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천히 걸어서 자유 광장(Liberty Square)으로 가는 중이다. 니콜로즈 바라타쉬빌리(Nikoloz Baratashvili) 거리를 걷다가 알렉산드르 푸쉬킨(Aleksandr Pushkin) 거리를 만나는 지점에서 올드 트빌리시 시티 월(Old Tbilisi City Wall)이라 불리는 유적을 만났다. 12~13세기에 축조된 옛 방벽이 오랜 기간 땅에 묻혀 있다가 2012년 도로 공사로 인해 땅 위로 드러난 것이다. 트빌리시의 방벽은 시대의 변천에 따라 파괴와 재건을 거치다가 러시아 제국 시절인 1801년 대부분 파괴되어 땅 속으로 묻혔다고 한다. 1735년에 그려진 지도에서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으나, 현재 드러난 것은 사실 온전한 모습의 방벽과는 거리가 멀다. 겨우 110m 정도의 옛 방벽 잔재만 살아 남아 그 위에 워크웨이(Walkway)란 판잣길을 두르곤 관광객을 맞고 있었다. 그래도 시티 월 주변에 공원도 조성되어 있고 조각상도 세워 놓아 시간을 보낼만 했다. 그 주변에 멋진 외양에 다양한 색채감을 자랑하는 가옥들이 나타나 시선을 끌었다.
조금 더 걸어올라 자유 광장을 만났다. 그 가운데 40m 높이의 둥근 지주가 있고 그 위에 용을 때려잡는 성 게오르기우스(St. George) 동상이 세워져 있다. 주라브 체레텔리(Zurab Tsereteli)의 작품으로 2006년에 세워졌다. 원래 이곳은 소비에트 연방 시절엔 레닌 광장(Lenin Square)으로 불리다가, 1918년 조지아 공화국이 설립되면서 자유 광장으로 바뀌게 되었다. 1957년에 광장 가운데 세웠던 레닌 동상도 1991년 8월에 철거되었다. 광장 남쪽엔 트빌리시 시의회(Tbilisi City Assembly)가 자리잡고 있다. 조지아 독립을 주장하던 시위가 벌어졌던 자유 광장은 2003년에 벌어진 장미 혁명(Revolution of Roses)의 무대로도 유명하다. 장미 혁명이란 부정 선거에 반발해 당시 대통령이던 에두아르드 세바르드나제(Eduard Shevardnadze)를 퇴진시킨 무혈 혁명을 말한다. 구 소련지역의 민주화 운동을 촉발한 계기가 되어 2004년 우크라이나 오렌지 혁명, 2005년 키르기스스탄의 튤립 혁명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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