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00년이 넘는다는 조지아 와인 제조의 역사를 보려면 아무래도 와인 박물관(Tbilisi Wine Museum)을 찾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와인 박물관은 시온 대성당(Sioni Cathedral)에서 그리 멀지 않은 역사지구에 있었다. 과거에 카라반세라이(Caravanserai)라 불리던 상인 및 여행자 숙소의 지하 공간에 박물관이 들어선 것이다. 벽은 벽돌로 쌓고 터널처럼 생긴 공간이 많았다. 입장권을 끊고 박물관 안으로 들어갔더니 테이블 위에 놓인 레드 와인부터 한 잔 따라주는 것이 아닌가. 맛은 좀 그랬다. 조지아는 5백 종이 넘는 토착 포도 품종을 가지고 있으며, 전통적인 와인 제조용 토기, 즉 크베브리(Qvevri)를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어떻게 80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는데, 2015년에 조지아 국립 박물관과 토론토 대학교가 공동으로 조지아 남동부 유적지에서 출토된 용기를 분석한 결과 기원전 6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덕분에 조지아는 일약 와인 종주국이란 위상을 얻은 것이다.
와인잔을 들고 여유롭게 마시며 전시물을 둘러보았다. 전시장에는 토기로 만든 용기들이 많았고, 조그만 크기의 타마다(Tamada) 동상도 눈에 띄었다. 그 외에도 와인 제조에 쓰였던 다양한 도구들이 바닥에, 벽면에 전시되어 있었다. 포도를 으깨고 착즙하던 설비, 와인을 운반하거나 보관하는 항아리도 있었고, 포도 찌꺼기를 증류해 차차(Chacha)를 만드는 장치도 보였다. 산양이나 염소 뿔로 만든 조지아 전통 와인잔, 칸치(Kantsi)도 있었다. 이 칸치는 타마다가 주로 사용하는데, 뿔의 끝이 뾰족해 테이블에 놓지 못 하고 한 번에 다 마셔야 하는 전통이 있다. 조지아에서 생산하는 와인 가운데 레드 와인은 사페라비(Saperavi), 화이트 와인은 르카치텔리(Rkatsiteli) 품종이 대세로 이 두 품종의 와인이 전체 생산량의 90% 가까이 된다는 사실도 여기서 알게 되었다. 조지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주로 사페라비 품종의 레드 와인을 많이 마신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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