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이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EBC)까지 가지는 못하더라도 여기 고락셉까지 온 것만 하더라도 대단한 기록이라 생각한다. 히말라야가 초행인 사람들이 많았는데도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여기까지 오지 않았던가. 고락셉도 해발 5,140m의 고지에 있으니 말이다. 그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고락셉에서 전체 인원을 세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운행하기로 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세 명은 말을 이용해 로부체로 이동해 헬기로 하산하고, 다른 한 그룹은 걸어서 페리체로 바로 하산하기로 했다. 컨디션이 좋은 그룹은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를 갔다가 페리체로 내려가기로 했다. 나는 당연히 베이스 캠프에 오르는 9명에 속했다.     

 

쿰부 빙하엔 찬 바람이 씽씽 불어오고 그늘에는 냉기가 가득했다. 해가 뜨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난 추위에 대한 준비가 그리 좋지 않았다. 너무 이른 아침이라 열심히 걸어도 추위를 쉽게 떨칠 수가 없었다. 병미가 촬영을 부탁한 캠코더는 2~3분만에 밧데리가 없다고 경고등이 들어온다. 모두 날씨가 추워서 그런 것이다. 몸이 힘들다고, 호흡이 가프다고 한가롭게 쉴 수가 없었다. 계속 움직이면서 몸의 열기로 추위를 버티는 수밖에.  

 

드디어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5,364m) 도착했다. 카트만두를 출발한지 8일만이다. 여기가 세계 최고봉을 오르는 기점이라니 신기하기도 했다. 얼마나 많은 원정대가 여기서 환호하고 탄식을 내뱉었을까. 그들의 함성이,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베이스 캠프에 진을 친 원정대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제 동계 시즌으로 들어갔으니 다들 철수를 한 모양이다. 해가 눕체 위로 불쑥 솟아 올랐다.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여전히 싸늘했지만 햇살에 담긴 온기가 퍼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기탁 형님은 이 따스한 햇빛을 온몸으로 받으며 지옥에서 천당으로 옮겨 간 기분이라 표현을 했다.

 

에베레스트는 정작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에선 볼 수가 없다. 에베레스트로 오르는 아이스폴 지대 뒤로 보이는 봉우리는 에베레스트 서봉이다. 베이스 캠프를 돌아다니며 빙하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살아 움직이는 빙하는 매매일 모양새를 바꾸며 이동을 한다. 배낭에 넣어온 프래카드를 꺼내 들고 기념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빙하에 취한 몇 명은 아이스폴 지대까지 접근하는 바람에 모두가 함께 찍을 수는 없었다. 하산길에 다시 찍기로 했다.  

 

고락셉에 도착하니 정오가 되었다. 베이스 캠프까지 왕복하는데 5시간 조금 덜 걸렸다. 찐감자로 간단히 요기를 했다. 이제 페리체로 본격 하산하는 일만 남았다. 이틀에 걸쳐 오른 거리를 서너 시간에 내려가게 된다. 고소에서는 산을 오르는 일과 내려가는 일이 이렇게 차이가 난다. 후미에 서서 기탁 형님과 사카이 다니씨를 모시고 걸었다. 하산길에도 먼지가 많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번 트레킹에서 가장 큰 적은 고산병도, 추위도 아닌 먼지였다. 날이 건조해 대지가 바싹 말라 있기 때문에 앞사람이 걸어가는 뒤를 따르다 보면 엄청난 먼지를 마신다. 눈이 쌓여 있어야할 산길에 눈이 사라진 탓이다

 

로부체에서 볶음밥으로 요기를 했다. 무척 허기지던 차에 다행이었다. 먼저 하산한 일행들이 헬기로 후송되었는지 로지 주인에게 물었다. 누가 탔는지는 모르지만 헬기가 두 번이나 내려 앉았다고 한다. 헬기가 두 번 왔다면 우리 일행을 태우고 간 것은 확인된 셈이다. 우리만 빨리 페리체로 내려가면 된다. 투크라 로지에서 병현이와 광식이를 먼저 출발시켰다. 둘다 발걸음이 빠르니 먼저 내려가 기다리는 일행들을 안심시키라 했다.

 

가파른 경사를 내려서니 평탄한 강변길이 나타났다. 어둠이 내려 앉아 헤드램프를 꺼내 불을 밝혔다. 페리체에서 몇몇 젊은 친구들이 마중을 나왔다. 우리 배낭을 건내주고 함께 밤길을 걸었다. 히말라야 호텔 밖으로 일행들이 모두 나와 박수로 우릴 맞는다.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를 다녀온 우리가 마치 개선장군같아 보였다. 기분이 좋았다. 저녁 식사 후에 봉주 형님이 맥주를 돌렸다. 얼마나 먼지를 마셨는지 목이 칼칼하고 콧물도 나온다. 맥주를 마신 취기 핑계 삼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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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이 많은 사람들에게 고비였던 모양이었다. 하긴 해발 5,000m 가까운 지점에서 하룻밤을 잤으니 몸이 이 고도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몇 명이 구토를 했다 하고 많은 사람이 약한 고소 증세를 보이는 것 같았다. 이러다가 하산조를 하나 꾸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순간적인 고민도 있었다. 하지만 어제 협의된 대로 일단 고락셉까지는 모두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 다행히 먼저 하산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정모는 우리 팀웍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한다.

 

아침 식사에 우럭젓국이 나왔다. 가뜩이나 식욕이 떨어진 대원들로부터 엄청난 환영을 받았다. 예전에 백두대간 종주할 때나 <침낭과 막걸리>의 비박 모임이면 어김없이 서산 광식이 내외가 준비해 왔던 메뉴라 우리 입맛에 친숙하기도 했다. 짭짤한 국물이 오히려 식욕을 돋구는 것 같았다. 이번에도 광식 내외가 30인분의 우럭젓국을 준비해오는 정성을 보였다.  

 

쿰부 빙하를 따라 고락셉으로 오르는 길은 무척 지루하고 힘든 여정이었다. 다리는 무거운데 가도가도 끝이 없어 보였다. 빙하가 만든 모레인 지역도 황량하긴 마찬가지. 너무 삭막한 풍경에 약간 실망스럽기도 했다. 눈 앞에 버티고 선 설산들도 꽤나 위압적으로 다가왔다. 고도를 5,000m로 올라서면서 걷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나도 머리가 띵해지며 다리에서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50보 걷고는 그 자리에 서서 여러 차례 심호흡을 하는 방식으로 고소 증세에 대항을 했다. 크게 속도가 나진 않았지만 그리 심한 고산병도 없었고 딱히 어디가 고통스럽지도 않았다.

 

뒤따른던 정원이가 컨디션 난조로 돌아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힘들어 해서 페리체로 돌아가 있으라 했단다. 하지만 아래로 먼저 내려간다던 정원이가 다시 발길을 돌려 올라온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첫 히말라야 도전에 지친 심신을 다시 싸잡은 모양이었다. 그 용기 참으로 가상했다.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걸어 고락셉 로지에 도착, 짐을 풀었다.

 

각자의 컨디션에 따라 칼라파타르(5,550m)에 오르기로 했다. 일찍 도착한 다섯 명은 이미 칼라파타르로 출발했단다. 오후 2시에 나도 그들 뒤를 따랐다. 에베레스트 정상을 온전히 보려면 칼라파타르를 올라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왜냐 하면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에선 에베레스트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고도를 높일수록 설산 뒤에 숨은 검은 암봉 에베레스트가 자태를 드러낸다.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봉우리를 이렇게 지척에서 볼 수 있다니이 감격을 뭐라 해야 하나.

 

중간쯤 올랐을까, 먼저 오른 다섯 명이 내려오고 있었다. 세계의 지붕이라는 곳에서 걸음을 빨리 할 필요는 없었다. 쉬엄쉬엄 칼라파타르로 오르며 해질녁의 설산 풍경에 완전히 매료가 되었다. 사카이 다니씨도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에베레스트를 감싼 일련의 산군들이 위용을 자랑하며 우리 앞에 나타났다. 풀모리와 창제, 에베레스트 서봉, 에베레스트, 눕체 등이 우리 눈 앞에 펼쳐진 것이다. 우리가 보려던 것이 바로 이 광경 아닌가. 감격도 잠시.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고 바람도 거세져 하산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저녁 식사를 하러 오지 않는 사람이 늘어났다. 허 대장을 비롯해 두 명의 여성 대원의 상태가 특히 좋지 않았다. 이런 사람을 위해 PAC(Potable Altitude Chamber)라 불리는 감호백을 가져왔다. 이 속에 사람을 넣고 가압을 해서 기압이 높은 지대에 있는 것처럼 만드는 것이다. 세 명을 차례로 시도해 보았지만 상태가 그리 좋아지진 않았다. 오늘 밤을 지켜보고 그래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내일 아침 말을 타고 로부체로 먼저 하산시키기로 했다. 로부체까진 말 한 마리에 200불을 달라고 한다. 원가도 크게 들지 않는 괜찮은 장사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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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7.31 09: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발 밑에 있는 돌멩이 하나하나 신경쓰면서 걷자면 무상무념 구도의 길이 될것 같아요...^^

  2. 보리올 2013.07.31 1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념무상 구도의 길이라... 꿈보다 해몽이 더 좋습니다. 솔직히 너무 힘이 들어 아무 생각이 없으니 무념무상의 경지라고 해도 좋을 것 같네요. 한 번 구도의 길 떠나 보시죠.

 

호텔 밖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느낌에 잠을 깼다. 간밤에 엉뚱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우리 짐을 나르던 야크 여덟 마리가 밤새 어디론가 도망을 쳤다고 한다. 로부체로 도망을 간 것 같다고 몰이꾼이 그 방향으로 쫓아간 사이 우리 팀의 사다인 옹추가 짐을 지키는 묘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별난 일이 다 벌어진다 싶었다. 단조로운 트레킹에 변화를 주려는 야크의 충정으로 여기기로 했다.  

  

페리체를 출발해 계곡을 따라 완만한 경사를 치고 올랐다. 오늘은 고도 700m를 올려 해발 4,900m까지 오르니 다들 긴장이 되는 하루리라. 얕은 개울을 건널 때는 살얼음 위를 조심조심 건너야 했다. 11월 말이면 얼음이 꽁꽁 얼어붙어야 하는 것 아닌가. 더구나 산길에도 눈을 전혀 볼 수가 없으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눈과 얼음이 없는 초겨울의 히말라야를 어찌 상상할 수 있을까? 여기도 지구 온난화는 피해갈 수가 없는 모양이다.

 

어제 저녁까지는 식사를 거르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정모는 우리의 팀웍을 무척 부러워했다. 30여 명 일행 중에 아직까지 고산병으로 뻗은 사람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오늘 구간에선 고도를 높일수록 힘에 겨워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늘이 고비다. 조금만 더 힘내라 서로를 격려하면서 이 난관을 헤쳐나가는 수밖에.

 

세 시간을 꾸준히 오른 다음에 투크라(Thukla, 4620m)에 도착해 휴식을 취했다. 오늘은 유독 문경 형수와 진원 부부가 힘들어 한다. 투크라 로지에선 촐라체가 바로 코앞에 우뚝 버티고 있다. 우직한 성격의 경상도 산사나이, 박정헌 대장이 올랐던 등반 루트를 어림짐작으로 더듬어 보았다. <>이란 책에서 생사의 기로에 섰던 원정 기록을 읽었는데 그 현장에 내가 서 있다니 이 감격을 뭐라 표현할까.

 

투크라에서 세르파 무덤에 이르는 오르막에서 대부분 녹초가 되었다.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점점 넓어진다. 세르파 무덤엔 여기저기 탑이 세워져 있어 산에서 죽어간 영혼들을 기리고 있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산에서 유명을 달리한 현장을 보니 마음이 짠해졌다. 죽음을 돈과 명예로 바꿀 수는 없을텐데고도를 높이면서 다리가 풀리고 때론 구토까지 하는 사람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팀닥터 기탁 형님의 손길이 무척 바빠졌다.

 

쿰부 빙하 하단에 해당하는 모레인 지역을 따라 걸었다. 돌과 모래로 덮여 있어 빙하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그저 돌이 많은 너덜지대라고나 할까. 로부체의 칼라파타르 로지에 들었다. 로지 앞으로 메라 피크(Mehra Peak, 5820m)가 자리잡고 있었고, 그 왼쪽엔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는 눕체가 버티고 있어 감탄이 절로 나왔다. 아직 에베레스트와 로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원래 주인공은 늘 뒤에 나오는 법 아닌가?

 

아직까진 큰 사고없이 어려움을 헤쳐 나왔다. 인원이 많음에도 특유의 팀웍으로 힘든 상황을 잘 이겨내고 있었다. 팀에 흐르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한 몫을 했다. 허 대장의 은근한 카리스마가 작용한 탓일 게다. 저녁 식사 전에 대원들이 모여 일정을 협의했다. 고락셉(Gorakshep)까진 모두가 함께 운행을 하고, 내일 오후 칼라파타르(Kala Patthar)와 모레 오전에 갈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EBC)는 각자의 컨디션에 따라 다녀오기로 했다.

 

칼라파타르 로지는 지금까지 묵었던 로지에 비해 시설이 형편 없었다. 아예 밖에서 비박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생수 한 병에도 280루피를 달란다. 산 아래에 비해선 거의 7배 수준이다. 야크 똥을 태우는 난로 주변에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소에서의 잠은 꼭 환각 상태와 비슷해 별 희한한 꿈을 꾸게 된다. 그것이 싫어 가능하면 늦게 자려고 일부러 밤늦게까지 버틴다. 열심히 야크 똥을 난로에 부었다. 이 야크 똥도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똥도 돈을 주고 사야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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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07.30 16: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웅장한 에베레스트를 보니 벤쿠버 주위의 산이 귀엽게 보이네요...실제 눈으로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상상도 할 수가 없습니다.ㅠㅠ 맥주값은 고도와 비례해서 올라간다 하셨지요...그럼 물값도 마찬가지...^^

  2. 보리올 2013.07.30 23: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히말라야의 산들, 그 중에서 에베레스트의 위용은 대단합니다. 무척 위압적이라고 할까요. 열심히 운동하시고 체력 키우셔서 직접 한번 가보세요.

 

고소 적응을 위해 남체에서 하루 쉬기로 했다. 그렇다고 그냥 로지에 머무르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에베레스트 뷰 호텔을 지나 쿰중(Kumjung)까지 갔다오기로 하고 8 30분에 로지 앞에 집결했다. 박 대장과 정상욱 상무는 로지에 남겠다 한다. 가벼운 고소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이 몇 명 나왔지만 전반적으로 다들 컨디션은 좋은 듯 했다. 각자의 능력에 따라 속도를 달리해 오르막길을 오른다. 어제와는 사뭇 다른 남체 마을 모습에 카메라를 꺼내는 횟수가 늘어났다.

 

수목한계선에 위치한 파노라마 뷰 로지에 닿았다. 파란 하늘 아래 웅장한 봉우리들이 도열해 있었다. 에베레스트뿐만 아니라 로체(Lhotse)눕체(Nuptse)같은 높고 웅장한 봉우리들이 우리 시야에 들어왔고, 오른쪽에 아마다블람(Ama Dablam) 보였다. 거리가 가까워서 그런지 아마다블람이 오히려 더 웅장하게 다가온다. 다들 예기치 못한 엄청난 풍경에 연신 감탄사를 쏟아낸다. 히말라야의 위압적인 풍경에 압도되었다고나 할까.   

 

파노라마 뷰 로지에 근무하는 한 현지 여성이 유창한 우리 말로 인사를 건넨다. 어떻게 한국말을 배웠냐고 물었더니 한국에서 몇 년간 근무한 적이 있단다. 그래도 너무 잘 한다. 점심은 에베레스트 뷰 호텔에서 먹기로 했다. 음식을 시켰는데 인원수가 많아서 그런지 시간이 너무 걸린다. 땀이 식어 추위를 느낄 때가 되어서야 음식이 나왔다. 한 시간이 더 걸린 것 같았다. 여기 사람들 너무 느긋한 것 아니야? 호텔 매니저에게 항의를 한 후에야 요리사와 웨이터들 동작이 좀 빨라졌다.

 

대부분은 여기서 돌아서기로 했고 나를 포함한 아홉 명은 쿰중을 들려 다른 길로 내려가기로 했다. 좀 돌아가기는 하지만 에베레스트 초등자 힐러리 경이 쿰중에 세웠다는 학교를 들러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쿰중엔 모양새가 비슷한 집들이 성냥갑처럼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힐러리 학교는 산 속에 있는 학교치고는 시설이 꽤 좋았다. 운동장에서 술래잡기를 하고 있는 학생들도 만났다. , 컴퓨터 교실도 들어가 보았는데, 한국산악회의 실버 원정대에서 지어주었다고 적어 놓아 내심 자랑스러웠다.  

 

쿰중에서 남체로 내려가는 길에 옛 공항을 지났다. 루크라에 새로 비행장이 들어서기 전에는 여기를 이용했다고 한다. 카트만두에서 바로 이 고도까지 올라오면 고소 증세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루크라에 새로 공항을 지었을까? 여기서 바라보는 조망도 무척 훌륭했다. 푸른 잔디가 깔린 사면에서 산악 마라톤을 하는 사람도 만났다. 나로선 숨 쉬는 것도 쉽지 않은데 이 고도에서 마라톤이라니? 우리로선 상상도 못할 일이라 그저 어리벙벙해졌다.

 

로지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또 수다를 떨었다. 수다 외에는 달리 할 일이 없었다. 미국의 한 TV 방송국에서 예티 촬영을 나왔다고 부산했다. 촬영 장비에 인원까지 그 규모가 엄청났다. 그나저나 예티에 대한 소문만 분분했지, 실제로 존재하는지 아직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이렇게 대규모 촬영팀을 보내다니 돈이 넘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어디 가서 예티를 찍을 것인지는 직접 물어보지 못했다. 하여간 그네들 때문에 로지가 무척 시끄러웠다. 시끌법적한 분위기를 피해 몇 명 데리고 밖으로 맥주 한 잔 하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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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농돌이 2013.06.30 22: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나 마음에 두고 있는 산입니다
    꼭 가보고 싶습니다
    멋진 사진과 풍광에 감사드립니다
    올 봄에 떠났어야 했는데,,,,, 목구녕이 포도청이라,,,,

  2. 보리올 2013.06.30 22: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농돌이님, 에베레스트가 마음 속에 간절한 염원으로 남아 있으면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 자료가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몸 조심해서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3. 고윤 2013.06.30 22: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대단해요 저도 뭐든된다면 한번 가보고 싶네요 ㅜㅜ

  4. 보리올 2013.06.30 22: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을 좋아하시면 세계의 지붕이라는 히말라야는 꼭 한 번 다녀오시길 강추합니다. 고산 증세로 몸이 좀 불편하긴 하지만 새로운 세계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5. 설록차 2013.07.21 14: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 중턱에 있는 좁은 길을 걸어가자면 다리가 후들거리지 않나요? 힐러리경이 세운 학교라니 더 자세히 드려다 보게 됩니다...아이들이 노는 모습은 우리 수건돌리기와 비슷한듯~실제 웅장한 산을 보게 되면 어떤 느낌일지 전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예티가 무엇입니까? 추가) 틀린 글자를 수정했더니 글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6. 보리올 2013.07.21 15: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산길은 양호한 편입니다. 더 위험한 구간도 많지요. 예티란 전설로만 이야기되는 히말라야 설인(雪人)을 말합니다. 하얀 털을 가진 커다란 고릴라를 연상하시면 됩니다. 설인을 봤다는 사람은 제법 많습니다만 어느 것도 증명이 되지는 않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