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를 출발해 1 2일의 일정으로 마운트 레이니어(Mount Rainier) 국립공원을 다녀왔다. 피스 아치(Peace Arch)에서 국경을 넘어 I-5 주간 고속도로를 타고 시애틀(Seattle)을 지나다 보면 눈 앞에 불쑥 나타나는 산이 바로 레이니어 산이다. 시애틀 동남쪽으로 87km나 떨어져 있지만 워낙 산세가 크기 때문에 바로 코 앞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시애틀, 나아가 워싱턴 주가 자랑하는 명산이다.   

 

레이니어 산은 화산 폭발로 형성된 성층화산(成層火山)이다. 성층 화산이란 하나의 화구에서 여러 번 용암 분출이 일어나 용암층과 화산 쇄설물이 층을 이루며 겹겹이 쌓여 형성된 화산을 말한다. 이 산의 해발 고도는 4,392m. 케스케이드(Cascade) 산맥에 속해 있는데, 이 산맥에서는 가장 높은 봉우리다. 워싱턴 주의 최고봉이기도 하다. 1792년 태평양 연안을 탐사하던 밴쿠버 선장이 처음 발견해 영국 해군 제독인 피터 레이니어(Peter Rainier)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였다.

 

웬만한 산행 경력이 있으면 레이니어 산 정상에 오를 수도 있다. 최소 1 2일의 일정으로 중간에 산장이나 야영장에서 1박을 하고 새벽에 정상에 오른다. 빙하를 가로지르는 구간이 있어 약간 위험하기는 하다. 고산 증세를 느끼는 사람도 많다. 정상을 가려면 대개 남쪽 사면을 타고 오른다. 사전에 등록을 해야 하고 입산료도 내야 한다. 우리는 산행을 목적으로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레이니어 산을 한 바퀴 도는 드라이브로 만족해야 했다.

 

 

 

 

 

 

국립공원으로 접근하는 길은 몇 군데 있지만 가장 보편적인 코스는 공원 남서쪽 니스퀄리(Nisqually) 쪽으로 해서 파라다이스(Paradise)로 들어오는 것이다. 우리도 그 루트를 따랐다. 도착한 첫 날, 드라이브를 하면서 파라다이스 인근을 돌아 보았다. 하루 야영을 하고는 산책삼아 해발 2,074m의 파노라마 포인트(Panorama Point)까지 올랐다. 자욱한 안개를 뚫고 정상을 향해 오르는 한 무리의 산악인들을 만났고, 안개 속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는 사슴도 보았다. 푸른 초원에는 각양각색의 야생화들이 만개해 우리 눈을 즐겁게 했다.

 

 

 

 

 

 

레이니어를 빠져나오며 잠시 들른 곳은 박스 캐니언(Box Canyon). 좁고 가파른 절벽 아래 격류가 흐르고 있었다. 35m 위에서 협곡을 내려다 보면 아찔한 느낌이 든다. 짧은 트레일이 있어 협곡 가장자리로 내려섰다. 빙하가 아래로 이동하면서 바위를 깍아 표면을 평평하게 만든 곳이 있었다. 바위에 박아 놓은 조그만 철제 명판에 그런 내용을 적어 놓았다. 그런데 어떻게 빙하 지대에 이런 협곡이 생길 수 있는 것인가? 거대한 빙하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폭이 넓은 U자형 계곡을 만드는 것이 상식인데, 이 협곡은 빙하완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인지 궁금했다.

 

 

 

  

<여행 기록>

Ü 여행 일정 : 밴쿠버를 출발해 2005 7 31일부터 8 1일까지 1 2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Ü 차량/숙박 : 지인의 미니밴을 이용하였고 텐트를 가져가 야영을 하였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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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니카 2013.01.27 1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 속에 홀연히 나타난 사슴의 모습이 신비로울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똘망한 눈이 눈길을 사로잡는군요. 사람을 보고 도망가지 않고 촬영에 응해주는 걸 보면 사슴도 스타기질이 있나봐요..

  2. 보리올 2013.01.27 22: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마 안개 때문에 사슴이 신비롭게 보였을 겁니다. 여기 동물들은 사람을 그리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일정한 거리만 유지하면 도망가지도 않지요. 사람이 해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