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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09 랑탕 트레킹 - 8 (6)

 

잠에서 깨어나 창문 커튼을 젖히고 날씨부터 확인을 한다. 세상은 여전히 구름 속에 갇혀 있었다. 혹시 몰라 카고백에서 아이젠과 우산을 꺼내 배낭에 넣었다. 다행히 비가 내리진 않았다. 밤새 비를 뿌린 흔적도 없었다. 시야도 어느 정도는 트여 50m 이내는 식별하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 구름 속을 걷는 재미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개축 중에 있는 사찰에 들러 100루피 시주도 했다.

 

사랑파티까지는 줄곧 오르막. 가끔 시골 오솔길같은 정겨운 구간도 나타났다. 사랑파티에 이르자, 어느 덧 구름 위로 불쑥 올라선 우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 발 아래 구름이 융단처럼 펼쳐져 있었다. 높이 솟은 산자락만 구름 위로 치솟아 그 높이를 뽐낸다. 가이드 지반이 손끝으로 가네쉬 히말과 랑탕 리룽, 그리고 멀리 마나슬루(Manaslu)를 가르킨다. , 몇 년만에 다시 보는 마나슬루인가.

 

고사인쿤드에 이르는 길은 의외로 멀었다. 꾸준히 오르막이 이어지기 때문에 더 멀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산 아래로 융단처럼 펼쳐진 구름도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산굽이를 몇 번인가 이리저리 돌아서야 호수 세 개를 볼 수가 있었다. 힌두교에서 성지로 모시는 곳이 바로 여기다. 시바 신이 삼지창을 꽂았단 전설이 서린 곳이기 때문이다. 

 

로지에 짐을 부리고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호수에 석양의 부드러운 햇살이 내려 앉는다. 힌두교 성지라서 그런지 엄숙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힌두신상을 중심으로 왜 티벳 불교에서 많이 사용하는 룽다가 펄럭이는지 궁금했지만 지반에게 묻지는 못했다. 어느 바위에 올라 구름 위로 내려앉는 석양을 바라보며 언젠가 이곳을 다시 올 수 있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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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보리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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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록차 2013.10.09 1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 허리에 걸쳐있는 하얀 것이 구름이라면 구름보다 더 높은 곳에 서 계시는거네요...옥황상제와 선녀가 구름타고 다닌다던데 그럼 사진속의 분들이 바로 등산꾼과 선녀???

  2. 보리올 2013.10.09 13: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가 하루 종일 구름 위에서 걷고 유유자적한 것은 사실입니다. 선녀와 나뭇꾼은 어릴 때 들어보았습니다만 '선녀와 등산꾼'이란 말은 처음입니다. 참으로 멋진 표현입니다.

  3. 안영숙 2013.10.11 1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3일 정도는 계속 하이얀 솜털같은 구름위에서 두둥실 떠다닌듯 기억이 납니다.

    긴딩,아주 귀엽게 생긴 청소년이, 바로 김치를 먼길에서 가져온아이,, 이젠 삶은 감자를 미소지으며
    가져옵니다, 자잘하게 생긴 감자는 한입 두입이면 끝납니다..

  4. 보리올 2013.10.11 1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름 위를 노닐던 신선놀음이 생각나시죠? 랑탕이 우리에게 선사했던 멋진 추억이었음이 분명합니다. 씨알은 작지만 맛은 결코 어느 감자에 떨어지지 않던 히말라야 감자도 생각이 납니다. 언제 또 가죠?

  5. 안영숙 2013.10.11 1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 또 간다면 히말라야의 국화, 랄리구라스?의 향연을 즐길수 있는 3월이면 어떨까요...

    내려오면서 키가 꾸부정한 Chritmas poinsettia의 빨간 모습은 나 혼자 훔쳐 본듯 하네요.

  6. 보리올 2013.10.11 15: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봄에 히말라야를 가면 랄리구라스를 볼 수가 있습니다. 저는 마칼루 하이 베이스캠프를 오를 때 몇 종류의 랄리구라스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꽃 색깔이 몇 가지나 있더구만요.