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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어 산(Mt. Seymour)으로 동계 캠핑을 가다

산에 들다 - 밴쿠버

by 보리올 2014. 4. 2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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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산꾼 몇 명과 시모어에서 하룻밤 야영을 하기로 했다. 시모어 스키장에 입산 신고를 하고 텐트와 침낭, 눈삽을 매달은 배낭을 메었더니 어깨에 묵직한 무게가 느껴진다. 마운트 시모어 트레일을 타고 브록톤 포인트를 지났다. 1봉 아래에 적당한 장소를 잡아 야영 준비를 했다. 나를 제외하곤 다들 겨울철 눈 위에서 야영을 하는 것이 처음이라 텐트를 설치할 곳에 스노슈즈로 눈을 다지고 텐트 앞에 눈을 파서 출입구를 만드는 등 몇 가지 시범을 보여주어야 했다. 어학연수를 온 조카는 텐트에 묵게 하고 나는 눈삽으로 눈을 파 간단한 설동을 하나 마련했다. 눈 속에서 자는 것이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 굳이 설동에서 하룻밤 자는 것을 권하고 싶진 않았다.

 

눈을 녹여 물을 만들고 그것으로 따뜻한 밥과 찌개를 끓여 근사한 저녁을 마쳤다. 겨울산에 밤은 일찍 오는 법. 날씨가 쌀쌀해지니 모두들 텐트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기나긴 밤을 잠으로 보내야 하는데 눈 위라서 쉽게 잠을 이루진 못했다. 다음 날 아침에 절로 일찍 눈이 떠졌다. 일행들을 재촉해 우리가 묵은 지점 바로 뒤에 있는 제1봉을 올랐다. 급경사를 바로 치고 올랐는데 다들 잘 따라온다. 아침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시야는 그리 좋지 않았다. 그래도 눈 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신새벽에 산을 올라 온전히 우리만 즐기는 이 순간이 너무 좋았다. 이런 것이 숙소를 산으로 옮겨서 묵는 이유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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