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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서 요트를

여행을 떠나다 - 한국

by 보리올 2014. 7. 13.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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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허패라 불리는 산꾼들이 만든 모임, <침낭과 막걸리>의 장봉도 캠핑 여행에 참석하기 위해 나를 포함해 세 명이 광화문에서 치과병원을 하고 있는 송원장 사무실로 모였다. 대학 시절엔 산에 흠뻑 빠져 살던 이 후배는 요즘 요트에 매료되어 시간이 날 때마다 강이나 바다를 찾는다. 장봉도로 가기엔 너무 이른 시각이었다. 잠시 한강에 나가 요트를 타고 가자는 송원장의 이야기에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뒤를 따랐다. 함께 따라나선 다른 후배는 장갑차처럼 생긴 허머(Hummer) H2 모델을 가지고 나와 나를 기쁘게 했다. 캐나다에서도 쉽게 탈 수 없는 차를 서울에서 타다니 촌사람 출세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산대교와 가양대교 사이에 있는 난지공원에 차를 세웠다. 이 공원 안에는 캠핑장을 조성해 놓아 시민들이 멀리 가지 않고도 야영을 즐길 수 있도록 해놓았다. 한강을 따라 만들어 놓은 자전거도로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우리 옆을 휙휙 지나갔다. 700 요트클럽으로 들어섰다. 전에도 송원장을 따라 한두 번인가 왔던 곳이었다. 안으로 들어가 뭔가 요기할 것이 있는가 물어 보았다. 무슨 덮밥이 나왔고 쭈꾸미와 콩나물을 넣어 볶은 스파게티도 나왔다. 조촐하긴 했지만 허기진 참에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바로 요트에 올랐다. 요트클럽을 출발해 천천히 강으로 나갔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이 적당해 세일링하기엔 좋은 조건이었다. 처음엔 송원장이 키를 잡았지만 강으로 나와선 우리에게 키를 넘긴다. 우린 성산대교와 가양대교 사이에서만 머물렀다. 주변에 지나는 배가 적어 조심할 일도 별로 없었다. 망망대해에서 즐기는 세일링에 비해선 다이나믹한 면이 좀 떨어졌지만 한강은 그래도 강폭이 넓어 그런대로 세일링 분위기가 났다. 기분 좋게 바람을 가르며 여유를 부렸다.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요즘에는 요트가 대중화되어 그런지 이런 요트 선상에서 프로포즈를 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참 좋은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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