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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퍼 겨울 여행 ②] 겨울철 재스퍼(Jasper)

여행을 떠나다 - 캐나다

by 보리올 2013. 8. 1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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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로키의 겨울철 모습은 우리에게 그리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엄청난 추위와 눈만 가득 쌓여 있는 곳이란 선입견 때문에 우리 나라에선 겨울철에 로키를 찾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그 말이 틀리진 않다.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영하 20~30도의 엄청난 추위도 있을 뿐더러 온통 순백의 눈만 펼쳐져 있는 것도 맞는 말이다. 그래서 겨울철에 로키를 찾는 것은 여간한 각오가 아니면 힘들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추위와 강설량을 마다 하지 않고 재스퍼를 찾았다. 재스퍼에서 4 5일간 체류하면서 겨울철에 즐길 수 있는 아웃도어 몇 가지를 골라 직접 체험할 작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스퍼는 몹시 추웠다. 이런 추위 때문에 아무도 오지 않을 것 같았지만 의외로 사람들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추위가 주는 고통보다는 눈과 얼음에서 더 큰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쩌면 그런 사람들은 여름이 오는 것을 그리 반가워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재스퍼는 재스퍼 국립공원 안에 있는 조그만 마을이다. 유명세에 비해선 그리 크지 않다. 상주 인구라고 해 봐야 고작 4,500. 하지만 밴프(Banff)와 더불어 캐나다 로키 관광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연간 2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여길 찾아온다고 한다. 숙박업과 요식업, 여행사, 선물가게 등 모든 사람들이 관광업에 종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밴프에 비해 훨씬 아담하고 호젓해서 더욱 호감이 간다.

 

호텔을 나와 먼저 시내를 둘러보았다. 예쁘게 치장한 가게와 식당, 기차역을 지났다. 어느 학교에서 아이들이 점토로 만든 작품도 보았고, 우리가 묵는 호텔 지하에 있는 야생동물 박제관도 돌아 보았다. 물론 끼니가 되면 현지 식당을 찾아 알버타 쇠고기를 요리한 정찬을 드는 즐거움도 누렸다. 우리 걸음에 여유가 묻어 있어 진짜 슬로 트래블을 하는 것 같았다. 재스퍼의 한적한 시내를 걸으며 겨울철 로키도 의외로 즐길거리가 많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날씨가 춥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오기를 꺼려 했던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겨울철 재스퍼에선 눈과 얼음이 제공하는 온갖 체험이 가능하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좋아하는 사람은 마멋 베이슨(Marmot Basin) 스키장을 찾으면 되고, 크로스 컨트리 스키나 스노슈잉은 눈덮인 호수나 평원 어디에서나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헬기를 이용한 스키나 스노슈잉, 개썰매, 스노모빌(Snowmobile), 스케이트, 아이스워크(Icewalk), 얼음낚시 등도 가능하다. 모험심이 강한 사람이라면 스키나 스노슈즈를 신고 주변에 널려있는 봉우리 정상까지 욕심을 내볼 수도 있고, 빙벽에 붙어 오름짓을 즐기는 아이스 클라이밍에도 도전해 볼만 하다.

 

나에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겨울에는 온천욕을 즐길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재스퍼 인근에 있는 미에트(Miette) 온천은 겨울철에 문을 닫기 때문이다. 접근로에 쌓이는 엄청난 눈을 사람의 힘으로 치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 아쉽다! 하늘에서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날, 뜨거운 온천에 몸을 담그고 머리로는 눈을 맞으며 명상에 잠길 수 있는 그런 낭만이 없어진 것이다. 그렇다고 온천욕을 위해 300km를 달려 밴프까지 갈 수는 없는 일. 그저 호텔에 설치된 핫터브(Hot Tub)에 몸을 담그는 것으로 대신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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