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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27 [하와이] 카우아이 ② (2)

 

장닭이 우는 소리에 잠을 깼다. 자리에서 일어나 커튼을 젓히고 밖부터 살펴 보았다. 아닌게 아니라 붉으스름한 동녘 하늘에 조만간 해가 떠오를 것 같았다. 혼자서 해변으로 나섰다. 와일루아(Wailua) 강 주립공원이란 표지판도 있었다. 구름 사이로 해가 솟으며 하루가 시작되었다. 아침을 먹고 와이메아 캐니언(Waimea Canyon)으로 가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주차된 차 위에 올라 우리를 맞는 수탉이 눈에 띄었다. 전날부터 느낀 것인데 카우아이엔 야생닭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섬 전체가 닭으로 넘쳐난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 막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까지 대동한 암탉도 있었다. 우리를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것을 보아선 사람을 무서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주인도 없는 닭들이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는 것을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렇게 야생닭이 많으면 행여 사람 손은 타지 않나 하는 걱정이었다.

 

카우아이는 섬 전체가 가파른 산세와 숲으로 이루어져 정원같은 느낌이 많이 났다. 그래서 카우아이의 별명이 가든 아일랜드(Garden Island), 즉 정원의 섬이라 했는 모양이었다. 예상보다 자연 경관이 뛰어났다.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지형이 오랜 기간에 걸쳐 바람에 풍화되고 빗물에 침식되면서 무척 아름다운 풍경으로 변모한 것이다. 카우아이의 면적은 제주도의 80% 정도 되지만 인구는 10%도 되지 않는다. 해안선을 따라 사람들이 모여살며 개발이 좀 되었을 뿐, 나머지 지역은 아직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외지에서 오는 관광객 덕분에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섬을 한 바퀴 도는 일주도로도 닦아놓지 않았다. 물론 산을 깎거나 터널을 내야하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는 똥배짱에 힘찬 박수를 보냈다.

 

해안길을 달리다가 우회전해서 산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와이메아 캐니언 전망대로 가는 길이다. 카우아이에 오는 사람치고 여기를 건너뛰는 사람은 없으리라. 헬리콥터나 배를 타고 이곳을 둘러보라는 선전 문구가 떠올랐다. 차로 이동하면서 경치를 둘러 보면 20%밖에 볼 수 없다는 글귀였다. 그런 문구에 낚이면 안된다 생각하면서도 다음엔 하늘 위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빌었다. 전망대에 이르지 않았는데도 주변 경관이 장난이 아니었다. 아래론 넓은 계곡이 펼쳐졌고 길가엔 붉디붉은 흙이 깎여 새로운 물길을 내고 있었다. 앞으로 나타날 풍경에 점점 기대가 커졌다.

 

 

 

 

(사진) 와일루아 강 주립공원에서 맞은 일출. 야자수를 배경으로 떠오르는 태양과 노을이 인상적이었다.

 

 

 

 

(사진) 카우아이에서 만난 야생닭들. 사람을 그리 무서워하지 않았다.  

 

(사진) 와이메아 캐니언으로 가는 길에 커피 한잔 하기 위해 잠시 멈추었다.

 

 

 

 

 

 

(사진) 본격적으로 와이메아 캐니언이 시작되기 전부터 산아래 계곡의 경관이 심상치 않았다.

 

 

 

(사진) 붉은 속살을 가진 맨땅이 그대로 드러났다. 물줄기 하나가 그 위에서 길을 만들고 있었다.

 

(사진) 캐내디언 구스의 한 종류가 하와이에 눌러앉아 하와이 주조(州鳥)인 네네(Nene)가 되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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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ustin 2016.06.25 18: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야생닭이 많은가보네요? 치킨 사랑하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살았으면 금방 사라졌을지도 모르겠네요. 개발도 팍팍 진행됬겠죠?

    • 보리올 2016.06.26 02: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야생닭은 활동량이 많아 살이 무척 질길 것이므로 프라이드나 양념치킨에는 안 어울릴 것 같구나. 언젠가 일본 유명 식당에서 먹었던 투계가 생각나는구나. 닭고기로 사시미도 뜨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