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슬루 라운드 트레킹 <14>
샹게(Shange)부터는 산비탈에 누런 다락논이 나타나고 수확을 앞둔 나락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살림살이도 위쪽보다는 훨씬 나아 보였다. 노새 행렬이 우리 길을 막는다. 물 한 모금 마시겠다고 잠시 꾀를 내던 노새는 몰이꾼이 던진 돌팔매로 등짝을 얻어 맞았고, 몰이꾼 앞에 선 녀석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몰이꾼이 휘두르는 회초리에 수시로 맞는다. 내 앞에 있던 녀석은 내가 부담스러웠는지 방귀로 응수를 한다. 30여 분간 행렬을 따르며 재미있는 구경을 했다. 바훈단다(Bahundanda)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쉬었다. 우리가 오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군인들이 총을 들고 왔다갔다하고 주민들도 시끌법적했다. 바훈단다 식당에서 오랜만에 문명의 이기를 보았다. 트레킹에 들어간 이후 TV를 처음으로 본 것..
산에 들다 - 히말라야
2012. 11. 25. 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