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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슬루 라운드 트레킹 <4>

산에 들다 - 히말라야

by 보리올 2012. 11. 1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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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무더위에 녹아난 탓으로 한 대장이 아침 출발 시각을 한 시간 앞당기자고 한다. 모두들 이견이 없었다. 날이 선선할 때 많이 걷고 보자는 생각이 이심전심으로 통한 것이다. 쉬지 않고 두 시간 이상을 걸어 타토파니(Tatopani)에 도착했다. 뜨거운 물이란 뜻의 타토파니에는 바로 온천이 있었다. 뜨거운 온천수에 머리도 감고 면도도 했다. 아직까진 고산병 걱정은 없지만 어느 정도 고도가 높아지면 고산병 에방을 위해 머리를 감지 말라고 하기 때문이다. 

 

해발 1,070m인 도반(Dovan)에서 김밥과 오렌지로 점심을 해결했다. 점심을 마칠 때까지 일행 3명이 도착을 하지 않는다. 길을 잘못 들어 다른 마을로 갔다가 뒤늦게 합류를 했다. 히말라야 경험이 많은 이강오 선배와 김덕환 선배가 그랬기 망정이지, 다른 사람들이었으면 밤늦게 또는 다음 날 합류했을지도 모른다. 산 속으로 들어갈수록 음료수나 맥주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다. 어제까진 40루피를 줬던 콜라 한 병이 이젠 60루피로 50%나 인상됐다.

 

자가트(Jagat)에 이르는 길은 좀 험난했다. 가파른 경사에 무더위가 겹쳐 몇 걸음 걷고는 땀을 훔쳐야 하는 동작을 반복해야 했다. 한 마디로 고행길이었다. 강변으로 내려서 한 시간 이상 휴식을 취했다. 다들 움직이기 싫은 모양이다. 그늘에서 낮잠을 청하는 사람도 있었다.

 

오후 3시 반에 마을이 제법 번듯한 자가트에 도착했다. 캠프사이트에서 일어난 해프닝 하나 소개한다. 바지를 걷어 올린 채 한 옆에 앉아 지도를 보고 있던 한 대장. 그의 정강이엔 며칠 전 거머리에게 물린 흔적이 검은 딱정이로 남아 있었는데, 모이를 찾던 이 마을 터줏대감 토종닭 한 마리가 그것을 벌레인 줄 알고 냅다 달려와 쫀 것이다. 외마디 괴성에 다리에선 피가 튀었다. 한 대장은 문제의 닭을 잡아 경을 치겠다고 쫓아갔지만 끝내 잡지는 못했다. 네 차례나 이 마을을 지나간 한 대장을 환영하는  그들 방식이라 우리는 해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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