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만두 관광에 하루를 할애하기로 하고 미니버스를 한 대 빌렸다. 카트만두에서 나름 유명하다고 하는 몇 군데 명소를 돌 생각이었다. 나야 몇 번씩 다녀온 곳이지만 네팔에 처음 온 사람들이 있어 다른 곳부터 보여주긴 쉽지 않았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원숭이 사원이라 불리는 스와얌부나트(Swayambhunath). 사원 주변에 원숭이들이 진을 치고 살기 때문에 원숭이 사원이라 불린다. 신자들이 공양을 마치고 남겨놓은 음식이 많아 먹이 걱정은 없어 보였다. 사원이 있는 언덕까진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했다. 불탑이 세워진 언덕에 서면 카트만두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티벳 불교와 힌두교가 함께 공존하는 묘한 사원이라 실내에선 라마승들이 불경을 외우고 밖에선 힌두교 신자들이 그들의 신에게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보우더나트(Boudahnath)도 방문했다. 티벳 불교 사원으로 유명한 이곳에는 만다라 형태로 만든 커다란 흰색 불탑이 세워져 있다. 그 높이가 36m라 하니 그 위세가 만만치 않다. 불탑에는 부처의 눈이 그려져 있다. 지혜의 눈이라 불리기도 하는 두 개의 푸른 눈동자가 이 세상 만물을 내려다보고 있다. 이 사원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마니차를 돌리며 시계 방향으로 이 불탑을 한 바퀴 돈다. 우리도 그렇게 불탑을 돌았다. 어떤 독실한 신자는 오체투지로 돌기도 한다. 신성한 사원이라 하지만 분위기가 그렇게 엄숙하지 않아서 좋았다. 불탑을 도는 스님들도 딱딱한 얼굴은 보기 힘들었다.

 

 

 

 

 

 

 

 

공항에서 멀지 않은 파슈파티나트(Pashupatinath) 사원와 화장터를 마지막으로 들렀다. 예전에는 화장터 입장료가 250루피였는데 이번에는 500루피를 받는다. 바그마티(Baghmati) 강가에 있는 화장터는 시신 타는 냄새가 진동을 하는 곳이지만 생과 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화장이 끝나면 시신을 태운 재와 장작을 강으로 밀어 넣는데, 여기서 또 다른 삶의 현장을 만날 수 있었다. 낚시꾼처럼 줄에 자석을 달아 사자의 노잣돈을 낚는 아이도 있었고, 아예 물 속으로 들어가 강바닥을 뒤지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 화장터 옆에는 파슈파티나트 사원이 자리잡고 있다. 힌두교 신자가 아니면 출입을 통제하는 곳이라 안으로 들어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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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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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삼바탱고 2014.03.21 09: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 멋지네요 잘보고갑니다~

  2. 2014.03.21 10: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보리올 2014.03.21 11: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블로그에 지도를 넣는 것이 거추장스러워 그 동안 올릴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한번 위시빈 블로그에 놀러가서 구경을 하고 결정을 하겠습니다.

 

고소 적응을 위한 예비일이다. 모처럼 늦잠을 잤다. 매일 아침 6시에 기상해 7시 아침 식사, 8시 출발로 하던 일정을 두 시간 늦추었더니 엄청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두 분 스님은 여전히 상태가 좋지 않았다. 웬만하면 숙소에서 쉬라고 했더니 고소 적응을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가겠다고 한다. 포터 중에 가장 어린 리다가 오늘따라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 친구는 올해 15살이다. 우리로 치면 중학생인 셈인데 일찌감치 학교를 때려치우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늘 웃는 얼굴이라 일행들로부터 귀여움을 많이 받았다. 트레킹 초기부터 기침을 콜록콜록 해대더니 어제는 열이  끓었다. 스님들이 아침, 저녁으로 감기약을 먹이며 이 친구 상태를 체크한다.  

 

강가푸르나 호수를 지나 전망대까지 오르는 코스와 그 반대편에 있는 프라켄(Praken) 곰파까지 오르는 코스 두 가지를 놓고 고민하다가 프라켄 곰파를 택했다. 안나푸르나 산군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기엔 곰파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왕복 4시간 걸린다니 소요시간도 적당했다. 포터들은 숙소에서 쉬도록 하고 우리만 길을 나섰다. 마을을 벗어나 급경사 오르막을 어느 정도 치고 올랐더니 조망이 좋아진다. 왼쪽부터 안나푸르나 2, 4, 3봉이 차례로 보이고 그 오른편에는 강가푸르나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강가푸르나에서 생성된 빙하가 길게 아래로 뻗어 있었고, 그 아래에 빙하가 녹은 물이 모여 에메랄드빛 호수를 만들어 놓았다. 호수가 많지 않은 히말라야에서 이렇게 큰 호수를 보는 것은 일종의 행운이라 할만했다.

  

강가푸르나 호수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가면 틸리초(Tilicho) 호수에 닿는다. 그쪽으로 가도 결국은 좀솜에 닿지만 그 코스엔 로지가 없어 텐트를 가지고 들어가야 한다. 우리는 그 코스를 눈으로 보는 것으로 대신했다. 프라켄 곰파로 오르는 길은 꽤나 가팔랐다. 해발 3,900m에 있는 곰파까지 가려면 400m 높이를 단숨에 치고 올라야 한다. 그리 쉽지는 않았다. 풍경도 처음 보았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곰파 아래에 세워진 불탑 근처에서 점심을 준비했다. 미리 씻어온 잡곡을 코펠에 넣고 버너에 불을 붙였는데 고도가 높은 탓인지 잘 익지를 않는다. 네팔 요리사들이 압력밥솥을 쓰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조금 설익긴 했지만 우리 입맛에 맞는 밥이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다른 팀을 수행했던 네팔인들이 절 안으로 들어가기에 나도 덩달아 따라갔다. 나이 지긋한 라마승 한 분이 방문객을 맞아 축복을 내려준다. 사진 몇 장 찍으려다 공짜로 차 한 잔 얻어 마신 죄로 스님 앞에 앉게 되었다. 불에 구운 곡식 몇 알과 노란색 물을 손바닥에 따라주며 먹으란다. 그리곤 내 머리에 경전을 대고 염불을 외우며 축원을 해준다. 불자도 아닌 사람에게 이런 황송할 데가 있나. 하지만 그 축원 의식은 공짜가 아니었다. 노승은 옆에 있는 비닐 봉지에서 가는 실로 만든 목걸이를 꺼내 내게 걸어주더니 손을 벌린다. 성의껏 100루피를 시주했다. 한데 이번에는 다른 봉지에서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목걸이를 꺼내더니 500루피를 달라고 한다. 정중히 사양하곤 밖으로 나왔다.

 

마낭으로 돌아와 이메일 확인한다고 인터넷 카페를 찾았다. 차메에 비해 여기는 고도가 좀더 높다고 1분에 20루피를 받는다. 한 시간을 사용하면 2만원이 넘는 금액이다. 이제부터 인터넷 사용은 삼가야겠다. 저녁을 먹고 산책에 나섰다. 카페에서 커피나 한 잔 하자고 일행들을 데리고 나선 길이었다. 난로에 장작을 집어넣고 그 주위에 둘러앉아 이야기 꽃으로 시간을 보냈다. 저녁 7시면 달리 할 일이 없어 잠자리에 들곤 했는데 오늘은 꽤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카페가 문을 닫을 시간이 되어서야 로지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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