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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와인 밸리(Brandywine Valley)

산에 들다 - 밴쿠버

by 보리올 2014. 4. 2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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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고국의 한 선배로부터 국제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이 양반은 우리 나라에서 꽤 유명한 드라마 작가인데, 영화배우 문성근씨가 밴쿠버에 잠시 다니러 가니 산행을 좀 안내해주라는 당부를 하는 것이 아닌가. 산우회 정기 산행에 참여한 뒤에 별도로 날을 잡아 브랜디와인 밸리로 스노슈잉을 나갔다. 밴쿠버 산꾼 몇 명도 동참해 산행 인원이 제법 많았다. 겨울철에는 브랜디와인 크릭을 따라 걷는 스노슈잉이 제격이기 때문에 밴쿠버 겨울 산행의 진수를 보여주고 싶었다. 99번 하이웨이와 인접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에 나섰다.   

 

이곳 트레일은 스노모빌이 다닐 수 있도록 그루밍(Grooming)을 해놓았다. 그 트레일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해발 2,162m의 피 산(Mt. Fee)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끔 뒤를 돌아보면 이 지역에서 가장 명물로 꼽히는 블랙 터스크(Black Tusk)가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에 정신이 팔려 시간이 가는 것도 몰랐다. 해발 950m까지 왕복 15km를 걸어야 함에도 그리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 트레일에서 만나는 복병은 바로 산중의 고요를 깨는 스노모빌의 소음과 코를 찌르는 배기가스였다. 스노모빌이 지나갈 때마다 시끄러운 소리와 매연에 눈쌀을 찌푸리게 되지만 어차피 이 트레일은 스노모빌을 위해 임시로 만든 길이니 우리가 참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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