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 ④ ; 국부기념관 & 타이베이 101 전망대
이른 아침의 선선한 공기를 마시며 타이베이 101 전망대로 걸어가는 길에 2023년 12월에 개장했다는 타이베이 돔이 먼저 눈에 띄었다. 쇼핑몰과 영화관, 호텔도 있는 복합 돔구장으로 실내 야구장은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 건너편이 바로 중산공원(中山公園)이라 안으로 들어가 산책삼아 좀 걸었다. 정원을 잘 꾸며놓았고 국부기념관(國父記念館) 앞에는 커다란 연못을 조성해 운치를 살렸다. 국부기념관은 대만의 국부로 추앙받는 손문(孫文)을 기리는 곳으로 1972년에 개관하였다. 기념관은 당나라 궁궐 양식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지붕을 온통 노란색 유리타일로 덮은 것이 특이했고, 날렵한 처마 또한 기억에 남았다. 기념관 안에는 전시관, 공연장, 도서관도 있고 손문 선생의 5.8m 높이 동상도 있다고 하지만 마침 보수공사 중이라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매시 정각에 위병 교대식도 있다고 들었다.
타이베이 101은 높이가 508m인 지상 101층의 건물로 2004년 완공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란 명예를 얻었다. 지금은 그 순위가 많이 밀려 세계 11위까지 내려 앉았다. 전망대는 세 군데 있는데, 89층은 실내 전망대, 91층과 101층은 실외 전망대다. 실외 전망대는 날씨에 따라 오픈 여부가 결정된다고 한다. 89층에서 보는 조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 더 올라가지는 않았다. 타이베이 도심을 파노라마로 한 눈에 볼 수 있어 본전 생각은 나지 않았다. 타이베이 101에서 겪은 두 가지 사실이 내겐 꽤 인상적이었다. 매표소가 있는 5층에서 89층까지 겨우 37초 걸린다는 엘리베이터의 속도가 그 중 하나였고, 다른 하나는 태풍과 지진에 대비해 88층에 지름 5.5m, 무게 660톤의 댐퍼(Super Big Wind Damper)가 설치되어 방문객에게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건축학을 전공한 친구는 이 댐퍼를 보곤 감탄사를 연발하며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