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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곤 주, 크레이터 호수와 오레곤 코스트 <1>

여행을 떠나다 - 미국

by 보리올 2013. 5. 12.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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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산꾼들과 미국 북서부 오레곤(Oregon) 주를 다녀왔다. 밴쿠버를 다니러 온 영화배우 문성근 선배도 동참을 했다. 밴쿠버를 출발해 워싱턴 주를 거쳐 하루 종일 운전한 끝에 오레곤 주에 닿았다. 10시간 가까이 걸린 강행군이었다. 캐나다뿐만 아니라 미국도 워낙 땅덩이가 큰 나라다 보니 하루 종일 운전은 보통이다. 크레이터 호수 국립공원 북쪽에 있는 다이아몬드(Diamond) 호수 야영장에서 하루를 묵었다. 여름 휴가 시즌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야영장은 한산하고 조용해서 마음에 들었다.

 

크레이터 호수 국립공원 북쪽 출입구를 통해 공원으로 들어섰다. 노스 정션(North Junction)에서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일주도로, 즉 림 드라이브(Rim Drive)를 만났고, 거기서 우리는 크레이터 호수를 처음 보았다. 갑자기 우리 시야 속으로 파란 호수가 확 들어온 것이다. 그 크기도 엄청났지만 호수의 빛깔이 어쩌면 저렇게 푸를 수 있단 말인가. 크레이터 호수의 상징과도 같은 짙은 코발트 색깔이 신비롭기까지 했다. 어떤 사람은 이 색깔을 사파이어 블루라고도 부르는데 난 솔직히 그 차이를 잘 모르겠다.

 

이 크레이터 호수는 화산이 만든 걸작품으로 오레곤 주에선 유일한 국립공원이다. 7,700년 전에 마자마 산(Mt. Mazama)이 화산 폭발한 후 분화구에 물이 고여 이런 호수가 생겨난 것이다. 호수의 생성 과정이나 모습이 우리나라 백두산 천지와 많이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 크기는 천지보다 무려 여섯 배나 큰 53 평방 킬로미터에 달한다고 한다. 광각렌즈가 없어서 호수 전체를 카메라에 담을 수가 없었다. 수심도 상당하다. 그 깊이가 592m나 되어 미국에서 가장 깊은 호수로 꼽힌다.  

 

호수 동쪽부터 차근차근 둘러보기로 했다. 전망이 트이는 곳에는 여지없이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었고, 우리도 매번 차에서 내려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호수를 내려다 볼 수 있었다. 크리트우드 트레일(Cleetwood Trail)을 걸어 내려가 호숫가에 닿았다. 편도 거리는 1.8km라지만 11도에 이르는 경사가 제법 가팔라 산행하는 느낌이 들었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유람선을 타기 위해선 직접 발품을 팔아 호수면까지 걸어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 엄청난 자연의 걸작품을 여러 각도에서 음미해 볼 수 있다면 이 정도 발품이야 사실 별것도 아니다. 호수면에서 올려다 보는 분화구 모습은 위에서 내려다 보던 것과는 또 달랐다.    

 

호수에 나무 기둥 하나가 떠있는데, 이 기둥 끝자락 일부가 물 위로 나와 있었다. 이 나무 기둥은 크레이터 호수의 명물 중 하나였다. 전체 길이는 9m이고 물 위로 올라와 있는 부분은 약 1.2m 정도 된다. 이 나무에겐 호수 노인(Old Man of the Lake)’이란 별명이 붙어있다. 처음 발견된 것이 1896년이라니 100년이 넘는 세월을 썩지 않고 버텨온 것이다. 물이 워낙 차가워 쉽게 썩지 않는 탓이다. 이 호수엔 원래 물고기가 없었는데 사람들의 방류로 지금은 연어와 무지개 송어가 산다고 한다. 그래서 낚시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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