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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콘 여행] 클루어니 국립공원 ①

여행을 떠나다 - 캐나다

by 보리올 2014. 2. 1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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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화이트호스를 출발해 1시간 30분을 달려 헤인즈 정션(Haines Junction)에 도착했다. 헤인즈 정션에 다가갈수록 수려한 산세가 우리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찾아가는 클루어니 국립공원(Kluane National Park)이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하늘엔 구름이 가득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추기도 했고 파란 하늘이 드러난 곳도 여러 군데 있었다. 구름을 배경으로 한 하늘이라 더 파랗게 보였는지도 모른다. 헤인즈 정션은 알래스카 하이웨이와 헤인즈 하이웨이가 갈리는 삼거리 마을이었다. 클루어니 국립공원의 중심이었지만 마을 자체는 그리 크지 않았다.

 

유콘 남서쪽에 자리잡은 클루어니 국립공원은 일단 면적이 엄청나다.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국립공원이라고 했다. 그 면적이 21,980 평방킬로미터라 하는데 이 정도 크기면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지리산 국립공원의 50배쯤 된다. 서쪽으로는 알래스카의 랭겔-세인트 엘리어스(Wrangell-St. Elias) 국립공원과 경계를 마주하고 있고, 남으로는 역시 알래스카의 글레이셔 베이(Glacier Bay) 국립공원과 접해 있다. 이 공원들과 연계해서 세계에서 가장 큰 국제보호구역를 형성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클루어니 국립공원은 또한 1980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거대한 산악지형에 빙하와 계곡이 발달하고 다양한 식생을 보유하고 있어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하이웨이를 따라 도열한 연봉은 클루어니 산맥에 속하는데 대개 해발 2,500m 내외의 높이를 가지고 있다. 그 너머로 아이스필드 산맥이 있다. 해발 5,959m로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로간 산(Mt. Logan)도 여기에 속한다. 이 두 개의 산맥을 합쳐 우리는 세인트 엘리어스 산맥(St. Elias Mountain)이라 부른다. 여기에 분포해 있는 빙원이 극지방을 제외하곤 가장 크다고 한다. 로웰(Lowell) 빙하와 카스카울시(Kaskawulsh) 빙하는 이 빙원을 대표하는 빙하들이다. 그 길이도 엄청나지만 무척 아름답기로도 소문이 났다. 헬기나 경비행기를 이용해 빙하를 돌아보는 것이 보통인데 우리가 갔을 때는 시즌이 지나 문을 닫은 것 같았다.

 

우리는 여기서 2 3일 간에 걸쳐 국립공원 안에 있는 트레일 몇 군데를 탐방할 예정이었다. 산행에 대해선 따로 소개하기로 한다. 헤인즈 하이웨이에 있는 유네스코 기념 동판을 지나 캐슬린 호수(Kathleen Lake)로 향했다. 헤인즈 정션에서 남으로 32km 지점에 있다. 이곳에 캠핑장이 있어 베이스 캠프를 차리려고 했는데 캠핑장도 문을 닫아 버린 것이 아닌가. 어쩔 수 없이 캐슬린 호수 쉘터에서 하룻밤을 자고 하루는 호숫가 모래사장에 텐트를 쳤다. 캐슬린 호수는 무척 아름다운 풍경을 지니고 있었다. 우람한 산자락을 배경으로 둔 것도 그렇고, 아침, 저녁으로 부드러운 빛을 받아 빛나는 모습도 우리 눈에는 아름답기 짝이 없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호수 주변을 산책삼아 걸었다. 오후에는 시간이 남아 캐슬린 호수의 코캐니(Kokanee) 트레일을 걷고는 락 글레이셔(Rock Glacier)에도 다녀왔다.

 

 

 

 

 

<사진 설명> 헤인즈 정션에 도착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국립공원 안내소. 지도와 트레일 정보를 얻곤 그 옆에 있는 원주민 문화 센터에 들러 전시품들을 둘러보았다.

 

 

 

<사진 설명> 헤인즈 정션에서 아주 조그만 카톨릭 성당을 만났다. 국립공원 안내소 길 건너편에 있었다. 1942년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건설할 때 미군 병사들이 사용했던 군대 막사를 개조해 1954년에 지어진 성당이라 군대 막사 형태를 지녔다. 겨우 열댓 명 들어갈 수 있는 크기였지만 그래도 일요일이면 미사를 연다고 적혀 있었다.

 

 

 

<사진 설명> 알래스카 하이웨이에서 헤인즈 하이웨이로 갈아타고 남쪽으로 향했다. 도중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임을 알리는 동판이 길가에 세워져 있었다.

 

 

 

 

<사진 설명> 캐슬린 호숫가를 따라 산책을 하다 코캐니 트레일도 엉겹결에 걸었다. 1km의 짧은 트레일이었다. 고즈넉한 가을 풍경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날씨는 쌀쌀한 편이었지만 그렇다고 춥지는 않았다.

 

 

 

 

<사진 설명> 락 그레이셔 트레일은 왕복 3.2km로 그리 길지는 않았다. 산책삼아 걷기에 좋았다. 보드워크와 짧은 숲길을 빠져나오면 줄창 돌밭을 걸어야 했다. 고도를 높일수록 데자디시(Dezadeash) 호수의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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