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크 산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뛰어나 칠리왁 주민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해가 긴 여름철에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엘크 산 정상에 올랐다가 귀가하는 주민들도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렇게 얕볼만한 산행지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산행을 시작해 두 시간 가까이 줄기차게 경사를 올라야 하기 때문에 제법 숨이 차다. 이 된비알 때문에 오죽하면 밴쿠버 그라우스 산의 그라우스 그라인드(Grouse Grind)에 빗대 칠리왁의 ‘지지(GG)’라 불렀을까. 해발고도는 1,432m이고 등반고도 800m이다. 산행은 왕복 8km에 네 시간은 잡아야 한다.
일단 엘크 정상에 오르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아이들이 '도레미 노래'를 부르던 알프스 산자락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남쪽으로 펼쳐진 넓은 초원지대, 칠리왁 강이 흐르는 계곡을 건너 하늘과 맞닿아 있는 날카로운 봉우리와 빙하를 대하면 땀 흘려 올라온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거기에 미국 땅에 속한 베이커 산(Mt. Baker)의 위용을 마주하고 있다는 자체가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얼마나 큰 행운이던가. 엘크에 오르는 날은 날씨가 좋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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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in 2013.11.14 0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작년에 처음으로 아버지, 어머니, 현근이, 여빈이와 함께 엘크산을 갔다왔던 기억이 납니다. 저한테 엘크산은 특히 어머니와 함께 벤쿠버에 살면서 처음으로 간 산이라 더욱더 감회가 새로운 산입니다!
보리올 2013.11.14 08: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 네 엄마가 밴쿠버에서 처음으로 올랐던 산이 엘크였지. 경사가 가팔라 초보자는 오르기 힘이 드는데 그래도 잘 올랐던 기억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