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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로드트립 ①] 드라켄스버그로 가는 길

여행을 떠나다 - 아프리카

by 보리올 2020. 11. 30.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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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에 사는 친구와 함께 드라켄스버그(Drakensberg)로 가는 길이다. 친구가 모는 차에 올라 요하네스버그를 출발해 거의 다섯 시간을 달려야 했다. 하지만 더반(Durban)으로 이어지는 N3 고속도로는 시골길을 달리는 듯한 경관을 보여줘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다. 파란색 하늘엔 띄엄띄엄 흰 구름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끝없이 이어진 지평선과 좌우로 넓게 펼쳐진 녹색 초원이 계속해 나타났다. 그 일망무제의 풍경에 작은 변화라도 주려는 듯 야트막한 구릉이나 테이블처럼 생긴 산도 눈에 띄었다. 차창을 통해 들어오는 풍경에 마음이 들떠 남아공에 대한 인상이 점점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N3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국도를 타고 커시드럴 피크 밸리(Cathedral Peak Valley)를 향해 달렸다. 중간에 엄청 큰 호수가 나타나 잠시 차를 세우고 전망대에서 코발트색 호수를 눈에 담았다. 차가 서쪽으로 달릴수록 멀리 있던 웅장한 산세가 가까워지면서 드라켄스버그가 멀지 않음을 암시했다.

 

드라켄스버그 산자락으로 들어섰더니 산기슭에 옹기종기 자리잡은 마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몇 십 호가 모여 조그만 부락을 이루고 있으니 그리 큰 편은 아니다. 어떤 마을은 현대식으로 집을 지은 곳도 있었지만, 대개는 흙이나 벽돌로 둥글게 벽을 치고 그 위에 이엉을 엮어 지붕을 올린 원통형 전통 가옥이 많았다. 이런 집을 여기선 론다벨(Rondavel)이라 부른다. 드라켄스버그 인근엔 부시맨(Bushman)이라 불리는 산족이 많이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행여 그들이 거주하는 곳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세월 수렵과 채취를 하며 살아온 그들이 산악 지역에 있는 동굴이나 바위에 벽화를 그려 놓은 곳이 많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아름다운 대자연에 안겨 살면서 문명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사는 그들의 삶이 행복할지 궁금했지만 그들을 만나기 위해 차에서 내리진 않았다.

 

 

 

요하네스버그에서 더반을 향해 달리는 N3 고속도로에서 남아공의 평화스러운 시골 풍경을 접할 수 있었다.

 

 

 

 

드라켄스버그로 향하는 국도를 달리다가 굉장히 큰 호수를 만나 잠시 차를 세웠다.

 

 

 

차량이 많지 않은 국도에서 멀리 드라켄스버그의 능선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산자락에 기대어 살아가는 마을엔 론다벨이라 부르는 원통형 전통 가옥이 많았다.

 

 

드라켄스버그로 다가갈수록 산악 지형이 점점 웅장해지는 것 같아 가슴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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