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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05 마칼루 하이 베이스 캠프 <4>

 

텐트를 두드리는 빗소리에 잠을 깼다. 오늘은 출발부터 비를 맞으며 운행을 해야 할 판. 근데 어째 밖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포터들 일부가 웃돈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인 것이다. 이 친구들 한 대장을 잘못 봤지. 가만히 앉아서 일방적으로 당할 한 대장이 아니었다. 그 친구들을 정리하고 마을에서 포터를 새로 고용해 짐을 배분했다. 그 때문에 출발이 한 시간이나 늦어졌다. 도마 자매도 우리에게 팔 물건을 한 짐 챙겨들고 우리가 묵을 콩마(Khongma)로 출발을 했다. 콩마에도 매점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타시가온을 출발해 한 시간쯤 걸었을까, 종아리 부근이 간지러워 바지를 들쳤더니 거머리 한 마리가 내 피를 포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남들 이야기만 무용담처럼 듣다가 내가 직접 당한 것이다. 몸이 통통해진 녀석을 뜯어내 풀숲으로 버렸다. 이 구간에서 거머리에 물린 사람들이 많았다. 어떤 양반은 거머리가 허리쪽으로 들어가 텐트 안에서 옷을 갈아입을 때야 발견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 헌혈했기에 상처도 나보다 깊었다. 헌데 역설적이게도 거머리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청정지역이라니 거머리에게 화를 내지 않기로 했다.

        

경사가 급하진 않았지만 끊임없는 오르막 일색이라 꽤나 힘이 들었다. 다라 카르카 부근에서 왼쪽 귀가 뻥 뚫리는 경험을 했다. 고도계를 보니 2,484m. 고산병에 주의하란 신호인가? 부쩍 랄리구라스가 많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네팔 국화(國花)로 유명한 꽃이다. 랄리구라스는 빨간색 한 가지인줄 알았는데, 분홍색도 있고 흰색도 있었다. 해발 3,000m를 넘기면서 눈과 운무, 야생화가 어우러진 이국적 풍경도 만났다. 고소 적응을 걱정해야 하는 높이인만큼 50보 걷고 숨고르기를 하며 천천히 걸었다. 일행들은 앞서 잘도 걷는다.

 

오늘도 징한 하루였다. 고도를 1,400m나 올리는 것도 그랬고 하루 종일 비를 맞으며 걷는 것도 그랬다. 마지막 400~500m를 올리는 구간은 가파른 설사면을 기어 올라야 했다. 눈에 신발이 빠지며 양말은 젖고 있었다. 가끔 비구름이 걷히며 환상적인 장면을 살짝 보여주며 우리의 노고를 위로했다. 드디어 콩마에 도착했다. 콩마의 해발 고도는 3,530m라 보온에 신경을 써야 했다. 우모복도 입고 고소모까지 챙겨 썼다. 위에 텐트를 쳤다. 벌써부터 고소 증세로 고통을 호소하는 대원들이 나타났다. 음식을 먹지 못하고 토하기까지 한다.

 

콩마엔 허름한 헛간같은 건물이 있었고 도마 자매가 그 안에서 물건을 진열해 놓고 우리를 맞았다. 무거운 병맥주까지 들고 왔다. 내일도 우리 야영지까지 간단다. 한 마디로 대목을 맞은 것이다. 저녁을 먹고 요리사인 템바와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친구는 카트만두에선 주먹으로 유명한데, 한식당 주방에서 요리를 배워 이렇게 원정대를 따라 다니게 되었단다. , 그래서 현지인들이 이 친구에게 꼼짝 못한 모양이다. 템바 왈, 마칼루 코스가 마나슬루보다 세 배는 힘들다고 했다. 언제 마칼루를 다녀왔냐고 물었더니 이번이 초행이란다. ?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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