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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콘 여행] 알래스카 하이웨이 ②

여행을 떠나다 - 캐나다

by 보리올 2014. 2. 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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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드 리버 온천 주립공원 캠핑장에서 야영을 했다. 어제 저녁에 식사를 마치고 갔던 온천욕이 너무나 좋았던 모양이다. 일행들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시 온천에 가겠다고 아우성이다. 출발이 좀 늦어지면 어떤가. 보드워크를 걸어 온천으로 갔다. 어제는 별빛 아래서 보았던 온천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온천수도 무척 깨끗하고 바닥에 모래를 깔아 자연적인 환경을 조성해 놓았다. 온천수도 흘러내려가게 되어 있었다. 인공적 요소라면 탈의실과 데크, 가드레일이 전부였다. 물도 제법 뜨거운 편이었다. 캐나다 온천이 대부분 39도나 40도에 맞춰 우리에겐 미지근한 느낌인데, 여기는 온천 상류로 올라가면 엄청 뜨거운 원천수가 흐른다. 무심코 상류로 걸어갔다가 원천수에 닿은 피부가 화끈거려 혼났다. 이 아름다운 온천에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우리가 전세낸 셈이었다.  

 

다시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타고 북상을 했다. 오늘은 왓슨 레이크를 지나 화이트호스까지 가야 한다. 아침부터 야생동물이 출몰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하루의 시작이 좋았다. 리어드 리버를 채 벗어나기도 전에 흑곰 세 마리를 연달아 본 것이다. 한 녀석은 도로를 건너다 우리 차와 부딪힐뻔 했고, 두 녀석은 풀뿌리를 찾는지 풀섶을 헤매고 있었다. 무리에서 벗어나 홀로 하이웨이를 따라 걷는 바이슨 한 마리도 만났다. 커다란 수컷으로 보이는데 무슨 이유로 도로를 따라 정처없이 걷는지 모르겠다. 설마 혼자서 배낭여행에 나선 것은 아니겠지. 우리 차를 따라오던 바이슨이 조그만 점이 되어 사라져 버렸다. 오늘따라 우리가 유별나게 운이 좋은 것인지, 여기 사람들은 늘 보는 풍경인지 궁금했지만 어쨌든 기분은 좋았다.  

 

콘택 크릭(Contact Creek)에 차를 세웠다. 여기서 유콘을 처음으로 만나기 때문이다. 밴쿠버를 출발해 이틀이 넘게 운전을 해서 드디어 유콘에 입성한 것이다. 차에서 내려 일행들과 하이 파이브로 유콘 입성을 자축했다. 모두 일곱 차례나 BC 주와 유콘 준주 경계선을 드나들지만 우리에겐 처음 유콘 땅을 밟았다는 것이 더 중요했다. 콘택 크릭이란 지명에도 숨은 의미가 있다고 한다.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양쪽에서 하이웨이를 건설하던 미국 공병대가 1942 9 24일 여기서 만났다 해서 지명에 콘택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이제 왓슨 레이크까진 70km 남았으니 한 시간 이내에 들어갈 것이다.

 

 

 

 

 

 

<사진 설명> 온천이란 존재도 여행을 풍요롭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더구나 마음에 드는 온천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리어드 리버 온천이 우리에겐 그랬다. 자연 속에 조성된 입지 조건도 훌륭했고 물도 너무나 깨끗하고 맑았다. 여행자들의 피로를 한 순간에 싹 가시게 하는 묘한 매력이 풍기는 온천이었다.

 

 

 

 

 

 

 

<사진 설명> 캐나다에선 야생동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차를 운전하면서 이렇게 쉽게 야생동물을 지켜볼 수 있는 것도 캐나다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더구나 동물이 사람을 그리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그들도 사람이 해코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 설명> 도상거리 2,100km를 운전해서 콘택 크릭에 닿았고 거기서 처음으로 유콘을 만났다. 오랜 꿈 하나가 실현되는 의미있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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