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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 마실길

산에 들다 - 한국

by 보리올 2012. 12. 3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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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9,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후배 부부의 초청으로 변산반도에 새로 만든 마실길을 다녀왔다. 이들 부부는 대전에 사는 소문난 산꾼들인데, 최근에는 둘 다 등산 장비점을 차려 장사꾼으로 변신을 했다. 이번 변산행은 라푸마 타임월드점의 고객 행사 일환으로 진행되었고 성선이, 상은이 커플이 전체 행사를 이끌었다. 그들이 나눠준 안내문에 쓰여진 길은 삶을 이어주는 소통의 공간이다. 나무와 숲, 바람 그리고 자신과도 만나보라는 문구가 가슴에 다가왔다.

 

변산 마실길은 전북 부안군에서 제 2의 올레길을 만든다는 의욕으로 200910월에 개통한 길이다. 제주 올레길의 성공으로 대한민국 지자체 모두가 이란 화두로 안달하는 느낌이 든다. 이 마실길도 산과 바다, 마을을 절묘하게 연결해 변산반도 국립공원의 적벽강, 채석강으로 이어진다. 처음 이 이름을 들었을 때, 이름 하나는 정말 기막히게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실 가는 길이라

 

산행 시작은 새만금 전시관에서 출발했다. 종일 비가 내릴 것이란 일기 예보가 있어 미리 채비를 갖췄다. 하지만 빗줄기가 가늘어 맞을 만했다. 이 마실길은 예전에 해안초소에서 근무하던 초병들이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던 통로를 산행로로 바꾼 것이다. 군사지역이었기에 크게 훼손되지 않은 채 남아 오늘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길로 변한 것이다.

 

마실길은 때론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숲속을 걷기도 하고 물때에 따라 변화무쌍한 바다의 모습을 보면서 걸을 수 있다. 그런데 요즘엔 북한 간첩이 내려오는 일이 없어진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해안초소는 모두 텅비어 있었고 야간에도 근무를 서지 않는다고 한다. 성선이가 예전에 여기서 소대장으로 근무를 했었다고 입에 거품을 물며 옛날 이야기를 늘어 놓았다. 

 

원래 계획은 격포 해수욕장까지 걸어가기로 했지만, 우중에 걷는 것이 지루했던지 중간 지점인 고사포 해수욕장 소나무 숲길에서 산행을 일찍 마치기로 했다. ~! 산행을 일찍 끝내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비에 젖은 우의를 털어 배낭에 구겨넣고 짐을 싸는 손길이 잽싸기 그지없다.  

 

점심을 먹기 위해 버스를 타고 궁항으로 이동했다. 바닷가에 있는 식당이라고 한 상 가득 해산물로 채웠다. 다시 걸을 일이 없기에 부담없이 소주 한 병을 금방 비웠다. 식사를 마치고 채석강으로 이동해 국립공원 관리공단 해설사를 만났다. 마당발 성선이가 미리 안배를 해 놓은 것이다. 바위의 생성 과정, 따개비의 활동 등 평소 듣지 못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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