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캠프'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3.01.12 안나푸르나 북면 베이스 캠프 <8>
  2. 2012.11.23 마나슬루 라운드 트레킹 <12>
  3. 2012.11.19 마나슬루 라운드 트레킹 <8> (2)

 

이제부터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된다. 레테에서 4일에 걸쳐 올라온 길을 이틀에 내려가기로 했다. 이젠 고소 적응에서 자유로운 편이라 걷는 속도를 빨리 해도 큰 문제는 없다. 베이스 캠프 출발을 서둘렀다. 새벽 5시 기상, 6시 출발로 운행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미리스티 강을 따라 올라온 길을 되밟아 갔다. 날씨가 맑아 운행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미리스티 강을 건너기 위해 내려왔던 경사길을 다시 올라가는 것이 오늘 가장 고된 일이다. 세 시간을 쉬지 않고 힘겹게 올라야 했다. 모두들 노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배낭을 내려놓고 땡볕에 잠을 청하는 사람도 있었다. 점심으로 지급받은 주먹밥과 삶은 계란, 감자로 요기를 했다. 먼 거리를 운행하거나 이동하는 중간에 부억을 설치하기 어려울 때 이런 방법을 많이 쓴다.

 

오늘은 제법 빨리 걸었다. 이미 지나갔던 길이라 사진 찍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없었기 때문이었다. 남들보다 일찍 닐기리 베이스 캠프에 마련한 야영장에 도착했다. 얀과 함께 스탭들이 텐트치는 것을 거들었다. 얀은 이런 일을 즐겨한다. 배울 점이 많은 친구다. 원정 내내 한국식 식사도 마다 않던 이 프랑스 돌쇠가 원정이 끝날 쯤에 걸린 감기 때문에 양 콧구멍에 휴지를 말아 넣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옥의 티라고나 할까. 텐트 옆에 누워 모처럼 여유롭게 해바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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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토할 것 같다는 느낌에 잠에서 깼다. 급체 증상을 보였다. 이것도 고소 증세인가? 텐트 밖으로 나와 토하고 말았다. 한 대장이 뜨거운 물을 구해와 약과 같이 건넨다. 다시 잠에서 깼을 땐 온몸이 솜뭉치처럼 힘이 하나도 없었다. 졸지에 병자가 된 것이다. 아침도 거르고 뒤늦게 몸을 일으켰다. 어려운 코스 다 지나와서 이 무슨 꼴인가 싶었다. 좀더 쉬고 포터 한 명과 뒤따라 오라는 것을 억지로 일어나 일행을 따라 나섰다.

 

발걸음이 참으로 무거웠다. 하행 구간에 이러길 얼마나 다행인가 스스로를 위로하며 발을 뗀다. 가끔씩 나오는 오르막 구간은 베이스 캠프 오르는 것보다 더 힘이 들었다. 해가 마나슬루 봉 위로 떠오른다. 사마 가운에서 보았던 마나슬루의 반대편 모습이다. 우리를 보내주기 싫은 듯 며칠을 따라온다. 그런데 어쩌냐. 우리는 여기서 작별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수르키(Surki)에서 점심으로 수제비를 권하기에 몇 숟가락 떴다. 먹을만 했다. 나무들로 우거진 숲길이 나왔다. 해발 고도를 낮추는 것에 비례해 날씨도 점점 더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후 3틸체(Tilche)도착. 사과 재배로 유명하고 사과주 양조장도 있는 곳이다. 다들 사과주 한 잔씩 한다고 밖으로 나가고 나만 홀로 텐트를 지켰다. 속은 어느 정도 진정돼 살만 했지만 오늘은 술을 사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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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 밖으로 나가 날씨부터 확인을 한다. 온세상이 눈천지다. 하얀 설국 풍경에 눈이 부셨다. 눈의 깊이가 발목까지 빠지니 최소 10cm는 쌓인 셈이다. 베이스 캠프쪽은 당연히 더 할 것이고. 이렇게 눈이 쌓인 상태에서 베이스 캠프 오르긴 무리란 판단 하에 사마 가운에서 하루 휴식을 하기로 했다. 한 대장의 결정에 다들 환호하는 분위기다. 고소 적응을 위해서도 적절한 선택으로 보였다.

 

아침을 마치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보았다. 네덜란드 트레킹 팀 야영장에도 들러 수다를 떨었다. 의자를 들고 나와 로지 뒤뜰에서 해바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정한 피디는 온몸을 벌레에 물려 두드러기처럼 울긋불긋 돋아난 상처에 약을 바른다. 등산화, 양말, 침낭을 말리려고 밖으로 들고 나오는 사람도 있었다.

 

날씨가 좋아져 햇빛이 쨍쨍 내려쬐는 눈부신 세상을 만끽했다. 오전엔 구름 속에 숨었던 마나슬루 정상이 오후 들어 우리 머리 위로 모습을 나타냈다. 정상엔 바람이 엄청 세찬 모양이었다. 긴 꼬리를 그리며 눈 날리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이 감동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마나슬루 정상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음에 내심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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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니카 2012.11.27 07: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범접할 수 없는 위용이 서려 있는 마나슬루 정상, 바라만 보아도 가슴이 서늘합니다.

  2. 보리올 2012.11.27 08: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곳을 오르는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지요. 우리 나라 산악계에서 1970년대 초 마나슬루 원정에 나섰다가 큰 사고가 나서 많은 사람들이 운명을 달리한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봉우리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