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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들다 - 한국

by 보리올 2018. 1. 2.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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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다닐 때 가장 친했던 친구와 둘이서 한라산을 오르기로 했다. 갑자기 농담처럼 툭 던진 말에 의기투합해서 비행기 예약부터 서둘렀다. 학창 시절엔 둘이 어울려 여행도 했건만, 각자 직장을 가진 이후론 서로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 여행은 꿈도 못 꿨다. 한데 직장에서 은퇴를 하는 나이가 되어서야 단둘이 제주도로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오랜만에 친구와 둘이서 한라산을 오른다는 것이 실로 꿈만 같았다. 예전에는 교통비가 만만치 않아 한라산을 오기가 쉽지 않았다. 최근 들어 저가항공사에서 나오는 저렴한 항공권이 있어 교통비 부담을 던 것이 한라산을 쉽게 찾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제주에 먼저 도착한 친구가 호텔을 예약하고 렌터카를 빌려 제주공항으로 픽업을 나왔다. 아침에 차를 몰아 성판악으로 올랐다. 해발 1,950m로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은 지리산, 설악산과 더불어 우리 나라 영산으로 불린다. 제주도 어느 지역에서나 그 자태를 뚜렷이 볼 수가 있다.

 

산행은 성판악에서 시작해 성판악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차를 주차장에 두고 가기 때문에 관음사로 하산하기가 어려웠다. 사람들은 언제나 많았지만 지난 번에 비해선 한산한 편이었다. 급경사가 없는 꾸준한 오르막이 계속되었다. 산죽 사이를 구비구비 돌아가는 길이 내 눈엔 퍽이나 운치가 있었다. 한겨울에 속하는 2월임에도 날씨는 그다지 춥지 않았고 산길에 눈도 많지 않았다. 해발 1,300m를 올라가서야 겨우 눈을 밟을 수 있었다. 산행 거리는 편도 9.6km라 하루 산행으론 적당해 보였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사발면으로 간단히 허기를 달랬다. 12시 이후에는 정상으로 올라가는 것을 통제하는 지점이다. 우린 둘다 잘 걷는 편이라 시간적인 여유가 많았다. 눈 아래 펼쳐지는 오름과 바다를 감상하며 큰 어려움 없이 백록담에 닿았다. 백록담엔 눈이 희끗희끗 보였지만 물은 고여 있지 않았다. 백록담을 내려다보는 감동은 전에 비해 그리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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