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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타이베이 ③ ; 시먼딩과 용산사, 보장암

보리올 2025. 5. 5. 07:16

 

 

서문역에서 나오면 시먼딩(西門町)이 나온다. 붉은 벽돌을 쌓아 지은 서문홍루(西門紅樓)가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왔다. 시먼딩은 서울로 치면 명동에 해당하는 타이베이 제일의 번화가다. 그 이야긴 사람들로 시끄럽고 번잡한 지역이란 의미라 가능하면 피하고 싶었지만, 하필이면 카르푸가 여기에 위치해 서너 번 방문할 수밖에 없었다. 서문홍루 앞에선 가끔 야외 공연도 했다. 백화점에 각종 부티크가 밀집해 있고 일열로 늘어선 가게와 길거리 음식점이 모여 있는 곳이다. 거리로 몰려나온 사람들이 엄청 많았는데, 그 중에는 젋은이들이 유독 많았다. 서둘러 자리를 떴다. 용산사(龍山寺)로 가는 길에 잠시 보피랴오(剝皮寮) 역사거리에 들렀다. 청나라와 일제시대의 거리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18세기에 지어진 건물들을 볼 수 있었다. 건물 외관이 고색창연해서 느낌이 좋았다. 어떤 건물에는 홍등이 걸려 있어 나름 운치를 더했다.

 

용산사는 타이베이의 관광명소답게 관광객과 현지 불자들로 엄청 복잡했다. 1738년에 건립된 사찰로 대만에선 가장 오래된 사원이라고 한다. 당연히 불교 사원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불교뿐만 아니라 도교, 유교 신상도 모시는 좀 특이한 사찰이었다. 사찰 외관도 너무 화려하고 정신 없을 정도로 신상도 많아 오래 머물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 지하철 공관 역에서 보장암(寶藏巖)을 찾아갔다. 보장암 뒤에 국제예술촌이란 수식이 붙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했다. 1940년대 장개석을 따라 대만으로 온 군인들이 모여 살던 허름한 동네였는데, 그 뒤에 예술인들이 들어와 살면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모한 마을이다. 그렇다고 국제예술촌이란 단어를 붙이는 것은 좀 과장되지 않았나 싶고, 그리 인상적인 건물이나 장면도 보이지 않았다. 초입에 위치한 보장암이란 사찰과 퇴락한 마을에 세월을 머금은 건물들, 거기에 가끔 눈에 띄는 벽화가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는 듯했다.  

 

시먼딩 입구에 있는 서문홍루가 사람들을 맞는다.

 

시먼딩은 쇼핑이나 맛집 순례하는 사람들로 꽤나 북적거렸다.

 

보피랴오 역사지구엔 고색창연한 옛 건물이 있어 느낌이 좋았다.

 

타이베이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용산사는 무척 화려한 외관에 인파도 많았다.

 

보장암 초입에 있는 사찰에서 마을 이름을 딴 것으로 보였다.

 

보장암에선 퇴락한 마을 모습과 좁은 골목길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보장암 마을 아래로 수원고속도로와 신점이란 이름을 가진 강이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