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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콘 여행] 툼스톤 주립공원

여행을 떠나다 - 캐나다

by 보리올 2014. 2. 2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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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유콘 여정에서 마지막 목적지인 툼스톤 주립공원(Tombstone Territorial Park)을 찾았다. 툼스톤 주립공원은 클루어니 국립공원과 더불어 유콘에서 자연 경관이 뛰어나기로 손을 꼽는 곳이다. 대자연이 살아있고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 곳이라 우리의 유콘 여행에서도 가장 관심을 끈 목적지였다. 여기서도 몇 군데 트레일을 걸을 예정이었다. 가장 먼저 공원 안내소부터 들렀다. 트레일 정보와 지도를 얻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여기를 찾는 방문객에게 무료로 따뜻한 차를 마시도록 배려해 놓아 기분이 좋았다. 공원에서 자라는 야생초와 나뭇잎으로 차를 끓여 마시도록 해놓았는데, 차에 무엇이 들어갔는지도 친절하게 적어 놓았다. 그들의 보이지 않는 환대가 내겐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툼스톤 연봉은 오길비(Ogilvie) 산맥의 일부분이고, 오길비 산맥은 맥켄지(Mackenzie) 산맥의 한 지류에 속한다. 툼스톤이란 단어는 묘비를 뜻하는데 왜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화강암 봉우리들이 묘지에 세워진 비석처럼 우뚝 솟아 있기 때문이었다. 툼스톤 연봉을 덮고 있던 암석들이 침식작용에 의해 깎여 나가고, 대기에 노출된 봉우리들이 다시 바람과 물, 얼음에 의해 깎여 나가면서 묘비와 같은 침봉으로 변한 것이다. 내 눈에는 그 침봉들이 그리 날카롭지는 않았다. 캐나다 로키에 비해선 전반적으로 산세가 부드럽고 위압적이지 않아 좋았다. 물론 몇 개 봉우리는 날카로운 면모를 뽐냈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공원 분위기를 살펴보기 위해 채프먼(Chapman) 호수까지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역시 툼스톤 주립공원의 풍경은 지금까지 우리가 유콘에서 보았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특히 대지가 발하는 색조에서 그 차이가 두드러졌다. 산자락을 덮은 붉은색의 향연이 가히 폭발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붉은 색조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했다.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 바로는, 땅바닥에 낮게 깔려 자라는 베어베리(Bearberry)가 진홍색을 뽐내고 있었고, 우리 허리춤까지 자란 블루베리(Blueberry)도 붉은색을 지니고 있었다. 노란색도 볼 수 있었는데 주로 바닥에 깔린 풀이나 관목의 이파리에서 많이 나왔다. 땅바닥엔 하얀 색을 띤 이끼류도 있었다. 황량한 땅에 붉은색만 있는 줄 알았는데 그 속에 이렇게 다채로운 색상이 숨어 있는 지는 미처 몰랐다. 실로 잊지 못할 광경이었다.

 

공원 안내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캠핑장에 텐트부터 쳤다. 우리는 여기서 이틀을 묵을 예정이었다. 하루 12불을 받는 캠핑장은 전기나 식수 등은 제공하지 않았다. 식수는 캠핑장 옆을 지나는 개천에서 구했다. 밧데리 충전은 공원 안내소를 이용했다. 건물 외벽에 컨센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서 노리타란 여성 레인저를 만났다.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다 싶어 혹시 KBS <영상앨범 산>에 나오지 않았느냐 물었더니 그렇다는 것이 아닌가. 예전에 이 프로그램에 출연 제의를 받았는데, 다른 일정과 중복되어 유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가 없었다. 그 때 왔더라면 이 친구와 함께 찍었을텐데 말이다.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사진 설명> 뎀스터 하이웨이를 달리다 툼스톤 주립공원을 알리는 표지판을 만났다. 드디어 우리의 최종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사진 설명> 툼스톤 주립공원 방문자 안내소. 여기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툼스톤에 대한 자부심과 자랑이 대단했다. 방문객에게 야생에서 채집한 재료로 차를 대접하는 것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사진 설명> 툼스톤 주립공원의 독특한 가을색이 우릴 반긴다. 산자락을 덮은 붉은 색조에 반쯤 넋을 잃었다. 이것을 보기 위해 수 천 킬로미터를 달려온 것이 아닌가.

 

 

<사진 설명> 새벽부터 내린 비에 텐트가 젖었다. 비를 맞으며 텐트를 걷고 쉘터로 자리를 옮겼다. 거기서 아침 식사를 하면서 텐트를 말리는 시간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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