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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탕 트레킹 - 7

산에 들다 - 히말라야

by 보리올 2013. 10. 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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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한 장만 남겨 놓은 12월 첫날이 밝았다. 기상 시각보다 일찍 일어나 우두커니 침대에 앉았다. 침낭으로 몸을 둘둘 감고는 창문을 통해 잠에서 깨어나는 히말라야의 묵중한 산들을 쳐다본다. 트레킹 일주일 만에 몸이 히말라야에 적응해 나가는 모양이다. 트레킹 초반 심신을 괴롭히던 복통도 이젠 사라져 버렸다. 툴루샤부르에서 산뜻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카트만두에 연락해 쌀과 김치를 버스편으로 보내라 연락을 했다. 긴딩을 둔체로 보내 물건을 받아오라 했다. 툴루샤부르에서 신곰파까지는 오르막 일색이다. 짧은 거리임에도 고도를 1,000m나 올린다. 그 이야기는 급경사에 다리품을 꽤나 팔아야 된다는 의미 아니겠는가. 하지만 고소증세에 대한 걱정이 없어서 그런지 누구 하나 힘들어하는 사람이 없다.

 

언덕에 오르니 조망이 좋은 위치에 가게가 있어 거기서 라면으로 점심을 때웠다. 랑탕 리룽(Langtang Lirung, 해발 7,256m)2봉이 손에 잡힐 듯 건너편에 자리를 잡고 있다. 샤브루베시 건너편에는 이 지역 큰 산군 중에 하나인 가네쉬 히말에 속한 연봉들이 웅자를 드러낸다. 조망이 좋아 경치를 감상하며 쉬기엔 제격이다.

 

다소 평탄해진 길을 따라 한 시간을 걸어 신곰파에 도착했다. 오후 1시 반에 도착했으니 여유가 많다. 트레킹 일정이 절반을 넘겼다. 이제 5일만 더 걸으면 카트만두로 돌아간다. 매일 한두 시간 더 걷는다면 전체 일정을 하루나 이틀 단축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게 빨리 속세로 내려갈 생각이라면 굳이 뭐하러 여기까지 왔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속세에 있으면 히말라야가 그립고 히말라야에 오르면 속세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니 이 무슨 조화람?

 

야크치즈 공장이 이 마을에 있다고 해서 구경을 갔다. 완제품은 모두 카트만두로 보냈다고 한다. 팔다 남은 치즈 조각만 보여줘 사지는 않았다. 산 아래에서 서서히 구름이 몰려 오더니 주변 풍경을 모두 가려 버렸다. 날씨도 제법 쌀쌀해졌다. 식당 난로를 둘러싸고 이런저런 이야기로 밤 10시까지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늦게까지 일행들이 함께 시간을 보낸 것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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