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티톤 국립공원'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3.06.11 와이오밍 ⑦ ;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 - 1
  2. 2013.06.06 와이오밍 ② ; 옐로스톤 국립공원 - 1 (2)

 

그랜드 티톤(Grand Teton) 국립공원은 옐로스톤과 거의 붙어 있는 형상이다. 그래서 입장료를 합쳐 받는 모양이었다. 빼곡한 소나무 숲이 하늘을 모두 가렸다 생각했는데 도로를 따라 일직선으로 하늘이 조금 뚫려 있었다. 차량도 없어 도로는 한산했다. 도로 끝으로 하얀 눈을 이고 있는 봉우리들이 조금씩 보이더니 갑자기 우리 눈 앞에 티톤 레인지(Teton Range)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늘로 치솟은 봉우리와 그 앞을 유유히 흐르는 스네이크(Snake) , 그리고 드넓은 잭슨(Jackson) 호수가 어울려 완연한 초가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은 미국 로키 산맥에선 아마 가장 아름다운 산세를 자랑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의 대표적 부호였던 록펠러(John Rockefeller)가 이곳 경치에 반해 땅을 구입했다가 연방 정부에 기증해 국립공원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한다. 대평원이 펼쳐지는 지점에 4,000m 높이의 험준한 산악지형이 우뚝 서있으니 처음 이를 보는 사람은 얼마나 감격스러웠을까. 원래 티톤이란 말은 불어로 여성의 가슴을 의미한다고 한다. 산세가 봉긋하다는 의미로 1800년대 프랑스 모피상들에 의해 쓰였다던데 저렇게 톱날처럼 뾰족한 산봉우리에 왜 그런 이름을 붙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산세를 너무나 많이 보아온 나로선 여기보다는 캐나다 로키에 더 후한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다. 그랜드 티톤은 캐나다 로키의 아주 작은 부분을 가져다 놓은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이 칭찬하는 만큼 나에겐 그런 큰 감흥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이곳에 온 것을 후회할 정도는 아니었다. 스네이크 강을 사이에 두고 그랜드 티톤의 아름다운 자태를 즐거운 마음으로 올려다 보았고 그것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다. 짧은 트레일이라도 하나 정도는 직접 걷고 싶었지만 집사람 컨디션이 좋지 않아 다음 기회로 미뤘다.

 

티톤 레인지에서 가장 두드러져 보이는 산은 단연 그랜드 티톤이었다. 해발 4,199m에 이르는 험봉으로 이 산맥에서는 가장 높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모런 산(Mt. Moran, 해발 3,842m)도 확연히 구분되는 봉우리 중 하나였다. 스네이크 강과 계곡, 그리고 그 뒤에 버티고 있는 봉우리들이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해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혹시 1953년에 제작된 조지 스티븐스(George Stevens) 감독의 서부영화 <셰인(Shane)>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앨런 래드(Alan Ladd)가 주연을 맡은 정통 서부극이었다. 영화 배경으로 빼어난 목가적 풍경을 묘사했는데 그 영화 로케이션이 바로 여기였다.

 

 

 

 

이 지역을 흔히 잭슨 홀(Jackson Hole)이라 부른다. 19세기 비버 사냥꾼였던 데이비드 에드워드 잭슨(David Edward Jackson)의 이름에서 따왔다. 여기에 있는 티톤 빌리지 리조트(Teton Village Resort)는 연간 강설량이 11.7m에 이르는 스키, 스노보드의 천국이라 하지만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정치인들의 정상회담도 자주 열린다 한다. 시그널 마운틴(Signal Mountain)은 높지 않은 봉우리 정상인데 잭슨 홀을 한 눈에 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차로 올라갈 수 있는 전망대라 쉽게 오르긴 했지만 마음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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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블스 타워를 떠나 옐로스톤(Yellowstone)으로 향했다. 90번 하이웨이를 타고 질레트(Gillette)을 거쳐 버펄로(Buffalo)에 도착해 16번 하이웨이로 바꿔 타고는 코디(Cody)로 향했다. 하루 종일 운전만 한 날이었다. 햇살은 뜨거운데 공기는 서늘했다. 운전을 하면서 바라본 와이이밍은 광대한 대평원이었다. 지평선을 경계로 두 가지 색이 뚜렷이 대비가 되었다. 이 세상에 오직 푸른 하늘과 누런 들판만 있는 듯 했다. 낮은 구릉 사이를 똑바로 뚫린 고속도로가 지난다. 가끔 목장만 하나씩 나타나 이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란 냄새를 풍겼다. 무척 심심한 풍경인데 나름 묘한 매력이 있었다.

 

 

 

옐로스톤에 가까이 다가가서야 눈 덮인 산봉우리도, 굽이치는 강물도 나타나고 코디같은 제법 큰 도시도 나타났다. 코디는 서부 개척 시대의 전설적 인물 빌 코디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역사가 있는 도시였지만 그냥 지나쳤다. 치프 조셉 시닉 하이웨이(Chief Joseph Scenic Highway)라는 도로를 타고 주 경계선을 넘어 몬태나(Montana) 주로 들어갔다. 쿡 시티(Cooke City)란 작은 마을의 모텔에 들었다. 모텔과 식당, 주유소만 있는 산속 마을인데 빈방을 구하기 힘들었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서 옐로스톤 국립공원으로 진입했다. 그랜드 티톤(Grand Teton) 국립공원과 묶어서 입장료 25불을 받는다. 그랜드 티톤을 가지 않는 사람은 좀 억울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주도 5배 크기인 9천 평방킬로미터 면적의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대부분 와이오밍 주에 있지만 그 일부가 몬태나 주와 아이다호 주에도 걸쳐 있다.

 

옐로스톤으로 들어서 가장 먼저 마주친 동물은 그라우스(Grouse) 새끼들이었다. 우리는 그라우스를 산닭이라 부른다. 어찌 보면 꿩하고 비슷하게 생겼다. 그런데 이 녀석들은 어미도 없이 아스팔트 길을 용감하게 건너고 있었다. 강을 따라 난 길을 운전하는데 야생동물을 관찰하는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뭔가를 열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우리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처음에는 영화를 촬영하는줄 알았다. 그들이 설치해놓은 망원경이나 촬영장비가 대단했다.

 

강가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버펄로 떼가 나타났다. 그 뒤로 버펄로 떼는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었다. 무리를 지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모습에서 평화가 느껴졌다. 수세기 전만 해도 6천만 마리의 버펄로가 북미 대륙 들판을 누볐지만 19세기 들어 사람들의 마구잡이 총질에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다. 이제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이 된 것이다. 그래서 국가가 나서 정책적으로 보존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공원 당국에서 버펄로 떼를 건강하게 키우려고 천적인 늑대를 캐나다에서 수입해 뿌려놓은 것이다. 늑대 공격에 열심히 도망을 다녀야 버펄로가 건강해진다는 자연의 논리에 따른 것이다. 대단히 현명한 처사였다고 박수를 보내고 싶다.

 

 

 

 

 

타워 폭포를 먼저 들렀다. 기대를 하고 갔건만 전망대에서 나무 사이로 쳐다본 폭포가 전부였다. 가까이 다가갈 수도 없었다. 낙차가 크거나 수량이 엄청나지도 않았다. 이런 평범한 폭포보다는 옐로스톤 강이 만든 계곡에 더 관심이 갔다. 집사람을 폭포 전망대에 두고 뛰듯이 강가로 내려갔다. 강물에 손을 담갔다. 뜨거운 온천수가 흐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여느 계곡물처럼 맑고 차가웠다. 오랜 세월 강물에 침식된 계곡이 아름다웠다.

 

 

 

 

매머스 온천(Mammoth Hot Springs)은 우리에게 처음으로 옐로스톤의 화산 활동을 보여주었다. 온천에 함유된 유황이 오랜 세월 바위에 덧칠을 해서 노란색을 띠는 계단식 테라스를 이뤘다. 테라스는 생김도 다양했고 색깔 또한 다채로웠다. 노란색만 있다고 했다간 큰코 다칠 일이었다. 판자길을 따라 한 바퀴 돌면서 벌써부터 자연의 경이에 입이 벌어졌다. 특히, 소금처럼 생긴 하얀 석회암 결정 위에 나무 몇 그루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모습은 실로 경탄할만 했다. 비록 죽은 나무처럼 생기는 없었지만 말이다. 코를 자극하는 유황 냄새는 그런대로 참을만 했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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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가진 2013.06.07 09: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의 아기자기한 자연이 멋있고 풍치가 있듯이 미국이나 러시아의 엄청난 스케일의 대자연을 볼 때에도 자연의 위대한 색다른 모습에 감탄하게 됩니다.
    근데, 글 중에도 적어주셨지만 내셔널지오그래픽같은데서 옐로스톤 국립공원 전체가 거대한 화산이란 프로를 보고 옐로스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아름다움에 대한 경탄과 함께 살짝 쫄기도(?) 합니다. ㅎㅎ
    일반 화산은 그냥 폭죽수준... ㅎㄷㄷ

    미국의 자연에 관련된 블로그를 볼 때 마다 영화 <살인의 추억>의 송강호님의 대사 " 땅덩어리가 어마어마하거든!"이 항상 생각납니다.
    올려주신 글 잘 보았습니다.

    여행을 좋아하신다니, 또 이렇게 다니시니 부럽습니다. ^^

  2. 보리올 2013.06.07 14: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가진님도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인 모양입니다. 한국은 한국대로 아름답고 수려한 반면, 땅덩이가 큰 나라는 그 나름대로 볼거리가 많더군요. 옐로스톤의 변화무쌍한 화산 지형은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꼭 한번 다녀가실 기회가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