 산길은 사람들로 붐볐다. 정상에 오르자, 정말 뛰어난 파노라마 풍경이 펼쳐진다. 하산은 산곡초등학교 방향으로 내려섰다. 이렇게 걸어도 7km 조금 넘는 거리라 부담이 없어 좋았다. 더구나 일행들의 산행 속도가 느려 천천히 걸으며 숲 속 정취를 맘껏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산행을 마치는 지점에 장승이 세워져 있어 작별 인사를 했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하남 시내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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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드래곤포토 2014.10.30 0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각외로 멋진곳이네요

불암산

산에 들다 - 한국 2014. 7. 30. 08:58

 

참 재미있는 산행이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에 봉화산역 근방에 얻은 오피스텔은 에어컨도 고장나 너무나 더웠다. 우선 살고 보자는 심정으로 산으로 피서를 간 곳이 바로 불암산이었다. 피서로 가는 산행이니 실제 산행 시간보다 오래 산에 머물 생각이었다. 내가 염두에 두었던 코스는 보통 3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보았는데 나는 7시간에 걷기로 했다. 하산 시각은 무조건 오후 5시 이후로 정한 것이다. 큰 물병 하나를 배낭에 넣고 김밥 두 줄을 사서 봉화산역을 출발했다. 조금 멀기는 했지만 그래도 걸어서 원자력병원까지 가기로 했다. 원자력병원 후문에 도착해 산행을 준비했다. 배낭을 메지 않고 그냥 온 사람도 제법 많았다.

 

공릉산 백세문을 지나 철망을 쳐놓은 길을 따라 걸었다. 군부대가 있어 여기저기 경고 표시판이 세워져 있었다. 철망이 많았고 나무로 계단을 만들어놓아 운치가 별로였다. 능선길에 서있는 소나무까지 없었으면 정말 삭막할 뻔 했다. 맨발로 산길을 걷는 사람도 있었다. 산에서 내려다 보는 조망도 스모그 때문인지 뿌옇게 보여 영 시원치 않았다. 수십 킬로 밖의 봉우리도 볼 수 있는 밴쿠버의 맑은 공기가 그리웠다. 거기에 시원한 여름 날씨는 또 어떤가. 땀이 엄청 흘렀다. 상의가 땀에 완전히 젖어 옷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릴 판이다. 그래도 방 안에서 땀을 흘리는 것보단 기분은 상큼했다.

 

불암산 정상 직전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입에 물었다. 갑자기 어떤 젊은이가 다가오더니 선생님이 여긴 어쩐 일이세요?”하며 인사를 건넨다. 누군지 기억이 전혀 나지를 않았다. 작년에 <영상앨범 산> 프로그램 촬영하러 캐나다에 왔던 조연출이라고 소개를 한다. , 맞아! 근데 이름도 생각나지 않아 염치 불구하고 또 물어보아야 했다. 그 친구는 먼저 내려가고 난 정상에서 한 시간이 넘게 누워 있었다. 세상에 이렇게 여유롭고 편할 수가 없었다. 총각 하나에 아가씨 둘이 조를 이룬 필리핀 젊은이들이 엄청 시끄럽게 정상 오른 것을 자축하는 것 외에는 눈에 거슬리는 것이 없었다. 하산은 당고개역 쪽으로 했다. 미리 정해놓은 오후 5시 하산 시각을 맞추기 위해 내려오면서도 일부러 몇 차례 쉬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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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4.08.01 04: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울긋불긋 때 이른 인간단풍이 산에 가득하네요...곧 아웃도어 페션에 훤~해 지시겠어요...
    꽃이 이쁘네요...꺽어 가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메롱이라 불렀는데...ㅋㅋ

    • 보리올 2014.08.01 07: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람들이 입는 아웃도아 의류가 엄청 울긋불긋해졌습니다. 예전에 검은색 일색일 때보단 다양성 측면에선 좋은데 자꾸 보니까 너무 개성이 없더군요. 아웃도어 업체들의 상술에 말린 것 같기도 하고요.

축령산

산에 들다 - 한국 2014. 7. 28. 08:39

 

예전에 다니던 회사의 전현직 임원들이 경기도 가평군에 있는 축령산으로 산행을 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나도 왕년에 회사 산악회 활동을 열심히 했던터라 서슴없이 참석하겠다고 했다. 반가운 얼굴들을, 그것도 산에서 만난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원주에서 차를 가지고 출발했다. 나름 일찍 출발했기에 너무 빨리 가는 것이 아닌가 싶어 엄청 여유를 부렸다. 그런데 수동면을 지나면서부터 차가 막히기 시작하더니 축령산 입구부터는 완전 아수라장이었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축령산을 찾다니 이 산이 그렇게 유명했단 말인가? 배낭을 지고 산을 오르는 인파가 끝이 없었다. 길 한쪽으론 엄청나게 많은 관광버스가 마치 열병식을 하듯 줄지어 서있었다. 결국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지점에서 나를 기다리던 일행들을 먼저 올려 보낼 수밖에 없었다.

 

산길도 붐비기는 마찬가지였다. 몇 번인가 정체 현상도 빚었다. 캐나다에선 하루 종일 걸어도 열댓 사람 마주치면 많이 만났다 하는데 여긴 진짜 별세계였다. 앞서 간 일행들을 따라 잡기 위해 빨리 올라가고 싶었지만 속도를 낼 수가 없으니 마음만 답답할 뿐이다. 앞사람 엉덩이만 보고 걷다가 잠시 틈이 생기면 추월하기를 얼마나 했던가. 해발 886m의 축령산 정상에 도착했다.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축령산 정상에서 기다리겠다던 일행들이 보이질 않는다. 정상이 사람들로 붐벼 기다릴 공간이 없었던 모양이었다. 서리산 쪽으로 한참을 더 걸은 후에야 길가에 점심상을 차린 일행들을 만났다. 단체로 주문한 도시락 하나를 받았다. 막걸리가 한 순배 돌았다.

 

막걸리 한 잔씩 걸치자 굳이 힘들게 서리산까지 갈 필요가 있냐고 딴지를 거는 사람이 나타났다. 나야 예정대로 갔으면 했지만 그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이 제법 많았다. 결국은 다수의 의견에 따라 중간에서 하산하기로 했다. 하산길은 좀 한산했다. 내려오는 도중에 조그만 계류를 만났다. 참새가 어찌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다들 계곡으로 내려서 물에 발을 담갔다. 시원한 기운에 피로가 절로 가시는 것 같았다. 캐나다에선 쉽게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한국에는 아직도 이런 낭만이 살아 있어 좋았다. 이런 게 산꾼들의 신선놀음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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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버크하우스 2014.07.28 08: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가요. 오늘도 상쾌한 하루 되세요. ^^

  2. 설록차 2014.07.30 05: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대조적인 광경이네요...이러다 신호등이 생기는거 아닙니까?
    거기까지 도시락이 배달된다면 진정 배달의 민족입니다...아님 말단이 끙끙 메고 올라갔는지~

    • 보리올 2014.07.30 0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등산인구가 워낙 많으니 등산로가 몸살을 앓고 있더군요. 그렇다고 사람들 출입을 막을 수도 없고. 난감한 문제입니다. 도시락은 말단들이 몇 개씩 나누어 메고 왔지요.

 

고국에 들어와 원주에 잠시 머무는 동안 동생과 치악산을 찾을 기회가 있었다. 동생과 단둘이 산행하기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어느 코스가 좋은지 물었더니 동생은 주저 없이 이 남대봉 코스를 추천한다. 그리 험하지 않고 왕복 서너 시간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그 친구의 추천 사유였다. 현지 사람들은 이 코스를 상원사 코스라 부른다 했다. 남대봉 정상 아래에 상원사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상원사는 꿩과 구렁이에 얽힌 전설이 서려있는 곳이다. 구렁이에 죽을 뻔한 꿩을 어느 나그네가 구해 주었는데 구렁이가 이 나그네에게 복수하려는 것을 알고 꿩이 종에 머리를 부딪혀 나그네를 깨웠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그 전설에 따라 산 이름도 치악산으로 지었다고 한다.

 

신림면 성남리를 지나 산중턱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조금 걸어 오르니 산길로 들어선다. 이정표에는 상원사 3km, 남대봉까진 3.7km라 표시되어 있었다. 산행 거리도 그리 길지 않고 산길도 험하지 않았다. 마을 뒷산을 산책하듯 쉬엄쉬엄 걸어 올랐다. 상원사에 닿으니 탁 트인 전망이 우릴 반긴다. 미처 알지 못했는데 우리가 상원사에 오른 날이 마침 석가탄신일이었다. 그래서 평상복을 입고 산을 오르던 할머니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절에는 사람들로 제법 붐볐다. 공양간에 들러 떡을 한 봉지 얻었다. 김밥을 사왔는데 떡 때문에 꺼내지도 못하고 도로 가지고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꿩의 전설이 서려있다는 상원사 범종을 둘러보고 떡값으로 기와 불사에 얼마를 시주하곤 상원사를 떠났다.     

 

해발 1,181m의 남대봉은 상원사에서 700m를 더 올라가면 되었다. 치악산 주봉 중의 하나라서 제법 위세가 당당했다. 헬기장이 있는 남대봉 정상에 도착했다. 여기서 치악산 최고봉인 비로봉까지 종주하는 코스가 유명하다는데 유감스럽게도 아직 시도한 적은 없었다. 우리가 간 때가 산불 방지 기간이라 비로봉 쪽으로 가는 종주로는 차단을 해버렸다. 한껏 여유를 부리며 여러 차례 깊은 숨을 쉬었다. 신록이 우거진 숲에서 굳이 일찍 내려가고 싶지가 않았다. 하지만 동생은 빨리 내려가 산 아래에 있는 찻집을 들려야 한다며 발걸음을 독촉한다. 나도 잽싸게 따라붙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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