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들다 - 한국'에 해당되는 글 37건

  1. 2013.12.12 북한산 (2)
  2. 2013.12.11 태백산 시산제 (4)
  3. 2013.12.10 계룡산 (2)
  4. 2012.12.31 군산 구불길
  5. 2012.12.30 변산 마실길 (2)

북한산

산에 들다 - 한국 2013. 12. 12. 12:29

 

무더운 8월에 본사에서 며칠간 마라톤 회의를 하고 국내 자회사 몇 군데를 방문하는 일정이 잡혔다. 본사와 자회사, 그리고 해외지사까지 모두 모여 새로운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회의 마지막에 본사 임원과 회의 참석자 전원이 참가하는 산행이 마련되어 있었다. 최근에 산을 다녀본 적이 없어 잘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긴 했다. 하지만 나야 원래부터 산을 좋아했던 사람 아닌가. 문제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무더위였다. 하필이면 그런 날 산행을 하게 되다니……. 육모정매표소에서 산행을 시작해 영봉을 거쳐 위문으로 올라가서는 반대편 대서문 쪽으로 하산을 한다고 했다.

 

내딴에는 북한산 등산 코스는 대부분 섭렵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봉 코스는 처음이라 좀 당황했다.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용덕사라는 절을 지났고, 거기서부터 육모정 고개까지는 제법 오르막이 심했다. 평소 산행을 하지 않던 사람들에겐 땀이 비오듯 하는 고난의 시간이었다. 숨을 헉헉대며 힘들어하는 동료를 거들며 그 뒤를 따랐다. 배낭도 내가 건네받았다. 평소에 운동 좀 하지 그랬냐며 나름 핀잔도 주었다.  

 

능선으로 올라서면서 시원한 경치가 눈 앞에 펼쳐졌다. 왼쪽으로 우이동이 내려다 보이고 그 뒤론 수락산과 불암산이 멀리 보였다. 오른쪽으론 도봉산 주능선과 오봉이 눈에 들어왔다. 오랜만에 접하는 고국의 산자락이었다. 그래도 압권은 영봉에 올라 바라본 인수봉이라 생각한다. 하얀 나신을 자랑하며 삼각형으로 우뚝 솟은 인수봉이 바로 우리 코 앞에 나타난 것이다. 언제 보아도 인수봉은 아름다웠다. 그 왼쪽으로 만경대는 확연히 알 수 있겠는데, 그 사이에 있을 백운대는 식별이 쉽지 않았다.

 

백운대피소에서 막걸리 한 잔으로 목을 축였다. 산에서 마시는 막걸리 한 잔이 얼마나 그리웠던가. 그 행복감이란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위문에 도착했다. 백운대 정상에는 올라가지 않는단다. 그러면 이제부터는 하산만 남은 것이다. 오르막이 끝났단 말에 얼굴색이 밝아지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산성매표소 아래에 있는 어느 식당 2층을 통째로 빌렸다. 이 많은 식구가 무사히 산행을 마친 것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다 같이 건배를 했다.

 

 

 

 

 

 

 

 

 

'산에 들다 - 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축령산  (4) 2014.07.28
치악산 남대봉  (0) 2014.07.26
북한산  (2) 2013.12.12
태백산 시산제  (4) 2013.12.11
계룡산  (2) 2013.12.10
군산 구불길  (0) 2012.12.31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ustin 2013.12.15 1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북한산은 저한테 큰 의미가 있는 산입니다. 어린 아이가 부모 곁을 떠나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첫 사회 생활을 경험하는 곳이라하면 북한산은 저에게 등산 세계를 알려주는 첫 산이었죠. 그리고 제 인생 통틀어서 가장 많이 간 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가장 그립고 보고 싶고 등산하고 싶은 산입니다.

  2. 보리올 2013.12.15 14: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이야긴 북한산이 네 모산(母山)이란 의미 아니겠느냐. 이 세상 살아가면서 마음 속에 그런 모산이 하나 정도 있으면 좋지. 언제 고국에 들어가면 혼자서 올라가 보려무나. 감회가 남다를 것이라 생각된다.

 

캐나다로 이주한 지 5년이 지난 시점에 고국에서 다녔던 회사로부터 다시 부름을 받았다. 고마운 마음을 안고 바로 고국으로 들어갔다. 새로운 업무에 대한 브리핑을 받는 와중에 회사 산악회에서 준비한 태백산 시산제에 초청을 받았다. 예전에 산악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동료들이 많아 낯을 가릴 일도 없었다. 혼자 차를 몰아 집결지인 태백 화방재로 향했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며 이미 몇 차례나 지나쳤던 곳이라 눈에 익은 곳이다. 시산제에 참석할 직원들을 싣고 서울에서, 거제도에서 버스 3대가 도착을 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2월의 태백산은 아직 겨울이었다. 날씨는 좀 풀렸다 하지만 화방재엔 운무가 자욱했다. 산행을 시작할 무렵엔 운무가 더 짙어진다. 산길로 접어 들자, 밤새 나무에 맺힌 눈꽃이 우리 산행을 축복하는 듯 활짝 피었다. 눈도 거의 녹아 산행에 어려움은 없었지만 가끔 얼음으로 덮힌 구간이 나타나 좀 미끄럽긴 했다. 펭귄처럼 뒤뚱거리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는 수밖에 별 수가 없었다. 얼마만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산행을 하는지 모르겠다. 캐나다에선 이런 단체 산행은 꿈도 꾸지 못하는데 말이다. 옛 동료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유일사를 지나 능선 위로 올라서니 운무가 우리 발 아래를 덮고 있었다. 산자락은 운무에 가렸지만 그 봉우리는 구름 위로 삐쭉 솟아 있었다. 거기에 설화와 상고대까지 피어 우리 눈을 즐겁게 하지 않은가. 주목나무와 어우러진 자연 경관에 그저 고맙고 행복할 뿐이었다. 능선길은 사람들로 꽤나 붐볐다. 우리처럼 시산제를 지내러 산행에 나선 사람들도 있었다. 태백산 정상에 있는 천제단 앞에서 시산제를 올렸다. 참가 인원이 많아 부서별로 절을 올리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나도 예전에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과 절을 올리고 돼지 주둥이에 봉투를 하나 꽂았다. 하산은 망경사를 지나 당골매표소로 내려섰다.

 

 

 

 

 

 

 

 

 

 

 

 

 

 

 

 

'산에 들다 - 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악산 남대봉  (0) 2014.07.26
북한산  (2) 2013.12.12
태백산 시산제  (4) 2013.12.11
계룡산  (2) 2013.12.10
군산 구불길  (0) 2012.12.31
변산 마실길  (2) 2012.12.30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설록차 2013.12.12 08: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닝커피와 함께 산사진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는데요...그냥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 들어요...^*^

  2. 보리올 2013.12.12 12: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웅장한 산세를 자랑하는 캐나다 산이 아기자기한 맛에 있어서는 한국의 산세에 비할 바가 못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한국에 있는 산들이, 산친구들이 그립습니다.

  3. 설록차 2013.12.14 06: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이들어 사귄 친구는 묵은 장아찌같은 깊은 맛이 덜한것 같아요...세월의 때가 더 묻으면 달라질런지~

  4. 보리올 2013.12.14 13: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어릴 적 친구들은 묵은 장아찌같은 맛이군요. 재미난 표현인데요. 아무래도 나이를 들어 친구를 사귀면 이해타산이 많이 들어가지 않갰습니까. 말도 쉽게 놓을 수 없고요.

계룡산

산에 들다 - 한국 2013. 12. 10. 09:22

 

 

가까운 친구가 전화를 해서는 대전 친구들과 계룡산 산행을 하기로 했는데 함께 가지 않겠냐며 의사를 물어왔다. 나야 얼싸 좋다 하고 따라 나섰다. 대전까지는 KTX로 내려갔다. 대전 친구들이 기차역으로 마중을 나왔다. 대전에서 산행에 참가한 친구는 세 명. 우리 둘을 합해 모두 다섯이 계룡산으로 향했다. 아침 일찍 서두른 탓에 아침을 거른 사람도 있어 유성을 지나 길거리에 있는 해장국 집부터 찾아 들었다.  2월의 겨울 날씨가 쌀쌀했지만 뜨끈한 해장국 한 그릇에 추위는 눈 녹듯이 사라져 버렸다.

 

동학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했다. 계룡산은 제법 여러 번 왔지만 겨울 산행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몸의 균형을 잡으며 미끄러운 눈길을 조심조심 걸었다. 큰배재를 지나 남매탑으로 올랐다. 배낭을 내리고 물 한 모금 마시며 남매탑에 서려있는 전설을 떠올렸다. 이곳 암자에서 수행하던 스님이 호랑이 목에 걸린 가시를 빼주었더니 이 호랑이가 보은을 한답시고 처녀를 물어왔다고 한다. 스님 신분으로 부부가 될 수는 없어 남매의 연을 맺었는데 신기하게도 한날 한시에 열반에 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계룡산은 주봉인 천황봉에서 쌀개봉,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흡사 닭벼슬 모양을 한 용의 모습을 닮았다 해서 생긴 이름이다. 천황봉의 높이라야 해발 847m밖에 되지 않지만 산세가 웅장하고 암봉과 절벽이 많아 해발 고도에 비해선 상당히 장쾌한 경관을 자랑한다. 우리는 삼불봉에서 관음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탔다. 우리 눈 앞에 펼쳐진 자연성릉의 설경은 무척 아름다웠다. 가파른 계단을 내려서야 하는 구간에선 발걸음에 더욱 조심을 해야 했다. 하산하는 길에 잠시 등운암에 들렀다. 친구 한 명이 여기 주지 스님과 잘 아는 사이라 해서 인사를 드리고 차 한 잔을 대접받았다.

 

 

 

 

 

 

 

 

 

 

 

 

 

'산에 들다 - 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한산  (2) 2013.12.12
태백산 시산제  (4) 2013.12.11
계룡산  (2) 2013.12.10
군산 구불길  (0) 2012.12.31
변산 마실길  (2) 2012.12.30
또 다른 지리산  (4) 2012.10.12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ustin 2014.01.06 1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에서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방에 비해 충청도는 아버지와 어머니 덕분에 많이 들렸는데, 게다가 대전은 아버지때문에 몇번 들른 적이 있었는데 계룡산을 올라갈 기회가 한번도 없었네요. 백두대간에 속해있지 않는다는 이유도 있지만 사진을 통해서 보니 이리 산세가 수려한 곳을 못 갔다왔다하니 아쉽습니다. 사실 제 마음에는 한국에서 제가 가보지 못한 명산 리스트가 있습니다. 그 중에 계룡산도 들어가지요.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아버지와 저와 그리고 가능하면 제 아들과 함께 다녀오고 싶습니다.

  2. 보리올 2014.01.07 02: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계룡산을 아직 가지 못한 모양이구나. 앞으로 기회야 얼마던지 있지 않겠냐? 그런데 언제 네 아들 낳아주려고 이렇게 뻥뻥 큰소리만 치냐. 빨리 실천에 옮겨야 내가 좀 믿을 것 같다.

 

 

<침낭과 막걸리>란 모임의 2010 1월 정기모임에 참가해 군산을 다녀왔다. 이 모임은 2002 11월 시작한 허영만과 함께 떠나는 백두대간 종주에 참여했던 대원들이 종주를 마치고 매월 한 차례씩 비박에 나서면서 결성된 모임이다. 30명이 넘는 인원이 모여 시끌법적했던 모임이 1월 모임에는 좀 한산했다. 열 댓명이 전부. 산행은 김성선의 추천으로 전북 군산 구불길로 정했다. 군산에 사는 마이클이 강력 추천한 모양이었다. 구불길 홍보 차원에서 군산시청 직원들이 캠핑장을 찾아와 서로 인사를 나눴고 구불길 트레킹에도 직원 한 명이 직접 안내를 맡았다.

 

2010 1 22, 대전에서 송정모를 만나 그의 차로 군산으로 향했다. 사람들 들이닥치기 전에 미리 준비할 일이 있다고 몇 시간 일찍 군산에 도착한 것이다. 가창오리의 군무를 볼 수 있다는 김성선의 이야기에 나도 한껏 기대감에 고조되어 있었는데, 여유시간에 사진을 찍으러 나갔더니 가창오리는 무슨 가창오리? 10만 마리가 떼지어 다닌다는 이야긴 말짱 거짓이었다. 금강 하구둑에 나가 눈을 부릅뜨고 찾아낸 가창오리의 수가 50여 마리나 될까? 그것도 날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물에 퍼져 놀고 있는 녀석들이었다.

 

우리가 하룻밤 묵을 곳은 군산 나포면 서포리의 옹고집쌈밥집. 넓은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거나 야영 준비가 부족한 사람은 폐교를 개조한 식당을 쓰기로 했다. 속속 일행들이 도착한다. 호준이가 허영만 화백을 모시고 왔고, 치상이는 대전에서 기탁 형님을 만나 모시고 왔다. 서산 친구들도 도착을 했다. 서로 껴안기도 하면서 시끌법적한 재회 장면을 연출했다. 각자 준비한 음식도 옮겨졌다. 나도 동생이 보내준 막걸리와 귤을 전달했다.

 

야외 대형 텐트에서 술판이 벌어졌다. 옹고집쌈밥집 주인장께서 자꾸 뭔가를 가지고 나오신다. 군산시청에서 나온 직원 3명과 인사도 나눴다. 불판에는 삼겹살에 이어 석화와 조개가 구워졌다. 마이클이 마술가 한 명을 초청해 잔디밭에서 마술쇼를 벌였다. 추운 날씨에 손이 얼어 쇼가 쉽지 않았을텐데 그래도 실수없이 잘 마쳤다. 바깥 날씨가 너무 차가워 실내로 술자리를 옮겼다. 치상이가 데려온 익산 아가씨가 솜씨좋게 팥죽을 끓여낸다. 자정이 지나자 술자리를 일찍 파했다. 허 화백이 아침 일찍 서울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아침 8시에 일어나 9시 구불길로 들어섰다. 구불길은 모두 네 개 코스로 이루어졌는데 하루 한 구간씩 걸으면 모두 4일이 필요하단다. 우리는 1구간 중간에서 시작해 2구간 중간에서 끝내기로 했다. 군산시 관광진흥과 임현씨가 앞장을 서 안내를 자청했다. 비단강 길이라 불리는 구불1길은 군산역에서 시작해 자연학교까지 18.7km에 이른다. 우리는 중간 지점인 금강 하구둑에서 출발해 금강 철새 조망대, 원나포 마을을 지나 2구간으로 들어선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철새의 숫자가 너무 적어 실망을 금치 못했다. 올겨울이 너무 추워 철새들이 남쪽으로 더 내려갔단다. 겹겹이 얼어붙은 금강을 따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힘이 거의 들지 않아 너무 밋밋한 감도 들었다. 바람은 차지만 햇살은 따사로워 삼삼오오 짝을 지어 수다를 떨며 걷는 재미도 대단했다. 구불2, 일명 햇빛길로 들어섰다. 잠시 백인농장에 들렀더니 사장님이 나오셔서 시원한 요구르트 한 병씩을 준다. 직접 우유를 짜서 요구르트를 만든다 했다. 평소에 먹던 요구르트보다 훨씬 걸죽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불주사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의사소통이 잘못 되었던지 취소한단다. 모처럼 절밥을 먹을 수 있는 기회라 기대감에 들떴었는데 아쉽게 되었다. 불주사는 전북 사적지로 백제 의자왕 때 창건된 절이라니 도대체 얼마나 오래된 절인지 순간 머리 속이 분주해졌다. 산불로 사적지가 붙타는 것을 막아보갰다고 주변에 있던 나무들을 모두 베어 버렸단다. 그렇게 해서 과연 산불을 제대로 막을 수 있을까 싶었다.

 

망해산과 축성산 능선에 올라서니 제대로 된 트레킹을 즐기는 듯 했다. 이 정도는 백두대간 능선길에 비하면 새발의 피지만, 능선에서 바라다 보이는 나포십자들, 금강, 그리고 둑방이 어우러진 경치에 저절로 발걸음이 늦어진다. 벤치가 준비된 곳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엉덩이를 붙이고 수다떨기에 다들 바빠 보였다.  

 

축성산에서 축산리 저수지로 내려서는 길이 의외로 아름다웠다. 멀리서 보니 구불구불 산허리를 에둘러 가는 임도가 종국엔 마을로 내려서고 있었다. 여기서 구불길이란 이름이 나왔을까? 이름 하나는 정말 잘 지었단 생각이 들었다. 저수지에 도착해 쏘가리 매운탕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옹고집쌈밥집 주인장의 도움으로 출발점으로 되돌아왔다. 서둘러 우리가 묵었던 흔적을 지우고 주인장에게 작별 인사를 드렸다.

 

 

 

 

 

 

 

 

 

 

 

 

 

 

 

 

 

 

 

 

'산에 들다 - 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백산 시산제  (4) 2013.12.11
계룡산  (2) 2013.12.10
군산 구불길  (0) 2012.12.31
변산 마실길  (2) 2012.12.30
또 다른 지리산  (4) 2012.10.12
지리산  (6) 2012.10.11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09 12 9,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후배 부부의 초청으로 변산반도에 새로 만든 마실길을 다녀왔다. 이들 부부는 대전에 사는 소문난 산꾼들인데, 최근에는 둘 다 등산 장비점을 차려 장사꾼으로 변신을 했다. 이번 변산행은 라푸마 타임월드점의 고객 행사 일환으로 진행되었고 성선이, 상은이 커플이 전체 행사를 이끌었다. 그들이 나눠준 안내문에 쓰여진 길은 삶을 이어주는 소통의 공간이다. 나무와 숲, 바람 그리고 자신과도 만나보라는 문구가 가슴에 다가왔다.

 

변산 마실길은 전북 부안군에서 제 2의 올레길을 만든다는 의욕으로 200910월에 개통한 길이다. 제주 올레길의 성공으로 대한민국 지자체 모두가 이란 화두로 안달하는 느낌이 든다. 이 마실길도 산과 바다, 마을을 절묘하게 연결해 변산반도 국립공원의 적벽강, 채석강으로 이어진다. 처음 이 이름을 들었을 때, 이름 하나는 정말 기막히게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실 가는 길이라

 

산행 시작은 새만금 전시관에서 출발했다. 종일 비가 내릴 것이란 일기 예보가 있어 미리 채비를 갖췄다. 하지만 빗줄기가 가늘어 맞을 만했다. 이 마실길은 예전에 해안초소에서 근무하던 초병들이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던 통로를 산행로로 바꾼 것이다. 군사지역이었기에 크게 훼손되지 않은 채 남아 오늘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길로 변한 것이다.

 

마실길은 때론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숲속을 걷기도 하고 물때에 따라 변화무쌍한 바다의 모습을 보면서 걸을 수 있다. 그런데 요즘엔 북한 간첩이 내려오는 일이 없어진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해안초소는 모두 텅비어 있었고 야간에도 근무를 서지 않는다고 한다. 성선이가 예전에 여기서 소대장으로 근무를 했었다고 입에 거품을 물며 옛날 이야기를 늘어 놓았다. 

 

원래 계획은 격포 해수욕장까지 걸어가기로 했지만, 우중에 걷는 것이 지루했던지 중간 지점인 고사포 해수욕장 소나무 숲길에서 산행을 일찍 마치기로 했다. ~! 산행을 일찍 끝내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비에 젖은 우의를 털어 배낭에 구겨넣고 짐을 싸는 손길이 잽싸기 그지없다.  

 

점심을 먹기 위해 버스를 타고 궁항으로 이동했다. 바닷가에 있는 식당이라고 한 상 가득 해산물로 채웠다. 다시 걸을 일이 없기에 부담없이 소주 한 병을 금방 비웠다. 식사를 마치고 채석강으로 이동해 국립공원 관리공단 해설사를 만났다. 마당발 성선이가 미리 안배를 해 놓은 것이다. 바위의 생성 과정, 따개비의 활동 등 평소 듣지 못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다.

 

 

 

 

 

 

 

 

 

 

 

 

 

 

 

 

 

 

 

 

 

'산에 들다 - 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백산 시산제  (4) 2013.12.11
계룡산  (2) 2013.12.10
군산 구불길  (0) 2012.12.31
변산 마실길  (2) 2012.12.30
또 다른 지리산  (4) 2012.10.12
지리산  (6) 2012.10.11
Posted by 보리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연재 2013.08.13 12: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갑습니다 .조은글 잘읽고 유익한 내용을 보다가 본문내용중에 성선이라는분이 초소소대장 을 하셧다고 하시든대 그부분이 궁금해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읍니다 .저두 91년 에서 93년10월 까지 고사포 초소에서 헌역 제대를 했읍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글 몃짜적어보니 기분 나쁘게 생각 마시고예 .조은글 잘보고 갑니다

  2. 보리올 2013.08.13 13: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갑습니다, 이연재님! 해안초소에서 근무하시느라 고생 많으셨겠네요. 저도 성선이 그 친구가 몇 년도에 거기 근무했는지는 잘 모릅니다. 지금 그 친구 나이를 가지고 유추해 보면 서로 비슷한 시기에 근무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맨 마지막 사진에 있는 친구가 김성선이니 낯이 익으면 여기에 다시 글을 올려주십시요. 서로 아는 사이라면 제가 다리를 놓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