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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퍼 겨울 여행 ⑤] 겨울철 아웃도어; 헬리 스노슈잉(Heli Snowshoeing)

여행을 떠나다 - 캐나다

by 보리올 2013. 8. 1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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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퍼에서의 마지막 아웃도어 체험은 좀 호사스런 것을 택했다. 돈이 좀 든다는 의미다. 헬리콥터를 타고 산 속 깊이 들어가 스노슈즈를 신고 눈 위를 걷기로 한 것이다. 바로 헬리 스노슈잉이라 불리는 액티비티를 말이다. 헬기를 탄다니 다들 흥분된 기색이다. 캐나다 로키는 워낙 산이 깊어 헬기를 이용한 액티비티가 의외로 많다. 헬기를 타고 공중에서 풍경을 감상하는 헬기 투어는 기본이고 헬리 하이킹, 헬리 스킹도 보편적이다. 무거운 짐은 헬기를 이용해 먼저 산장으로 보내고 가볍게 등짐을 꾸려 산 속을 걷는 어느 노부부도 만난 적이 있다.   

 

재스퍼에서 차량을 하루 렌트해 남쪽으로 향했다. 헬기 투어를 포함해 개썰매나 스노모빌같은 액티비티를 운영하는 회사는 국립공원 지역 안에서는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공원 경계선 밖에 위치한다. 우리도 헬기 투어 회사를 찾아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달려 사스캐처원 크로싱에서 좌회전해 로키 마운틴 하우스 쪽으로 향했다. 국립공원 경계를 벗어나자 쉽게 투어 회사를 찾을 수 있었다. 헬기 탑승 시각에 늦지 않기 위해 눈 쌓인 도로를 시속 100km 가까운 속도로 달려와 모두들 가슴을 졸였을 것이다.  

 

헬기 조종에 산행 안내까지 맡는 조종사가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는다. 먼저 면책각서에 서명부터 받는다. 그리곤 저울에 올라 각자의 몸무게를 잰 다음에 헬기에 오를 수 있었다. 헬기는 이륙하자마자 곧바로 산자락으로 들어서 클라인 산(Mt. Cline) 바로 아래 계곡에 내려 앉는다. 불과 10분이나 제대로 비행했을까. 하늘에서 내려다 보던 엄청난 장관이 다시 우리 눈높이로 돌아왔지만 여기서 보는 풍경도 대단했다. 스노슈즈를 신고 눈 위를 걸어 작은 폭포가 있는 지점까지 갔다. 물론 폭포는 꽁꽁 얼어 있었다. 푸른 하늘이 너무 맑아 순백의 눈과 대조가 되었다. 마지막 날에 이렇게 멋진 풍경과 맑은 하늘을 보여주다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산 속에서 여유롭게 눈 위를 거닐었다. 어제처럼 드넓은 설원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고도감이 대단했다. 날씨도 따뜻해 기분 좋은 나른함이 몰려온다. 조종사가 그만 내려 가자고 보챈다. 헬기를 타고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왔다. 재스퍼로 돌아오면서 빙벽 등반을 하고 있는 클라이머들을 보았다. 위핑 월(Weeping Wall)이라 불리는 폭포였는데 겨울에는 모두 얼어 붙어 아주 유명한 빙벽 등반지가 된다. 개미처럼 작게 보이는 그들의 자유로운 영혼이 부러웠다. 소금을 구하러 길가로 나온 빅혼(Bighorn) 한 마리가 우리 길을 막기도 했다. 이 모두 캐나다 로키가 우리에게 주는 보너스가 아닌가 싶었다.

 

이렇게 재스퍼에서 3일이란 시간이 꿈같이 흘러갔다. 캐나다 로키의 겨울철 모습이 내게 처음은 아니었지만, 이번 재스퍼 겨울 여행은 겨울철 로키의 강렬한 잔상을 내 뇌리에 남겨 놓았다. 우리는 그 감동을 가슴에 담은 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아름다운 추억은 이번 여행을 함께 했던 후배나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캐나다 로키에 대한 좋은 기억이 앞으로 자연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여행 요약> 20092 22일부터 2 27일까지 재스퍼(Jasper)를 다녀온 기록을 정리해 보았다. 두 아들과 특별한 체험을 공유하고자 했던 후배는 과거 언론사 카메라맨으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그가 촬영한 동영상 기록을 KBS <세상은 넓다>에 두 편에 걸쳐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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