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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6.02 [사스캐처원] 사이프러스 힐스(Cypress Hills) (2)

 

아침에 모텔을 나서는데 눈이 내린다. 4월 말인데도 눈이 내리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조금 있으니 눈발이 비로 변했다. 변덕스런 날씨가 계속된다. 대평원 지역, 즉 프레리(Prairie)를 지나면서 참으로 심심한 풍경이 연이어 펼쳐졌다. 일망무제의 평지이거나 얕은 구릉이 펼쳐지고 그 위엔 누런 풀들이 자라고 있었다. 땅은 이상하게도 검은색을 띄고 있었다. 운전도 지루하긴 마찬가지였다. 크루즈 기능을 세팅하곤 그냥 달렸다. 핸들조차 돌릴 필요도 없었다. 똑바른 길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풍경에 변화를 주는 것이라면 메뚜기처럼 열심히 방아찧기를 하며 기름을 캐는 그래스호퍼(Grasshopper)의 움직임이 전부라고나 할까.  

 

알버타 주 12번 도로를 타고 가다 갑자기 사스캐처원 주 51번 도로로 바뀌었다. 어느 새 주 경계선을 넘은 것이다. 풍경에는 전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사스캐처원으로 들어오니 도로 상태가 엉망이란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아스팔트가 파여나간 곳을 자갈로 메운 곳도 여러 군데 있었다. 부유한 주와 가난한 주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317번 도로를 달리며 그것을 더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포장을 하지 못한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도로가 완전 진흙탕이라 차가 지그재그로 미끄러지기를 수 차례. 기름을 실어나르는 유조차가 지나가면 엄청난 흙탕물을 뿌려 순간적으로 시야를 가리기도 했다. 도로는 유정을 따라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데 이정표도 없어 길을 찾는데 엄청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다.

 

마렝고(Marengo)에 도착해 정신을 가다듬고 7번 도로로 들어서니 여긴 아스팔트 길이다. 메이플 크릭(maple Creek)을 지나 사이프러스 힐스 주립공원으로 들어섰다. 이 공원은 사실 알버타 주와 사스캐처원 주에 걸쳐 있다. 알버타에 있는 블럭은 다음에 보기로 하고 사스캐처원에 있는 중앙 블럭(Center Block)만 들렀다. 사이프러스 힐스는 과거 술 밀거래꾼들이 원주민 부락을 습격해 부녀자와 아이들을 학살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노스웨스트 기마경찰이 창설되었고, 이것이 오늘날 연방경찰(RCMP)로 발전한 것이다. 사람도 없고 공원내 시설도 대부분 닫혀 있었다. 공연히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발 1,275m에 있는 전망대를 올랐건만 비구름에 모든 것이 가려버렸다. 한 마디로 완벽하게 헛걸음을 한 것이다.

 

공원을 빠져나오다 포트 월시(Fort Walsh)로 가는 221번 도로가 보여 들어섰다가 또 한번 수난을 겪어야 했다. 포장도로가 곧 임도 수준의 비포장으로 바뀌더니 겨우내 얼었던 도로가 비에 녹으면서 엄청 미끄러운 것이 아닌가. 여기서 되돌아설까 여러 번 망설였지만 차를 돌릴 공간도 없었다. 결국 차가 미끄러지며 앞바퀴가 길옆 수렁에 빠져 버렸다. 핸드폰도 불통 지역이었고 이 길은 차가 다닌 흔적조차 없었다. 꼼짝없이 오지에 갇히고 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시동을 끄고 먼저 마음을 가라앉혔다. 심호흡과 함께 다시 시동을 켜고 차를 조금씩 앞뒤로 움직이며 20여 분만에 간신히 수렁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차를 돌릴만한 공간이 없어 수백 미터를 후진해서 겨우 자갈길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원래는 사스캐처원에서 하룻밤을 묵을 예정이었지만 머릿속엔 빨리 사스캐처원을 떠나잔 생각밖에 없었다. 미끄러운 317번 도로에서 흙탕물을 몇 차례 뒤집어쓰고 221번 도로에서는 차가 수렁에 빠져 마음고생까지 하다 보니 사스캐처원에 대한 인상이 많이 흐려졌다. 시골 도로까지 모두 포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긴 하겠지만 겨울이 끝나는 해빙기에는 무슨 대책이 필요하겠단 생각도 들었다. 메이플 크릭에서 주유를 하곤 1번 하이웨이로 올라탔다. 편도 2차선의 고속도로가 이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다. 알버타 주로 향하는 길에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겨우내 얼었던 도로가 녹기 시작했다.몇 차례 진흙탕을 뒤집어쓰며 미끄러운 317번 도로를 달려야 했다.

 

 

 

 

 

 

 

사스캐처원의 시골 풍경. 프레리라 불리는 대평원 지역이 펼쳐져 퍽이나 단조로운 풍경이 계속되었다.

 

 

인구 450명을 가진 이토니아(Eatonia)란 마을을 지나치며 사스캐처원의 마을 하나를 스케치하였다.

농업이 주종인 조그만 마을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비구름이 가득한 가운데 사이프러스 힐스 주립공원에 닿았다. 중앙 블럭은 알버타에 있는 사이프러스 힐스나

사스캐처원의 웨스트 블럭에 비해선 무척 작은 지역이었지만 야외 활동을 즐기기엔 적당해 보였다.

 

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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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시카 2014.06.04 07: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것이 캐나다 히스토리 교과서에서만 듣던 끝도 없이 펼쳐진 Canadian Prairies군요... 갑자기 고딩시절 소셜스터디 반이 기억이나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