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데스밸리 국립공원 (1)

여행을 떠나다 - 미국

by 보리올 2012. 10. 23. 11:25

본문

 

우리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다는 데스밸리를 찾아 먼 여행길에 나섰다. 미국 국립공원 중 하나인 데스밸리가 캘리포니아에 있다고 하면 100% 맞는 표현은 아니다. 모퉁이 한 부분이 네바다(Nevada) 주까지 일부 걸쳐 있기 때문이다. 데스밸리는 모하비(Mojave) 사막의 일부분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죽음의 계곡이란 살벌한 이름을 얻게 되었을까? 캘리포니아 골드 러시가 한창이던 1849, 금을 쫓아 사막을 가로지르던 사람들이 엄청나게 뜨거운 사막에서 죽을 고생을 하고 나서 혀를 차며 지어준 이름이 그 계기가 되었다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면, 죽음이란 단어가 주는 섬뜩한 이미지와는 달리 데스밸리는 무척 다양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붉은 협곡과 모래 언덕(Sand Dunes), 분화구를 보고 나니 이 지구가 어쩌면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많이 했다고 자처하는 내 자신도 이런 지형은 솔직히 처음이었다. 황량함의 극치라 해야 하나, 아니면 그래서 오히려 화려하다고 해야 할까? 외계의 혹성이 행여 이런 모습일까? ‘스타워즈혹성탈출같은 영화를 여기서 찍은 이유가 그 대답이 아닐까 싶다.

 

데스밸리는 남북으로 220km에 걸쳐 길게 뻗어 있다. 그 안에 여러가지 형태의 지형이 존재한다. 북미 지역에서 가장 낮은 지점이라는 배드워터(Badwater)를 비롯해 수많은 협곡과 모래 언덕, 높은 산봉우리 등이 모두 이에 속한다. 그 뿐이 아니다. 한때는 광산촌으로 흥청거렸을 마을들이 지금은 폐허로 변해 유령도시가 되었다. 이 모두가 오늘날 데스밸리를 매년 수백 만명의 사람들이 찾는 관광명소로 만든 요인들이다.  

 

밴쿠버 산꾼들로 구성된 우리 일행은 모두 10. 라스 베이거스에서 SUV 차량 두 대를 렌트해 데스밸리로 향했다. 국립공원 경계를 지나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단테스 뷰(Dante’s View).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양옆으로 황량한 산악 지형이 나타나자, 못본 척하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눈 앞에 있는 봉우리를 향해 맛보기로 데스밸리 첫 트레킹에 나섰다. 몇 걸음 걷지 않아 주변 땅이 척박한 사막 지형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군데군데 가시 덤불만 자랄 뿐이었다. 눈대중으로 대충 정한 봉우리 정상에 올라 데스밸리와 첫 인사를 나눴다.

 

 

 

 

단테스 뷰는 데스밸리보다 1,500m나 높은 지점에 있는 전망대를 말한다. 낭떠러지 아래로는 하얀 소금 결정으로 덮여있는 배드워터가 보이고, 그 건너편으론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텔레스코프(Telescope) 봉이 우뚝 솟아있다. 한 눈에 데스밸리의 진면목을 파악할 수 있는 곳이었다. 스무 마리의 나귀가 마차를 끌었다는 협곡(Twenty Mule Team Canyon)도 차로 돌아 보았다.

 

 

 

 

 

차로 자브리스크 포인트(Zabriskie Point)에 올랐다. 미국의 반문화를 소재로 삼은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가 있었는데 누가 주연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바닷속 침전물이 육지로 솟구친 후, 오랜 기간 바람과 빗물에 침식되면서 붉은 속살을 드러내고 그 위에 엄청난 주름을 남겨 놓았다.

 

 

 

여기서 우리는 자브리스키 포인트에서 골든 캐니언(Golden Canyon)까지 4km 짧은 거리를 트레킹하기 위해 두 팀으로 나눴다. 차를 양쪽에 두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가위바위보로 승부를 가려 한 팀은 이 지점에서 아래로 내려가고 다른 한 팀은 차로 이동해 아래에서 이곳으로 올라오는 것으로 했다. 물론 중간 지점에서 두 팀이 만나 차 키를 교환하기로 했다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었다. 자연의 손길에 의해 대지의 붉은 속살이 기묘한 형상을 하고 있었다. 땡볕 속을 걸으면서도 데스밸리의 자연 경관에 시종 압도되고 말았다. 정말 장관이었다. 3월이라해도 날씨는 뜨거웠다. 한여름이라면 일사병이나 탈수증세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거짓이 아니다. 그래서 공원측에서도 하이킹을 하려면 하루에 최소 4리터의 물을 준비하라고 하지 않는가.

 

 

 

 

데스밸리를 유명하게 만든 배드워터로 이동했다. 북미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곳이자, 또 북미에서 가장 낮은 지점이기도 하다. 이 지역의 고도는 해수면보다 낮은 -86m이다. 배드워터의 지면을 하얗게 덮은 것은 바로 소금. 아니, 이 내륙 지역에 웬 소금이란 말인가? 오래 전에 바다였던 이 지역이 지층 운동으로 육지로 변했고 그 안에 갇혔던 바닷물이 모두 증발해 소금만 남게 된 것이다. 배드워터 바닥 아래에는 커다란 소금층이 있다고 한다. 진짜 소금인가 싶어 손가락으로 하얀 가루를 찍어 맛을 보았다. 역시 짜다.

 

 

 

배드워터를 빠져 나오며 아티스트 드라이브(Artist’s Drive)를 지났다. 15km에 이르는 포장도로인데 일방통행으로 만들었다. 화산암과 퇴적암이 묘한 색깔을 만들었다. 특히 아티스트 팔레트란 곳은 진짜 물감처럼 형형색색의 조화를 보여주었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퍼니스 크릭(Furnace Creek)이란 곳에서 첫날 야영을 했다. 이곳도 얼마나 뜨거웠으면 지명에 용광로란 단어까지 썼을까.  

 

 

 

'여행을 떠나다 - 미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바다, 레드 락 캐니언  (1) 2012.10.26
데스밸리 국립공원 (3)  (2) 2012.10.25
데스밸리 국립공원 (2)  (2) 2012.10.24
아카디아 국립공원 (2)  (2) 2012.10.20
아카디아 국립공원 (1)  (4) 2012.10.1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