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산
가만히 있어도 더워서 어쩔 줄을 모르던 8월 초순의 어느 여름날, 서울에 사는 고등학교 친구들을 따라 유명산을 가게 되었다. 난 추위엔 제법 강한 편인데 더위에는 맥을 추지 못한다. 더군다나 태풍 나크리가 올라온다고 잔뜩 찌푸린 날씨에 습도까지 높은 날엔 더욱 그렇다. 이런 날 산행을 하게 되면 땀도 엄청 쏟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늦게 오는 친구들을 기다리며 아침부터 막걸리 한 잔씩 걸쳤다. 어떤 친구들이 산꾼이 되어 나타날지 자못 궁금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를 먹으면 산으로 회귀한다고 하지 않는가. 관광버스들이 속속 들어와선 울긋불긋 산행 복장을 한 사람들을 마구 토해낸다. 나크리가 상륙한다는 엄포에도 전혀 위축되는 기세가 없었다. 친구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모두 12명이 되었다. 개울을 건너 ..
산에 들다 - 한국
2014. 11. 4. 0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