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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② : 서부 걸프만 해안

여행을 떠나다 - 미국

by 보리올 2013. 2. 1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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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을 출발해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클리어워터(Clearwater) 비치. 이름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좋아 주저없이 방향을 잡았건만 차량 정체가 심해 시간이 무척 많이 걸렸다. 목적지에 도착했더니 온 도시가 차량과 사람들로 넘쳐난다. 이렇게 혼잡한 줄 알았다면 오지 않았을텐데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바로 남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공연히 시간만 낭비한 꼴이다. 잠시 짬을 내 들러볼까 했던 세인트 피터스버그(St. Petersburg)도 그냥 지나쳤다. 이곳이 바로 미 프로야구 소속 탬파 베이 레이스(Tampa Bay Rays)가 연고를 두고 있는 곳인데 말이다.

 

699번 해안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달리다 잠시 트레저 아일랜드(Treasure Island)에 들러 처음으로 하얀 백사장을 걸어 보았다. 어쩜 모래 식깔이 이렇게 하얄 수가 있단 말인가. 모래 알갱이라기보다는 조개 껍질이 많은 것을 보아선 그것이 잘게 쪼개져 백사장을 만들지 않았나 싶다. 여기는 클리어워터에 비해 한적해서 좋았다. 바닷물도 그렇게 차지 않았다. 2월에도 바다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우리 눈에는 마냥 신기하기만 보였다.

 

 

포트 데소토(Fort Desoto) 공원은 일명 애로우 헤드(Arrow Head)라 불린다. 2005년 미국 비치 중에서 최고로 꼽혔다는 노스 비치(North Beach)를 거닐어 보았다. 그 유명세 때문인지 이 작은 공원에 연간 3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다고 한다. 사람을 그리 무서워 하지 않는 새들이 물장난하는 꼬마들 곁에서 여유롭게 물고기를 낚는다. 한가롭게 해변을 거닐거나 수영복 차림에 선탠을 즐기는 사람들,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 이들 모습에서 휴양지다운 여유가 느껴져 우리도 좀 느긋해졌다. 피어(Pier)에 있는 브리지를 걷다가 조그만 돌고래 두 마리가 수면에 얼굴을 내밀었다가 다시 물 속으로 잠수를 한다. 불과 50m 떨어진 곳에서 고래를 볼 수 있다니 이 또한 여간 신기하지 않았다.

 

 

 

 

 

 

 

 

 

바다 위를 길게 연결한 선샤인 스카이웨이 브리지(Sunshine Skyway Bridge)에서 석양을 맞았다. 이는 유로도로로 통행료는 1. 우리가 방금 빠져나온 포트 데소토 공원이 낮게 깔린 햇살 속에 빛나고 있었다. 안나 마리아(Anna Maria)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날이 저물어 버렸다. 해변은 짙은 어둠 속에서 적막함이 흘렀지만, 가끔 산책 나온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그리 쓸쓸하진 않았다. 낮과는 달리 시원해서 좋았다. 생수를 사러 가게에 들렀더니 마침 와인 시음회 행사를 벌이고 있어 공짜로 와인 한 잔을 얻어 마셨다. 사라소타(Sarasota)에서 75번 하이웨이를 타고 남으로 향했다. 호텔을 예약해놓은 포트 마이어스(Fort Myers)까지 내처 달렸다.

 

 

 

 

다음 날, 75번 하이웨이를 빠져나와 마르코 아일랜드(Marco Island)에 잠시 들렀다. 대규모 리조트 시설보다는 깔끔한 개인 주택들이 많아 정감이 갔다. 따뜻한 날씨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겐 노년을 보내기 더 없이 좋은 곳이란 느낌이 들었다. 타미아미(Tamiami) 트레일로 불리는 41번 하이웨이를 타고 동진을 시작했다. 일직선으로 쭉 뻗은 도로를 운전하기가 좀 무료하긴 했지만, 휙휙 스쳐 지나가는 이국적인 풍경과 식생들을 보느라 눈은 그리 심심하지 않았다. 길가 공터에 잠시 차를 세웠더니 미국에서 가장 작은 우체국이라 써놓은 건물이 한 채 있었다. 공간이라야 겨우 한 평 정도나 될까? 빈 건물인 줄 알았는데 그 안에 한 사람이 근무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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