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된다. 레테에서 4일에 걸쳐 올라온 길을 이틀에 내려가기로 했다. 이젠 고소 적응에서 자유로운 편이라 걷는 속도를 빨리 해도 큰 문제는 없다. 베이스 캠프 출발을 서둘렀다. 새벽 5시 기상, 6시 출발로 운행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미리스티 강을 따라 올라온 길을 되밟아 갔다. 날씨가 맑아 운행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미리스티 강을 건너기 위해 내려왔던 경사길을 다시 올라가는 것이 오늘 가장 고된 일이다. 세 시간을 쉬지 않고 힘겹게 올라야 했다. 모두들 노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배낭을 내려놓고 땡볕에 잠을 청하는 사람도 있었다. 점심으로 지급받은 주먹밥과 삶은 계란, 감자로 요기를 했다. 먼 거리를 운행하거나 이동하는 중간에 부억을 설치하기 어려울 때 이런 방법을 많이 쓴다.

 

오늘은 제법 빨리 걸었다. 이미 지나갔던 길이라 사진 찍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없었기 때문이었다. 남들보다 일찍 닐기리 베이스 캠프에 마련한 야영장에 도착했다. 얀과 함께 스탭들이 텐트치는 것을 거들었다. 얀은 이런 일을 즐겨한다. 배울 점이 많은 친구다. 원정 내내 한국식 식사도 마다 않던 이 프랑스 돌쇠가 원정이 끝날 쯤에 걸린 감기 때문에 양 콧구멍에 휴지를 말아 넣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옥의 티라고나 할까. 텐트 옆에 누워 모처럼 여유롭게 해바라기를 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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